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 모뉴엘 피해 보험금 은행에 지급 않기로

[본문 리드]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모뉴엘의 허위수출 사건과 관련해 시중은행들로부터 청구받은 3,000억원대의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외부 전문가들의 심의 결과가 나왔다. 20일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교수, 변호사, 금융·무역전문가 등 6명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이의신청협의회는 지난 18일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무역보험공사는 이의신청협의회 심의 결과를 이튿날 은행 측에 전달했다. 이에 은행들은 즉각 반발, 무역보험공사와 은행들 간 모뉴엘 보험금 분쟁이 소송으로 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외환·NH농협·국민·산업·수협 등 6개 은행은 지난해 말 모뉴엘의 사기대출로 피해가 발생하자 무역보험공사에 총 3억400만달러(3,265억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무역보험공사는 핵심적 대출 서류가 누락됐거나 비정상적으로 처리돼 모뉴엘과의 대출거래를 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내부 보상심사 결과를 1월 은행 측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3월 이의신청협의회가 구성돼 관련 내용을 심의한 끝에 최종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론을 낸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무역보험공사와 은행 간 입장이 팽팽한데다, 감사원의 감사도 예상돼 소송이 최소 3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소형 가전 업계에서 주목받던 중견기업 모뉴엘은 지난해 10월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가 지난달 파산 선고를 받았다. 권대경기자 kw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