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지구온난화 저지하는 ‘고래’

경제·사회 입력 2019-12-02 20:19:32 김성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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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래가 날씨를 알려주는 지표동물이면서 지구온난화를 저지하는 동물이라는 것 알고 계셨습니까. 

예전 어부들은 고래 모습을 보고 비가 올 지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닭이 저녁때 울면 비가 온다는 속담을 들으면서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고래도 날씨를 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고래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센터장님. 고래가 비오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고래들은 폐로 호흡을 하기 때문에 숨을 쉬려면 수면 위로 자주 올라와야만 합니다. 그런데 기압골이나 폭풍이 오기 전의 바다는 너울이 먼저 밀려오면서 수면이 거칠어지거든요. 그래서 고래가 숨쉬기가 힘들어 집니다. 

그러나 배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잠깐 동안 고요한 수면이 만들어지거든요. 고래들은 이때 쉽게 숨을 쉬기 위해 배 주위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고래들이 배 근처에서 노니는 것은 폭풍이 올 징조’라는 우리네 속담은 여기에서 만들어진 것이구요. 그런데 고래는 날씨도 알려주지만 지구온난화를 막아주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앵커]

고래가 지구온난화를 막아준다니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반기성 센터장]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가 이상기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것은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늘어나면서 만들어지는 현상이지요. 

인간이 대량으로 방출한 이산화탄소는 바다를 산성화시키고 산성화된 바다는 모든 바다 생물에게는 죽음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바다에 고래가 많을수록 바다환경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바로 고래가 배설한 똥 때문입니다. 

고래 똥은 양분이 가득해서 플랑크톤들이 즐겨 먹으면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플랑크톤은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줄이기도 합니다. 

플랑크톤들은 광합성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여주구요. 


전문가들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죽으면서 바다 밑바닥에 격리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매년 20만t이나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고래들은 죽게 되면 바다에 가라앉는데 고래 몸 자체가 거대한 탄소 저장소이기에 바다 밑바닥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탄소를 격리해 주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고래는 바다의 산성화를 막고 지구온난화를 막아주는 매우 좋은 동물입니다. 


[앵커]

지금 지구가 이산화탄소 증가로 발생한 기후 이변으로 엄청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고래가 이산화탄소를 줄이면서 구원투수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말씀하신 것처럼 IMF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구원투수가 고래라고 밝혔습니다. IMF의 경제 전문가들은 고래가 인류에 제공하는 경제적 가치가 1마리당 약 24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것은 고래의 이산화탄소 포획 능력과 배설물이 가져다주는 혜택 등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것이지요. 

메인대학 앤드루 퍼싱(And-rew Pershing) 교수는 대왕고래와 밍크고래 그리고 혹등고래 등 8종의 고래가 죽은 뒤 해저로 가라앉았을 때에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심해에 저장하는지를 추정했는데요. 

놀랍게도 매년 3만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심해에 갇히더라는 것이지요. 


반면 고래를 잡아먹으면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고래 몸 밖으로 나온다고 해요, 퍼싱 박사는 지난 100년간 고래잡이로 공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을 계산했어요. 

그랬더니 어림잡아 1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되었다고 해요. 이 정도의 이산화탄소의 양은  온대림 13만㎡가 불에 탔거나 또는 군용 지프 12만8000대가 100년 동안 쉬지 않고 주행했을 때와 맞먹는 탄소량이라고 해요. 


[앵커] 

지구온난화가 지구경제에 엄청난 리스크를 주는데 고래가 리스크를 헤지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경제적 동물이라고 할 수 있군요.


[반기성 센터장] 

IMF 학자들은 고래 1마리의 경제적 가치가 약 200만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습니다.
현재 거래되는 탄소배출량의 시장가격을 적용해 고래가 포획하는 탄소의 금전적 가치를 합계한 다음, 생태관광(Ecotourism) 등을 통해 고래가 가져오는 기타 경제적 효과를 추가한 것인데요. 

이를 전 세계 고래 개체수로 다시 계산하면 1조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00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앵커]

고래가 이렇게 고마운 동물인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고래는 멸종위기를 겪는 대표적인 동물로 알고 있는데, 상황이 어떻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네, 정말 좋은 동물인데요. 그런데 이렇게 유익한 고래를 일본인들은 즐겨 먹어요. 

지금도 매년 5,000톤가량의 고래를 잡아먹는데 이들의 고래사냥으로 인한 후안무치(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름)는 국제적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들이 2018년 초에 남극고래조사라는 명목으로 밍크고래 333마리를 잡아 먹었는데 이 중 임신한 고래가 122마리나 되었습니다. 

그러자 유럽과 미국의 언론이 맹비난했지요. 


그러자 일본은 이젠 고래를 공식적으로 잡아먹겠다면서 2018년 12월에 국제포경(捕鯨)위원회(IWC)를 탈퇴했습니다. 

이들이 맛있게 먹는 고래를 마음 놓고 잡아먹겠다는 것이지요. 한국계 귀신고래도 거의 멸종시킨 일본인들이 얼마나 더 많은 고래를 멸종으로 몰고 갈지 정말 두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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