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신한은행 라임CI펀드 피해사례 잇따라…돌려막기 의혹

금융 입력 2020-04-09 18:14:10 수정 2020-04-13 18:27:21 정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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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정순영 기자]


[앵커]

1조원이 넘는 피해가 예상되는 라임사태에는 라임자산운용을 비롯한 신한금융투자증권은 물론 대다수의 은행들까지 얽혀있어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데요. 신한은행이 신한금투의 라임부실펀드 돌려막기를 도운 조력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꼬리를 물고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정순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신한은행이 부실펀드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있나요. 


[기자]

신한은행은 신한금투와 같은 계열사이기도 하지만 기존 논란이 되고 있는 펀드 외에 또 다른 무역금융 펀드상품을 라임의 환매중단선언 직전까지 팔았던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라임자산운용의 크레딧인슈어드(CI) 펀드상품을 신한은행에서 구입했다가 손해를 입은 피해자 14명이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투, 신한은행 등을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는데요. 이들은 지난 2018년 11월 신한금투가 기획하고 라임이 판매한 CI펀드 중 40%가 환매 중지되는 상황에서도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약 2,900억원 상당의 CI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습니다.


[앵커]

고소인들은 신한은행이 단순히 계열사로 상품을 판매하는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부실을 메꾸기 위해 펀드로 거액의 투자금을 계속 유치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라임은 지난해 2월 무역금융펀드를 싱가포르 무역회사인 로디움에 매각하는 재구조화 작업을 했고, 이후 신한은행은 CI펀드를 판매하였는데 이 CI펀드는 로디움이 중개하는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무역금융펀드의 상당한 부실을 떠안은 로디움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신한은행이 기획해서 고객들에게 판매한 것입니다. 라임은 2017년 5월부터 신한금투를 통해 플루토 TF-1호를 판매했는데, 신한금투 측이 펀드 부실을 인지한 것은 2018년 11월입니다. 이 과정에서 펀드 가입자들에게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인 것처럼 속여 4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임모 전 신한금투 PBS본부장은 최근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라임의 부실 운용이 수면 위로 올라온 5개월 뒤 신한은행은 라임과 함께 무역금융에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했습니다.


[앵커]

신한은행이 CI 펀드를 판매한 것은 신한금투가 판매한 무역금융 모펀드의 부실을 메우는 ‘돌려막기’라는 것이네요.


[기자]

CI펀드 판매금 2,900억원 가운데 약 1,880억원은 로디움으로 흘러 들어갔고 라임 펀드 위기설이 돌던 7월과 8월에도 CI 판매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신한은행이 CI 펀드 판매과정에서 무리하게 고객들의 투자성향을 조작하고 거래를 취소하려는 고객들에게 본사에서 직접 나서 판매를 강요한 사례도 매체를 통해 속속 보도되고 있는데요. 강남의 한 신한은행 PWM 센터에서 CI 무역금융 펀드에 수억원을 투자했다는 한 피해자는 자신도 모르는 ‘투자자 정보 확인서’를 센터가 임의로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료를 요청해 받아본 결과 자신의 투자성향이 3등급으로 평가돼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당시 무직이었는데도 확인서에는 일정 수입이 있고 향후 유지 또는 증가 예상이라고 표시돼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담당 PB에게 누가 장성한 것인지 묻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 8월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고객이 예금의 재투자를 미루자 신한은행 본사 투자상품부가 직접 설득하기까지 했다는데요. 결국 CI펀드에 투자하자 두 달 뒤인 10월 라임이 펀드 환매 중단 선언을 하면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어제도 신한은행이 이 CI펀드 투자를 거짓으로 강요했다가 피해를 안긴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죠.


[기자]

지난해 7월 신한은행 PB에게서 이메일을 통해 투자를 권유받았다는 한 피해자는 남편의 유산인 수십억원을 이 펀드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습니다. 그런데 이 PB의 이메일에는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많아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최소가입 조건이 1억원이었지만, “최소금액이 50억 원 이상이지만 VVIP이기 때문에 본부 담당자와 협의해 30억 원으로 조정했다”고 거짓 설명을 했다는 겁니다. 또 “신용보험이 가입돼 있어 원금과 이자를 보상한다”며 “매출채권 부실화 시 보험사 100% 보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라임사태 등으로 한창 시끄러운 와중에서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피해 투자자들의 큰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는데요. 조 회장도 라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닌가요.


[기자]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와 피해 투자자들은 신한은행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지난 26일엔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 현장을 찾아가 피해액 전액 배상과 조용병 회장의 연임 반대 등을 주장했습니다. 또 시민단체 등의 움직임과 별개로 펀드 투자 피해자들 다수는 서울 남부지검에 신한은행 등의 관계자와 각 회사를 추가로 고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금감원의 현장 조사 시점이 신한은행의 돌려막기 의혹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시작돼 피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조 회장은 연임이 확정되자 “소중한 자산을 맡겨주신 고객들께 큰 실망을 안겼다”며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입니다.


[앵커]

신한은행은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뒤에야 라임이 임의로 돈을 빼돌려 투자한 사실을 알았다는 입장이라고 하던데요. 신한금투 본부장의 가담행위가 드러났듯이 신한은행의 가담 여부도 명백히 규명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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