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SEN]동북 3성 무역·제약의 거점 ‘랴오닝성’을 가다

경제·사회 입력 2019-11-22 17:27:10 수정 2019-11-22 21:32:05 김성훈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서울경제TV=김성훈기자]동북 3성 최대 도시 ‘심양’·약업도시 ‘번시’·한반도와 마주한 ‘단둥’. 

랴오닝성은 낙후됐던 과거의 재를 털어내고, 쇠퇴했던 지난날의 녹을 벗기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서울경제TV 취재진은 랴오닝성과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해온 ‘한중문화우호협회’ 교류단과 함께 동북3성의 제약·관광·무역의 거점 랴오닝성을 찾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발전 상황을 직접 파악해봤습니다. 


옛 만주이자 청나라 태조 누르하치의 고향.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북한과 마주한 지역. 중국의 랴오닝성(遼寧省)입니다. 


랴오닝성의 인구는 약 4,400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85%에 이르며, 면적은 우리나라보다 넓고 서울의 240배에 달합니다. 

지린성·헤이룽장성과 함께 동북 3성으로 불리는 랴오닝성은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2003년 시작된 중국 정부의 ‘동북 대개발’ 정책과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로 사회·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랴오닝성은 동북 3성 중 면적은 가장 작지만, 올해 3분기 기준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취재진이 함께한 한중문화우호협회 교류단의 출발지는 ‘심양(沈陽)’이었습니다.


랴오닝성의 ‘성도(省都)’ 심양은 인구 약 820만의 랴오닝성 최대 도시이자, 동북 3성에서 유일한 ‘특대 도시(特大城市)’입니다.

중국 정부는 인구·경제·정치 등을 종합한 평가를 통해 도시를 5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특대 도시는 5등급 중 두 번째로 좋은 도시를 말합니다.


청나라 초대 황제인 누르하치(奴兒哈赤)와 2대 황제 태종(太宗)이 건립한 ‘심양고궁(瀋陽故宮)’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636년 건립된 ‘작은 자금성’ 심양고궁은 베이징의 자금성과 함께 중국의 단 두 곳뿐인 고궁 중 하나입니다.


랴오닝성은 지난 8월 일대일로 시범구 건설을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일대일로 계획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대일로’는 지난 2013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프로젝트입니다.

랴오닝성은 동북 3성 중 유일하게 바다와 접해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심양시 등을 중심으로 중국-몽고-러시아로 이어지는 경제권 건설의 거점 역할을 할 방침입니다. 


랴오닝성에서 심양 다음으로 찾은 도시는 ‘번시(本溪)’ 입니다.

번시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시작된 ‘중공업 우선 성장 전략’으로 철강 산업이 부흥했던 도시입니다.


이후 1978년 개혁개방 선언으로 경공업 위주의 도시 경제 발달이 추진되면서 쇠퇴를 겪었지만, 현재는 제약 산업을 전문으로 하는 ‘약업(藥業)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약도(藥都, China Medicine Capital)’로 지정받아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기업 등을 유치하며 대규모 제약 산업 클러스터로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번시에는 국내 제약기업도 진출해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대웅제약’입니다.

대웅제약은 2013년 중국 기업을 인수하는 형태로 번시에 진출해 액체 약품 전용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톈슈화이(田樹槐) 번시 시장은 “12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약업도시일 뿐만 아니라 ‘번시수동(本溪水洞)’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는 번시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습니다.


석회동굴인 번시수동(本溪水洞)은 중국 5대 동굴 중 하나로, 동굴 내에 작은 배가 다닐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현재 3km 정도까지 동굴 내 수로 개발이 이뤄졌으며, 지금도 탐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류단의 종착지는 북한과 접경한 도시 ‘단둥(丹東)’이었습니다.

제가 지금 서 있는 곳은 중국 랴오닝성 단둥입니다. 압록강만 건너면 평안북도 신의주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행한 랴오닝성 측 관계자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단둥과 신의주 모두 몇 년 새 모습이 상당히 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압록강을 공유하는 데에 더해 ‘압록강 철교’로 잘 알려진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가 2002년 건설되면서 차량·철로·도보 통행이 가능해져 북한과의 교역이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인근 호텔과 여행사에서는 북한을 여행할 수 있는 관광 상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단둥의 관광지 호산장성(虎山長城) 인근에는 북한을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붉은 글씨로 ‘지척(咫尺)’이라 새겨진 각석(刻石)이 있는 이곳은 글씨대로 북한과의 거리가 불과 10m 남짓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울타리가 생기기 전에는 실수로 국경을 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단둥시 탐방을 마친 교류단과 만난 리강(李剛) 단동시위원회(丹?市委) 부서기는 “한국과는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의정부 등 도시와 자매 결연을 맺고 있다”며 “잦은 왕래로 더 많은 교류가 이어지면 좋겠다”고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우리 정부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통해 동북3성과의 연계를 강화고자 하는 만큼, 동북3성중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랴오닝성’의 변화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심양에서 만난 샤더런(夏德仁) 랴오닝성 정치협상회의 주석은 교류단을 반기며 “랴오닝성과 한국은 협력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샤더런 주석 등 랴오닝성 정부 인사들은 지난 10월 한중문화우호협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도 참석한 바 있습니다.


한중문화우호협회 교류단 대표 최원식 전 의원은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 치대국약팽소선)’는 노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중국의 우호도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상호 교류에 힘쓸 것을 약속했습니다.


한중문화우호협회가 꾸준한 교류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과 어떤 경제·문화적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 랴오닝성에서 서울경제TV 김성훈입니다./bevoice@sedaily.com


[영상취재 강민우 / 영상편집 이한얼]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