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휴대폰 시장에 여전한 ‘호갱’… “팔면 손해나는데 누가 팔아요”

news_update_date 산업·IT 입력 2019-03-13 18:15:00 수정 2019-03-13 20:35:13 이보경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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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수룩한 사람을 뜻하는 호구와 고객이란 말을 합성한 ‘호갱’이란 말이 있죠. 통신사 대리점에서 파는 휴대폰 가격이 보조금 지원 규모에 천차만별이고 요금제도 복잡해 통신사 고객들은 호갱이 되기 십상인데요. 그래서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됐고,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 됐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불법 보조금행태는 지속되고 있고 고가 요금제를 유도하는 꼼수도 여전합니다. 왜일까요? 이보경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SK텔레콤이 대리점에 보낸 지시사항이 담긴 문자입니다. (자료=추혜선의원실)
고가단말기는 T플랜 패밀리와 인피니티로 추천, 유치하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어서 라지가 아닌 패밀리, 인피니티로 추천, 유치 바란다고 한 번 더 강조합니다.
라지는 월 6만9,000원. 패밀리와 인피니티는 각각 7만9,000원, 10만원의 요금제입니다.
즉, 고가단말기를 찾는 고객에 더 비싼 요금제를 팔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입니다.

SK텔레콤은 “패밀리나 인피니티 요금제는 가족끼리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어 잘 활용하면 오히려 가계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고객 혜택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현장의 메시지 작성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대리점주들이 소비자에게 고가요금제를 많이 판매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경제TV가 입수한 SK텔레콤의 판매장려금 정책 자료입니다.(자료=추혜선의원실)
핸드폰 기종이 쓰여 있고 그 옆에는 고객이 신규 가입했을 때, 타 통신사에서 번호를 이동했을 때, 기기변경만 했을 때의 경우에 따라 SK텔레콤이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의 액수가 적혀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마이너스 표시입니다.
2만9,000원~3만6,000원의 저가 요금제를 기기변경으로 가입한 경우 판매 장려금에서 2만원부터 많게는 10만원까지 차감한다는 의미입니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핸드폰을 판매하고 통신요금제를 가입시켰는데 오히려 손해가 난다는 것으로 대리점주들은 손해가 나는데 팔고 싶겠냐고 토로합니다.

[인터뷰] 노충관 /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
“수익이 마이너스가 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마이너스가 안 나는 고가요금제로 유도하거나 MNP(번호이동)나 신규(가입)로 유도할 수밖에 없는데… 손님들이 찾는데 그걸 팔았을 때는 분명히 수익에 마이너스 적자가 예상되고 가급적이면 고가요금제로 유도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여기에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치할 경우에는 추가로 인센티브까지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가요금제와 저가 요금제, 핸드폰 기종에 따라 수익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고가 요금제를 추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SK텔레콤은 “마이너스 정책은 본사의 지시사항이 아니라 대리점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판매장려금을 차등지급하는 것은 내부적인 마케팅”이라고 설명합니다.

단통법에 의하면 이용자 차별은 불법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본사가 대리점에 판매장려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것이 결국 이용자 차별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단통법 위반 소지가 분명히 있다고 얘기합니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수익을 높이기 위해 판매장려금을 많이 주는 핸드폰과 요금제를 추천하고 유도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주호 / 참여연대 팀장
“(판매자들에게) 장려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게 되면 사실상 판매자 입장에서 고가요금제를 권유할 수밖에 없거든요. 워낙 요금제 자체도 복잡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판매자들이 권유하는 고가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려금을 차등해서 지급하는 것은 SK텔레콤 뿐만이 아닙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모두 판매 장려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해 고가요금제 판매를 유도했다는 지적을 국감에서 여러 차례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고가요금제 유도 지시가 내려가고 요금제별로 차별적인 장려금을 지급하는 정책으로 소비자 차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이보경입니다. /lbk508@sedaily.com

[영상취재 이창훈 / 영상편집 소혜영]

취재 : 이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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