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출마' 송하진 전북지사 '정치개혁' 물길 거스를까

전국 입력 2022-01-18 11:40:25 수정 2022-01-18 17:16:58 신홍관 기자 1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신년 회견서 3선도전 공식화…"민주당 정치개혁에 역행"

경쟁자들 "대선 거치며 대전환 시기에 혁신에 동떨어져"

최측근 일찌감치 캠프…전주시장·완주군수 불출마와 대조

'기울어진 운동장'지적에 "타 후보보다 특별히 나은 것 없어"

송하진 전북지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전북도]

[전주=신홍관 기자] "자치단체장의 3선연임 제한이 언젠가 없어질 것이다. 정치에 몸담은 17년간 유능하고 선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 살아왔다. 앞으로 정책을 발전시키는 도지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총선·지방선거 피선거권 연령이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춰져 당장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선, 6월 지방선거에서 10대 당선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정면으로 부정한 말이다.


신인들에게 길을 터주자며 최근 여당이 내건 정치 혁신안에 역행되는 작심 발언한 주인공은 바로 송하진 전북지사다. 전주시장 재선에 이어 곧바로 전북도지사 재선으로 재임중인 송하진 지사가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며, 그것도 신년 기자회견장에서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최근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취지로 국회의원도 같은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을 제한하자는 여당발 정치 혁신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어서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송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가 '정치 교체'란 화두를 꺼낸 직후여서 도발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도 대외협력국장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도정을 이끈 경험과 앞으로 각오를 말하는 도중에 언급이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하고 "국회의원은 3선이 보장돼 있지만 단체장은 제한돼 있어서 언젠가는 형평성있게 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말한 것 같다"고 송 지사의 입장을 전했다.


송하진 지사와 우선 경쟁을 벌여야 하는 당내 주자들은 더욱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김윤덕 의원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독임제 체제에서 상당히 특별한 경우, 또 굉장한 성과가 기대되는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가능한 3선을 자제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호영 의원도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선수를 교체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180만이 무너지고, 경제력도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대한민국도 대선을 거치면서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혁신과 거리가 먼 이유를 내세웠다.


도민들의 시선도 달갑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16년간 재임하고 도지사 3선에 또 나오나, 전라북도에 꼭 필요한 일꾼 열심히 일할 사람 좀 뽑자”라며 네티즌들이 성과와 자질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도측은 "평생을 지방행정에 헌신해 오면서 목표는 한 가지였다. 전북을 풍요롭게 만들고, 호남제일수부의 위상을 되찾는 일이었다"면서 "전북의 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완성하는 일이을 마지막 소임으로 믿고 있다. 그 소임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해명했다.


송하진 지사의 3선 도전은 오래전 이미 결심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도민들 눈초리는 더욱 따갑다.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인물이 지난해 7월 일찌감치 캠프를 차린 것으로 알려졌고, 특히 최근 계속되는 여론조사에 대비한 지지호소 문자나 카드뉴스를 무차별 발송한 것도 그 맥락이란 해석이다.


송 지사는 김제 출생에 익산 남성중, 전주고 출신으로 막강한 지역 연고에 민주당 소속의 현직 도지사로 조직의 프리미엄까지 쥐고 있다. 일당 독식의 지역구도 상황에서 현 도지사의 3선 도전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하는 말도 나오는 이유다. 재선의 전주시장과 완주군수가 3선 출마 포기를 선언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는 대목이어서 도민들은 씁쓸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SNS에는 "텃밭 지역에선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뽑아주는 도민들이 더 문제다"라며 현 지역구도를 비판하는 여론이 나돌기도 한다.


전북도측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 "전북지사로 출마하는 분이라면 모두들 전북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제가 특별히 앞서거나 나은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당내 경선이 본선보다 더 힘든 편이고 어떤 경우에라도 쉬운 선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역 언론들은 송 지사의 '3선 도전 공식화'를 앞다퉈 보도하면서 이에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도정 관련 비판 칼럼을 게재한 모 지역의 공무원노조 임원에 전북도 간부가 압력을 행사한 의혹도 있어 도민 언로까지 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그런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을 맞아도 끝까지 굳세게 참아내어 목표를 달성한다' 견인불발(堅忍不拔)이란 사자성어로 신년 화두를 던진 송 지사의 의지가 어디까지 향할지 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hknews@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신홍관 기자 보도본부

hknews@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관련뉴스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