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KT 먹통사태’ 보상방안은 언제쯤

산업·IT 입력 2021-10-27 21:20:35 김수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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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김수빈기자]


[앵커]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전국적인 접속 마비 장애를 일으킨 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구현모 KT 대표까지 직접 사과에 나서며 조속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았는데요. 경제산업부 김수빈 기자와 자세한 사항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이번 통신 장애의 자세한 내막부터 살펴볼게요. 1시간 가량 인터넷이 멈췄는데, 그 피해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이틀 전 발생했던 대규모 통신 장애는 서울,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등 전국에서 약 1시간 가량 발생했습니다. 시간으로만 보면 그렇게 긴 편은 아닌데요.


하지만 전국에서 다발적으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규모는 3년 전 아현 기지국 화재때와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전국에 있는 KT 가입자는 메신저 앱은 물론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어 불편을 겪었습니다. 특히 개개인 피해를 넘어 사업장에서도 큰 피해를 겪었는데요.


KT 인터넷망을 쓰는 직장에서 업무 지연이 일어난 것은 물론이고, 점심시간 대에 인터넷이 끊기면서 전국 식당과 카페, 편의점 등은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현금 결제나 계좌이체 방식을 대신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배달앱도 서비스 오류에 따른 손실을 겪었구요. 금융권에서도 HTS, MTS 등에서 장애가 발생해 매수·매도 주문이 체결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중간고사를 치른 대학생도 중간에 멈추는 사태가 발생해, 말그대로 피해 산업군 분포가 정말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다양한 업종에서 전국적으로 발생한 피해인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보상안을 마련할 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권까지 나서며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인데, 언제쯤 구체적인 보상안을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 KT에서는 보상문제에 대해 KT 위기관리위원회를 가동해 논의 중인 상탭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 파악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과기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도 피해 및 공격 규모를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구 대표까지 나서 '조속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시간이 더 걸리는 모양샙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어제(26일) KT네트워크 관제센터를 방문해 여러 계층에서 다양한 피해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고, 각 계층에 대해 신속하게 보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과기부는 KT와 함께 대응반을 꾸려 문제 원인을 찾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의 후속 조치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신속한' 보상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피해 사례를 수집해 보상 범위를 구체화하는 일은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쉽게 나오지 않고 있는 건데요. 국지적으로 발생했던 KT아현 사태때도 보상안 확정까지 3개월이 걸렸었습니다. 그때 당시보다 네트워크 장애 기간이 짧지만, 범위가 훨씬 넓어 보상안 마련에 속도를 내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하지만 정부와 KT 모두 '신속성'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보상대책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공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보상을 하려면 원인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통신 마비에 대한 원인 규명이 계속 번복됐었는데, 지금은 어떤 얘기가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사고 직후에는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지만 2시간 만에 다시 밝힌 원인은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내부 시스템 설정 오류인 '라우팅'이라고 밝혔는데요. 정확히는 인터넷 트래픽을 분배하고 데이터의 이동 경로를 설정하는 핵심 프로그램(라우팅)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협력사의 실수로 다소 선을 긋는 모습이었습니다. 협력 업체가 라우팅 관련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서 설정값을 잘못 입력했고, 그 결과 특정 기기로 트래픽이 쏠리면서 연쇄적으로 먹통 현상이 벌어졌다는 건데요.


통신 업계에서는 "단순 라우팅 오류로 인해 이렇게까지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국내 보안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서는 트래픽 분산을 위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한데, KT가 소홀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아직 더 자세하고 명확한 사고 규명을 위해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이 조사에 착수 중이지만, KT의 관리 부실 비판 여론은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애초에 기준이 있다면, 그에 맞춰 신속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기준은 없는겁니까?


[기자]

네, KT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약관의 경우 연속 3시간 이상 또는 1개월 누적 6시간 이상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손해 배상을 하게끔 돼 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인터넷 장애는 1시간을 조금 넘기 때문에 손해 배상 기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KT로선 이용 약관에 근거해 손해를 배상하기 어려운 만큼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보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만약 현행 약관을 준용하게 되면 보상 수준은 가입자들의 피해나 기대에는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KT 무선가입자 2,277만명과 유선가입자 916만명에 대해 약관을 준용해 1시간 서비스 불가에 대한 손해배상을 가정하면 약 73억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이는 KT 2분기 영업이익 1.5%에 해당하는 규모인데요. 정작 2,000만명이 넘는 가입자 1인당 금액을 계산해보면 보상액이 200원~300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KT는 사고원인 규명과 피해규모 집계 뒤 구체적 보상내용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결국 보상 내용과 대상 모두 KT의 판단에 달려있는 셈입니다.


[앵커]

KT에서 일으킨 대규모 통신장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3년 전에도 KT 아현 기지국 화재로 서울 일대에 수일간 통신장애를 일으켰습니다. 당시 서울 마포·용산·서대문구 지역의 유·무선 통신이 두절됐는데, 완전한 복구까지 시간이 걸려 주변 거주민과 상인들의 불편이 상당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후에도 무선회선 복구율이 80%대일 정도로 완전한 서비스 복구가 늦어졌습니다. 결국 통신 장애는 13일간 이어져 소상공인과 일반 이용자 등 79만 6,000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때 KT는 소상공인 1만2,000명에게 최대 120만원을 지급하고 개인 가입자에게 1개월 이용료 감면 등의 보상을 실시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당시 통신재난대응을 위해 3년간 4,8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3년 만에 사고가 되풀이된 겁니다.


[앵커]

3년전 KT 아현사태도 사회적 파장이 컸는데요. 그에 비해 쉽게 되풀이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원인이 뭡니까?


[기자]

네, 2018년에 발생했던 KT 아현사태 이후 통신 재난 대책이 마련됐었습니다. 통신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로밍 방식으로 다른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대응책인데요.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시행되질 않고 있습니다.


통신재난 예방·대응 강화를 위한 관리체계 개선안을 담은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6월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된 상태지만, 시행일이 오는 12월 9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법안은 이동통신 재난 로밍 서비스가 법제화되면서 절대 끊기지 않는 통신 체계를 지원해 줄 것으로 기대가 모였었는데요, 실제 시스템적으로는 구축이 돼 있는 상태기 때문입니다. 과기부와 통신 3사는 통신 재난 로밍 시스템을 지난 2019년 12월에 구축하고, 지난해 6월 사용망에서 시연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통신 재난 로밍 시스템이 가동이 됐어도, 이번 사태에는 적용되지 않을 대응책이라 '텅 빈'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에서 타사 통신망 활용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피해 복구에 열흘 이상 소요된 아현 사태와 달리, 피해 시간이 약 1시간 가량으로 비교적 짧았기 때문인데요. 통신 재난 로밍 서비스는 통신 장애 발생 후 과기부에 요청을 해야만 작동이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요건에 부합하지 않다는 겁니다.


또한 통신사 로밍 서비스는 네트워크의 끝단 부분인 '엑세스 네트워크'에서 작동하지만, 이번 경로설정 오류는 문제가 '코어 네트워크' 였기 때문에 적용될 수 있는 대책이 아니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과기부는 코어망까지 고려한 종합 대책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앵커]

네, 김수빈 기자와 이번 KT 대규모 인터넷 먹통 사태로 전반적인 통신 재난 사례와 대응들 짚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kimsoup@sedaily.com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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