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월권' 원천봉쇄… 정치권 외압 크게 줄어들 듯
증권·금융
입력 2015-05-10 18:04:26
수정 2015-05-10 18:04:26
이상훈·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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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이번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은 감독 당국이 아무런 법적인 근거 없이 음성적, 암묵적으로 개입했던 '관치 구조조정'을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은 그간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 감독을 명분으로 사실상 모든 기업 구조조정에 관여해왔다.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채권단 간, 채권단과 기업 간 갈등을 중재할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역할을 해온 셈이다. 하지만 자의적이고 임의적인 개입 가능성이 있는데다 경남기업 사태에서 보듯 정치권 외압 등에 취약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런 맥락에서 금감원의 개입 조건을 '채권단의 50% 이상 찬성'으로 못 박은 점은 금감원의 월권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금감원의 중재내용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 개입의 투명성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채권액 기준 75% 이상, 채권자 수 기준 40% 이상이 찬성해야 금감원의 조정안이 가결되도록 한 부분도 채권단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의 압력 등이 있더라도 회의체 등에서 감독 당국자의 발언이 기록에 남기 때문에 외압에 휘둘리는 것은 예전보다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수십 년간 뿌리박힌 광범위한 관치 관행이 법 조항 몇 개로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한 시중은행의 구조조정 담당자는 "금감원이 낸 조정안을 부결시키는 상황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계속 영업을 해야 하는 민간회사들이 구조조정 한 건 때문에 당국과 척을 지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 협의회 등 공식적인 회의체를 피해 당국이 압력을 넣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관치금융을 악화시킬 소지가 크다"고 꼬집었다.
한편에서는 이번 조치가 오히려 당국의 보신주의를 강화시켜 필요한 구조조정을 적기에 못하게 만드는 역효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남기업 사태로 위축될 대로 위축된 감독 당국이 소신껏 일하기 더 어려워지리란 것.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오너들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문화나 사모펀드를 통한 구조조정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국의 교통정리가 일정 부분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하반기 일부 기업들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당국의 역할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훈·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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