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탄소배출량이 기업가치 가른다

산업·IT 입력 2021-05-17 19:33:09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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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시기와 비교해 2°C 이하 수준으로 억제하자는 파리협정 비준이 지난 2015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억제할 수 없다고 해서 2018년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 1.5도 상승을 목표로 변경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린뉴딜을 전세계가 앞다투어 선포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정작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제제는 쉽지 않나는데 있습니다. 이에 경제적 조타수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하는데요.

어떤 얘기인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에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금융은 굴뚝 없는 산업인데, 탄소 감축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건가요?

 

[반기성 센터장]

금융기관은 직접 상품을 생산하는 농업이나 제조업과 달리 그 자체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회사들이 운영될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하는 역학을 하는데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회사들에 자금줄이 끊기면, 더 이상 공장을 돌리기 어렵게 되겠지요

이렇게 금융기관이 가진 자본력을 활용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앞으로는 탄소배출이 적은 기업이 자금조달도 용이 하다는 걸로 이해 되는데요. 결국 기업가치도 배출량에 따라 좌우된다는 거지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유명한 배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2019년 12월호 인터비즈에 실린 이 글에서는 이 세사람이 미국의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의 광팬이라는 겁니다.

올버즈는 양털, 나무 등 천연 소재로 신발을 만드는 스타트업인데요. 창업후 매출액도 급성장해서 출시 1년만인 2017년에 약 9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018년에는 그 두 배인 약 1800억 원을 기록했다고 해요. 이들이 만든 신발 안감과 겉감은 양모로, 밑창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당밀로, 운동화 끈은 재활용 플라스틱병을 녹여 만들었다. 그야말로 혁신적인 신발이었는데요. 가격도 나이키고급제품보다는 훨씬 싼 95달러로 통일했습니다.

제조 공정에서는 다른 업체에 비해 적은 에너지와 물을 활용하고 있으며 활용한 물은 여러 번 재활용하는 철저한 친환경 저탄소 기업입니다. 이들의 친환경 저탄소기업의 이미지로 2018년에 매출액의 10배 정도인 약 1조 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앵커]

기업가치가 탄소배출량과 연관있는 재미있는 사례인 것 같은데요. 실제 많은 금융회사나 투자사들이 저탄소 기업에게만 투자하고 있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네, 작년 10월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업 채권을 매입할 때 회사가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치는지 평가하겠다고 밝히면서 기후변화를 가져오는 회사채 매입은 바꾸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총 5조달러(약 5500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투자사 30곳이 투자 기업들에게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이야기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자금을 조달받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장 7조달러 상당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이 작년부터 석탄을 통해 얻은 매출이 25%가 넘는 기업들의 채권과 주식을 처분했던 것이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업들이 얼마만큼의 탄소를 배출하는지에 대한 평가가 어렵지 않나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올해 4월 9일 에너지정보문화재단에 실린 내용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잘 나옵니다.

금융기관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조절하기 위해서 자사의 포트폴리오에 귀속하는 전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해 투자액을 결정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상장기업이라 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는 곳이 많고 설령 공개하더라도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가 탄소회계 금융협회(PCAF, 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라고 해요. 이 협회는 금융업계가 투자하는 사업과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하고 보고하기 위한 통일된 기준을 개발하고, 금융기관이 파리협정을 따르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2015년에 네덜란드의 금융기관이 중심이 되어 설립된 탄소회계금융협회는 2019년 9월 모건 스탠리, ABN AMRO 등 금융업계 유수 기업의 참여에 힘입어 글로벌한 단체로 성장했습니다.

2020년 11월 기준 전세계 85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금융협회에 참가 중이라고 해요. 2020년 11월, PCAF는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및 보고를 위한 가이드라인 ‘PCAF 스탠다드’를 발표했는데요.

앞으로 기업의 가치는 그야말로 탄소배출량에 따라 평가받는 시대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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