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핀테크' 하자면서… 인터넷뱅킹도 제자리걸음
증권·금융
입력 2015-06-01 18:06:48
수정 2015-06-01 18:06:48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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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직장인 진병훈씨는 최근 몇 년 만에 은행창구를 직접 방문했다. 은행 사이트에서 로그인을 하려다 비밀번호를 세 번 잘못 입력해 비밀번호를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진씨는 "얼마전 공인인증서를 갱신할 때 비밀번호에 특수문자 같은 것을 삽입하게 하는 등 최근 비밀번호 자체가 복잡해져 기존 비밀번호마저 기억하기 쉽지 않았다"며 "은행을 가지 않고도 통장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더니 비밀번호 하나 때문에 직접 은행창구에 가게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핀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관련 규제와 은행의 보신주의로 현장 서비스는 계속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비대면 계좌 개설 같은 신규 서비스 창출에만 힘쓰지 말고 금융 이용자의 세세한 불편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터넷 계정 비밀번호 입력 오류시 직접 은행창구를 방문해 해당 비밀번호를 수정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전산운용감독규정 제33조 3항은 '금융회사 및 전자금융업자는 5회 이내의 범위에서 미리 정한 횟수 이상의 비밀번호 입력 오류가 발생한 경우 즉시 해당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거래를 중지시키고 본인 확인절차를 거친 후 비밀번호 재부여 및 거래 재개'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현행법상에서는 비대면을 통한 실명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해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이 보안 사고 예방이라는 목적으로 금융 소비자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규정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비밀번호를 3~5회가량 잘못 입력했을 경우 공인인증서를 통한 로그인마저 불가능해 은행을 직접 가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특히 금요일 저녁에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했을 경우 꼬박 3일 동안 인터넷뱅킹에 제한을 받고 해외에서는 아예 해결할 방법이 없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와 함께 은행을 방문해야 해 과정이 더욱 복잡하다.
반면 여타 인터넷 서비스 이용시 발생하는 비밀번호 오류는 해결 과정이 간단하다. 네이버나 다음 등의 인터넷 포털을 이용하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경우 휴대폰을 통한 자동응답시스템(ARS) 인증이나 가입시 등록한 e메일 주소 등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하다. 이후 해당 사이트들은 비밀번호를 알고 있지 않다며 아예 비밀번호를 초기화한 후 새로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당국이 핀테크 관련 규제를 완화했지만 은행이 보안상의 책임 회피를 위해 여전히 고객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도 목격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전자금융감독규정상의 '해킹 등 침해 행위로부터 전자금융거래를 보호하기 위한 이용자의 전자적 장치에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보안대책을 적용할 것'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이에 따르면 인터넷 뱅킹 이용자가 의무적으로 내려받아야 했던 방화벽·키보드보안·공인인증서 등을 내려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중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여전히 이 보안 '3종 세트'를 내려받아야 한다. 몇몇 홈페이지는 단순히 상품 정보만 보려 할 때도 이 같은 프로그램 내려받기를 강제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보안 담당자는 "무엇보다 은행이 해당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들인 비용을 감안하면 굳이 기존 보안 프로그램을 대체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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