군인공제회 '묻지마 투자'… 300억 날릴 판
증권·금융
입력 2015-04-22 18:12:31
수정 2015-04-22 18:12:31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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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군인공제회가 중국 기업에 ‘묻지마식’ 투자를 단행해 투자원금 300억원 전액을 날릴 위험에 처했다. 운용 능력을 담보할 수 없는 신생 투자 자문사에 300억원의 자금 운용을 맡기는 한편, 해당 자문사가 기업 한 곳에 펀드 자산 100%를 기업 한 곳에 몰아서 투자하는 것을 방치 하는 등 군인공제회 스스로 투자 부실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연기금 및 공제회의 대체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인력과 노하우 등 제대로 된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를 단행할 때 빚어질 수 있는 위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가 지난 2011년 말 펀드를 조성해 담보부 대출 형식으로 300억원을 투자한 중국의 인쇄·프린팅 전문 업체인 ‘펑초이(Fungchoi)’가 지난해 4·4분기부터 2분기 연속 대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펑초이는 소재지인 버뮤다(Bermuda)의 대법원 주재 하에 이달 초부터 청산 절차를 밟고 있어 군인공제회가 투자 원금 전액을 날릴 공산도 크다. 앞서 군인공제회는 지난 2011년 말 홍콩 소재 투자자문사인 BCA(Bay Capital Asia)를 위탁운용사(GP)로 선정해 ‘BCA 팬 아시아 메자닌 펀드’에 300억원을 단독 출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군인공제회의 ‘주먹구구식’ 자금집행이 이번 투자 부실을 자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생 투자 자문사에 불과한 BCA에 300억원을 단독으로 맡겼기 때문이다. BCA는 지난 2010년부터 연기금과 공제회 등을 상대로 약 1,500억원 규모의 펀드 출자를 제안했으나 우정사업본부 등 대다수 기관투자자들은 BCA의 제안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식 운용사가 아닌 신생 자문사이고, 당시 인력 규모가 총 4명에 불과해 출자 제안에 대다수 연기금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상 출자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연기금은 위탁 운용사 인력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하는데, BCA 대표에 대한 업계 내 평판이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BCA가 펀드 약정액 전부를 기업 한 곳에 투자하는 것을 군인공제회가 허용해 준 점도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 블라인드 펀드(펀드 설립 후 투자 대상을 고르는 펀드)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한다. 본래 BCA는 2011년 투자제안서(IM) 상에 “한국·중국 기업 4곳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펀드 설정액(300억원) 전액을 펑초이에 투자했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블라인드 펀드가 기업 한 곳에 몰아서 자금을 집행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이는 블라인드보다는 프로젝트 펀드(특정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사전에 정하고 설정되는 펀드)에 가까운 만큼 다시 투자 심의를 거쳐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는 투자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난해 말에야 내부 감사에 나서 담당 직원에 감봉 1개월의 징계 조치를 내렸을 뿐이다. 군인공제회의 한 관계자는 “투자한 기업이 일시적 위기에 처한 것일 뿐”이라며 “연말까지 원리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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