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누굴 위해 경쟁하나…직원도 고객도 없다

금융 입력 2019-01-11 14:55:00 수정 2019-01-11 18:48:23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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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은행 노조의 총파업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지만, 조합원들의 참여율은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노조는 직급별 호봉 상한제인 페이밴드 등 임단협 쟁점을 떠나, 실적만 따지는 경연진에 대한 분노가 터진 것이라 말합니다.
이 가운데 실적만 쫓는 은행권 경쟁을 정부가 나서 자제시켜야 한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국민은행 파업 당일 참여인원은 5,500여명, 전 조합원의 41%입니다.
노조 측 집계로는 9,500여명에 달했습니다.
고액 연봉자들의 배부른 파업이란 비난에도 많은 인원이 참여한 이유에 대해 은행원들은 ‘분노’라고 말합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은 어떤 쟁점 때문에 파업에 참여한 것이 아니다”라며 “실적만 중시하고 직원을 존중하지 않는 경영진에 대한 분노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적 압박이 일상인 환경에 대한 저항이란 얘깁니다.
금융경제연구소가 최근 낸 ‘은행산업의 시장집중도와 수익성 관계’ 연구보고서는 이 같은 현실을 보여줍니다.
보고서는 “은행의 핵심성과지표가 소비자 보호 등 비재무적 항목이 아닌 재무적 항목이 70%를 차지하는 등 수익성 위주로 구성돼 은행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과 과중한 업무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은행원 약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약 90%가 “고객의 이익보다 실적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팔았다”고 답했습니다.
실적을 채우기 위해 가족에게 상품을 판매한 경험은 75%, 또 본인 자금으로 신규 가입한 경우도 40%에 달했습니다.
매년 신년사 등에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은 ‘고객 중심’을 외치는데, 은행원들이 고백한 현실은 ‘수익 중심’인 셈입니다.
보고서는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과도한 수익 경쟁이 자제되도록 정부가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하지만, 최근 은행권 파업사태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금융노조 총파업에 약 6만명의 은행원이 모였던 동력도 수년간 쌓여온 실적 압박에 대한 저항이었습니다.
가족이나 내 돈으로 실적을 채우고 있는 은행 직원들의 고충이 극심하단 얘깁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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