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300억 날릴 판] 준비 안된 해외 대체투자 '부실 부메랑'으로…
증권·금융
입력 2015-04-22 18:30:52
수정 2015-04-22 18:30:52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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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해외 기업이나 부동산을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는 연기금과 공제회 등의 자산운용에서 기본이 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대체투자는 제한된 정보 속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군인공제회가 단독 출자한 펀드 전액을 날릴 처지에 처한 '펑초이' 건은 군인공제회뿐만 아니라 공제회 전반의 빈약한 투자 인프라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제회들은 시중금리의 2배가 넘는 급여율을 맞추기 위해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에 비해 자산규모가 작고 투자 노하우나 전문가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투자에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군인공제회가 대체투자에서 손실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529억원을 투자한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의 최대 물류센터 역시 원금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군인공제회는 사업을 함께 추진한 현지기업 유스코 측에 대해 "거액을 투자했지만 원리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지 물류창고와 부지 등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공제회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알파에셋자산운용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해 100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 교직원공제회는 알파에셋의 재간접펀드에 200억원을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원금회수가 어렵게 되자 운용사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교직원공제회가 알파에셋에서 투자기업인 SMI현대의 상황을 보고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소송을 벌였다 무능한 투자관리 능력만 확인 받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제회의 잇따른 투자부실의 근본원인으로 지나치게 높은 급여율 체계와 대체투자 역량 부족을 지적한다. 공제회들은 달성 가능한 수익률보다 과도하게 높은 급여율(지급률)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제회 대다수는 급여율을 4%대 수준으로 낮췄지만 이는 1%대 후반인 시중금리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시중금리 대비 2%포인트가 넘는 초과 수익률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공제회는 전통자산인 채권·주식보다 위험성이 큰 해외 및 대체투자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군인공제회의 전체 투자자산 중 사모펀드·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은 75%에 육박하고 교직원공제회(32.6%), 과학기술인공제회(73.8%), 지방행정공제회(48%) 등도 대체투자에 쏠려 있다. 하지만 공제회들이 확보한 투자 전문가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해외 기업 및 부동산 등에 투자할 역량은 크게 저조한 수준이다.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실장은 "대체투자는 무엇보다 뛰어난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하는데 공제회 상당수에는 출중한 경력을 지닌 전문가가 없고 내부적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문역량과 체계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하지 못한 채 해외 및 대체투자에 나서는 공제회 전반에 대해 보다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제회=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낸 자금으로 운영되는 일종의 조합이다. 금융서비스 제공, 보증 등 설립 목적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지닌다. 군무원의 복지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군인공제회, 전국 교직원의 생활안정과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교직원공제회, 지방공무원의 복리증진을 위해 설립된 지방행정공제회가 대표적이다. 교직원공제회·군인공제회·지방행정공제회 등을 포함한 8대 공제회의 가입자 수는 약 476만명에 달하며 총 자산규모는 40조원을 넘는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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