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부동산] ‘성소수자 공간?’…오해 난무하는 청년주택

부동산 입력 2019-09-18 17:45:03 수정 2019-09-19 08:43:49 유민호 기자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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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가좌역 인근 역세권 청년주택 건립 예정지 /사진=서울경제TV DB

[앵커]

청년들이 주거 문제를 겪고 있단 이야기.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정부와 지자체가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닙니다. 지하철역 가까운 곳에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고, 방치된 빈집을 사들여 다시 활용하는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근 지역주민들이 이를 달갑지 않게 여긴단 겁니다. 청년 임대주택이 들어오면 집값 떨어지고, 주변이 시끄러워지는 등 전혀 득 될 게 없다는 시선입니다. 홍보 부족 등으로 오해가 많이 생기고 있는 청년주택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응들을 부동산팀 유민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유기자. 청년들을 위한 주택을 두고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반대 민원이 쏟아진다고 하던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먼저 화면에 나오는 곳은 서울 연희동에 있는 한 단독주택입니다. 현재는 빈집인데요.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이 평범한 집을 두고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시끄러웠습니다.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뭉친 한 협동조합과 서울시가 함께 이 빈집을 활용해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저렴하게 임대를 주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 건 데요. 사업이 한 언론을 통해 다뤄졌는데 마치 이 집 일부 세대가 퀴어, 즉 성소수자를 위한 공간으로 꾸려진다고 보도가 잘못 나간 겁니다.


현재 기사는 내려간 상태입니다. 협동조합 측도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입장문을 냈고, 주택 주변 주민과도 이를 두고 충분한 이야길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서대문구 주민들이 가입한 단체 채팅방을 중심으로 소식이 퍼졌고, 서대문구청 홈페이지에 반대 민원 올라와 5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구청장에게 이를 해명하라고 공감 버튼을 누른 상황입니다.


[앵커]

첫 삽을 뜨기도 전에 강한 반대에 부딪힌 건데 억울한 면이 있겠네요. 주민들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네. 반응을 좀 살펴봤는데요. 먼저 민원 게시물을 보면 “집 바로 옆이 피아노학원에다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어 아이들 교육환경 망친다” 등 동성애를 비하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습니다. 구체적인 해명이 나왔지만, “조합의 실체가 의심된다”, “말이 나온 이상 싹을 잘라야 한다‘, ”민원 계속 넣어서 확실히 구청장 답변을 듣자“는 이야기가 아직 나오고 있습니다.


연희동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가좌역 맞은편에도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주택 예정지가 있는데요. 이곳 역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미 역 바로 위에 신혼부부나 대학생을 위해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행복주택이 들어섰는데, 또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느냐는 건데요.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되는 청년주택을 들이는 것보단 공원이나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자는 겁니다.


현장에서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활동가들은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이한솔 / 민달팽이협동조합 이사장

“(주민들이) 막연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막상 주택이 공급돼서 청년들이 입주하고 나면 지역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분위기를 저해한다거나 이런 일들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돼요. 조금 더 노력한다면 지어지는 단계에서 주민들과 대립적으로 가기보단 이야기를 많이 듣고 주택이 사회·지역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이야길 하다 보면 이해해 주시는 주민들도 굉장히 많고…”


주택을 짓기 전부터 서로 교류를 나눈다면, 충분히 함께 어울려 살 수 있고 실제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마찰이 없다는 건데요. 또 지자체가 주도하는 딱딱한 공청회나 설명회 대신 청년들이 직접 떡을 돌린다거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부정적인 인식 탓에 청년주택은 짓기 조차 어렵고, 또 지어도 환영받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떤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일단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정부가 나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조금 더 개방성을 끌어 올려서 주민들과 자연스레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단 지적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들어보시죠.


[인터뷰]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짓는 곳에 인근 주민을 위한 새로운 커뮤니티 시설이나 주민 편의시설을 만들어서 개방하는 겁니다.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면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과 주민과 화합이 되지 않겠나…”


단순히 지금 현상을 지역주민들의 이기주의로 몰아붙이지 말고 더 좋은 주택과 시설을 짓자는 건데요. 여기에 1~2인가구에 초점을 맞춘 작은 면적의 집을 다닥다닥 공급하지 말고, 조금 더 큰 주택을 공급해서 젊은 부부와 어린아이가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단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분양가상한제 탓에 서울 아파트값이 수억원 뛰고, 새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북적대면서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갈아 치우고 있단 소식, 포털사이트든 신문이든 많이들 접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경제적 약자인 청년들에겐 고가의 새 아파트는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인 게 현실입니다. 이들을 위한 청년주택과 같은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이 많이 공급돼야 하는 만큼 지역 주민과의 갈등과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청년주택 이야기 부동산팀 유민호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유민호기자 you@sedaily.com

 

[영상취재 오성재 허재호 김경진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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