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서민 30만명, 올해 불법 사채로 더 내몰리나

금융 입력 2019-10-18 18:15:11 수정 2019-10-18 21:15:51 고현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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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기자, 3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당장 돈을 구할 곳이 없어진다면 정말 큰 일인 것 같은데요.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오는 겁니까?


[기자]
네. 먼저 표를 보시면 최근 대부업체들이 7~10등급 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대출 승인율이 12.2%인데요.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신용대출 이용자 수 기준으로 보면, 올 상반기에 14만3,000명이 받았는데요. 올 하반기에도 이만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약 30만명이 되겠죠. 그런데 작년 대부업 신용대출 이용자 수는 60만명입니다. 그러니까 남은 30만명이 올해에만 추가로 돈 빌릴 곳이 없어지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그것마저도 대부분이 7등급에 대한 대출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나머지 분들은 어디로 가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이 대부업 대출도 사실 절반 이상이 7등급에 대한 대출이고요. 정부에서 하는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 조차도 7~10등급보다는 주요 고객층이 4~6등급이거든요. 올해 그러한 경향이 더 강해지면서  8,9,10등급이 제도권 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줄어들고 있는거죠. 그러면 이분들이 어디로 가나 봤더니, 44% 는 가족에 도움을 요청했고 15%는 불법사금융으로 실제 유입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아예 포기하거나 파산하는 경우도 30% 이상이었습니다.
 

[앵커]
대부업계가 이처럼 리스크 관리에 나서게 된 원인은 뭡니까?


[기자]
네, 지난해에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됐고 최근 들어 20%로 더 낮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 법정 최고금리의 인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일본은 20년 동안 20%p 인하했는데 우리나라는 15년에 걸쳐서 42%p를 내렸거든요. 급격한 금리 인하가 시장 기능을 훼손하고 있다는 거죠. 실제로 금융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25%에서 7등급 이하 차주 20만명이 배제되고, 연20%에서는 53만명이 제도권 금융권에서 이탈하게 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만 어려운 분들이 계시는 게 아닐 텐데, 다른 나라에서는 서민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기자]
일단 미국의 경우에 연방 차원에서의 최고금리 규제는 없습니다. 주별로 다르긴 한데 그렇더라도 평균 최고금리는 36%대고요. 미국의 서민금융은 2주, 한 달 등 단기로 급전을 빌리는 경우에는 연이율 300%에서 1,000%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페이데이론을 통해 굴러가는 상황입니다. 또 정부에서 최고금리를 일률적으로 관리하는 나라가 많지 않은데, 프랑스나 싱가포르 같은 경우에도 그 금리 수준은 연29.3%와 연48%로 우리나라보다 높았습니다.
 

[앵커]
최고금리를 낮추고 대부업 대출 규모를 줄였다는 건 언뜻 보면 선하기만 한 일처럼 보입니다. 때문에 인기를 얻는 정치적 수단으로 쓰이곤 하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찬찬히 뜯어보면 오히려 정말 어려운 사람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역설을 낳기도 한다는 점을 위정자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고현정기자 go8382@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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