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조타수 잃은 조선사 구조조정
증권·금융
입력 2015-05-13 17:48:22
수정 2015-05-13 17:48:22
이혜진·권대경·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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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경남기업 사태 이후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금융당국의 컨트롤타워 기능 상실로 방향성을 잃은 가운데 중견 조선 업체의 지속되는 자금난으로 국책은행의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가 산업정책적 관점에서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민간은행은 자금 지원에서 발을 빼고 있어 몇몇 국책은행의 손에 국내 조선 산업의 운명이 내맡겨진 상황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의 성동조선에 대한 출자전환으로 1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전체 은행권 출자전환 1조4,500억원 중 수은이 70% 가까이를 떠안았다.
수은의 손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수은은 기존 4,2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인 추가 자금 지원안을 제출했으나 무역보험공사와 우리은행 등 다른 채권자들이 반대하면서 단독 지원 또는 법정관리의 기로에 놓여 있다. 수은은 현재 성동조선에 대한 여신을 부실여신으로 분류하지 않아 성동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8,500억원 정도의 여신은 모두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된다. 이미 수은의 부실채권 비율은 경남기업 여파로 올 3월 시중 평균보다 높은 2%대를 넘긴 상태다.
대표적인 중견 조선 업체인 성동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수은뿐만 아니라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현재 금융권 여신은 3조원에 달하는데다 6,000명의 직원과 더불어 협력업체까지 합쳐 수만명의 인력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일찌감치 중견 조선사에 대한 자산 매각, 합병 등의 범정부 차원의 정상화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담당 부처와 채권은행이 시간만 끌다 법정관리의 문턱까지 오게 됐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등 범정부 차원의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통해 '빅3'만 남기고 갈 것인지, 아니면 중견 조선사도 합병 등을 통해 회생 방안을 모색할 것인지 산업정책적 관점에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남기업사태 이후 당국의 개입 여지가 줄어들자 시중은행들은 자금 지원에서 발을 빼고 국책은행들만 뒷감당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와 금융위는 채권기관의 결정을 기다려보자며 '뒷짐'만 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도와줄 만한 수단이 없다"며 "시황이 나아지고 수주 물량이 늘어나면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STX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채권이 쌓여 약 1조원의 손실을 냈다. 채권단은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STX조선해양을 놓고 채권단이 모두 4조5,000억원을 지원하도록 결정했지만 STX조선해양이 상장폐지되면서 고스란히 산업은행의 손실로 돌아갔다.
조선업 외에도 산은은 동부그룹에 빌려준 1조9,000억원 가운데 511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지만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의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기준 2.28%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산은은 또 올해 41개 주채무계열 기업 중 14개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외환은행이 최대 4개의 주채무계열 기업을 관리하고 있는 것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주채무계열에는 동국제강과 같이 비자금 문제에서 비롯된 검찰발 리스크가 있는 기업이 포함된데다 장금상선 ·하림 등 신규 편입된 기업도 들어가 있어 이들 기업이 사정이 악화되면 산은 역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이혜진·권대경·김보리기자 bor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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