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대출 한달… 다시 변동금리 권하는 은행
증권·금융
입력 2015-05-05 17:41:09
수정 2015-05-05 17:41:09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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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안심전환대출 열풍에 휘청이던 시중은행들이 한달여 만에 변동금리 상품 판매에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안심전환대출로 어지간히 맞추자 다시 변동금리대출 판매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리스크도 관리하자는 계산이다. 결국 다소 낮은 금리와 은행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고객들은 변동금리 상품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높여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하자는 정부 방침이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안심전환대출이 종료된 지 한달이 지난 4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 여의도와 을지로 및 명동 일대 시중은행 대출창구를 방문해 상담을 받아 본 결과 시중은행들은 변동금리대출 상품 가입을 적극 권했다. 신한은행 창구 직원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혼합된 고정혼합대출 상품의 금리는 연 3.21%인 데 반해 변동금리 상품은 3.07%에 불과하다"며 "향후 금리를 낙관한다면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혼합상품 대출시 3.1%의 금리를, 변동상품 대출시에는 업계 최저 수준인 2.69%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은행 창구 직원은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가 6개월마다 달리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두 상품은 금리차가 0.41%포인트에 달한다"며 사실상 변동금리 상품을 권했다. 우리은행은 혼합금리 3.17%, 변동금리 3.00%로 0.17%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경우 주택금융공사와 함께 판매 중인 '아낌e보금자리론'을 통해 2.75%의 금리를 제공,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고정금리대출 상품 금리가 더 낮았다.
일부 은행은 혼합금리 상품과 변동금리 상품을 제외한 순수 고정금리 상품은 아예 팔지 않고 있다. 한 은행 직원에게 순수 고정금리대출 상품이 없냐고 묻자 "현재는 그와 같은 상품은 팔고 있지 않다"며 변동금리와 혼합금리 상품 중 하나를 택하라고 권했다. 해당 은행의 타 지점에서도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이와 관련해 해당 은행 본점에 문의한 결과 "순수 고정금리대출 상품이 혼합금리 상품에 비해 금리가 0.3%포인트가량 높기 때문에 해당 창구 직원이 그렇게 이야기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판매실적 때문에 순수 고정금리 상품이 있어도 사실상 팔지 않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한 달 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풍경이다. 지난달 6일 서울경제가 시중은행 창구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조사했을 당시 대부분 은행은 혼합금리 상품을 적극 권했다. 금리 경쟁력도 변동금리 상품보다 높았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혼합상품 금리가 3.03%로 변동금리 상품(3.22%)보다 낮았으며 국민은행 또한 비거치식 혼합금리 상품이 3.03%를 기록해 변동금리 상품(3.58%)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신한은행은 혼합상품 금리가 3.21%, 변동상품 금리가 3.19%로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변동금리대출 우대는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가계부채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에서 혼합금리를 비롯한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올해 25%, 내년 30%, 오는 2017년 40%로 순차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지금까지 고정금리대출을 특판상품으로 판매하면서 관련 비중을 꾸준히 늘려 목표량 달성을 위해 애써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종료된 안심전환대출이 은행들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단숨에 높여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7~8%포인트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돼 은행들로서는 숨통이 트인 것이다. 이제는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고정금리에 집중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시중은행 내부에서는 올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고정금리 상품 대출금리가 은행이 조달하는 예적금 금리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선 창구에서 순수 고정금리 상품을 판매하지 않거나 훨씬 더 높은 금리를 매기는 이유도 이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기획 담당자는 "변동금리대출 상품은 금리 상승에 따른 장기 리스크를 고객이 떠안기 때문에 당연히 고정금리 상품에 비해 금리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금리 상황은 금융당국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던 금리가 정상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의 후폭풍을 신규 주택담보대출자가 떠안게 되고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은행들은 고정금리대출자 비중이 충분히 늘어난 상황에서 고정금리 특판 대출상품을 내놓을 계획이 당분간 없다. 반면 주택 구입이나 사업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꾸준하다. 신규 대출자의 변동금리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도 대출시 수익성이나 건전성을 살필 수밖에 없다"며 "당국의 권유에 따라 고정금리 비중을 어느 정도 높인 鑽꼬【?은행에 또 다른 요구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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