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파킹 등 '검은 공생'에 메스
증권·금융
입력 2015-04-27 17:54:38
수정 2015-04-27 17:54:38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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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검찰이 채권시장의 '검은 공생'에 칼을 빼들었다. 그동안 기관의 운용매니저와 채권거래를 주선하는 증권사 브로커 사이에서 리베이트는 관행으로 여겨진 것이 사실이다. 검찰은 지난 1월 금융감독원에서 징계를 내린 맥쿼리투자신탁(옛 ING자산운용)의 불법 채권거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찾기 위해 7개 증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검찰이 이번 사건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시장의 불법행위 뿌리 뽑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검찰 수사가 더욱 확대된다면 채권시장의 위축도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단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박찬호 부장검사)가 27일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한 현대·동부·키움·신영·KTB·HMC·아이엠(101390)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는 모두 맥쿼리 건과 관련돼 있다. 모두 이 운용사의 펀드매니저와 채권파킹 거래를 약속하고 최대 4,600억원가량의 채권을 파킹하며 투자일임 재산을 불법적으로 운용해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증권사다.
'채권파킹'이란 운용사 펀드매니저가 채권을 펀드에 편입시키기 직전 채권가격의 하락 등을 이유로 구두로만 채권매입을 약속하고 증권사에 잠시 보관(파킹)했다가 가격손실이 줄었을 때 결제를 하는 형태의 거래다.
압수수색을 당한 증권사는 이미 해당 직원들이 징계를 받았고 퇴사한 상태로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조사에 따라 다른 매니저들과의 리베이트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 검찰은 전산 서버에 저장된 브로커와 펀드매니저 간 메일과 인터넷 메신저 등의 로그 기록에 집중해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거래의 경우 대부분 장외에서 인적 네트워크로 이뤄지다 보니 리베이트 등 불법행위가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갑을' 관계에서 매니저의 눈 밖에 날 경우 브로커의 실적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증권사의 한 채권브로커는 "채권매니저의 관혼상제를 챙기는 것은 당연하고 접대 등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면 뭐든지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고 말한다. 물론 정부가 스크린 매매 시스템을 통해 채권의 장내 거래를 유도해왔지만 채권 개별 종목의 유동성 부족 문제로 효과는 미미하다.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중소형사의 성과급 지급 또한 검은 공생 구조를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년 단위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대형사들과 달리 중소형사들의 경우 3개월 단위로 성과급을 주고 있다. 단기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고 해당 인센티브의 일부를 매니저에게 '상납'하는 식이다. 다른 채권브로커는 "1억원의 성과급을 받으면 15%를 매니저에게 상납하는 게 '공정가격'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면 전반적으로 채권시장도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의 거래관행을 하루아침에 뜯어고치기 어렵고 거래 자체가 움츠러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수 시장 관계자들은 불법적인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한번은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채권브로커는 "만연한 부조리를 하루아침에 뜯어고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시장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순차적으로 개선되는 시작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채권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리베이트 관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자체 검사 사항을 통보해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별개로 회사별 자체 검사를 통해서도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경우 금감원 차원의 기획검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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