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손실과 보상’…기후변화 책임 논란, 수면 위로

경제 입력 2022-12-12 20:54:23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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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지난달 7일부터 20일까지 열렸는데요.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가장 강력한 이슈가 기후재앙을 겪고 있는 저개발국가들에 대한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였다고 합니다. 

이 시간에는 27차 당사국총회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총회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는 말이 있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당사국총회의 목표가 탄소배출을 줄여서 기후변화를 막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자는 것으로 전 세계 정상들이 모여 합의를 하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전 세계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주요국가 정상들이 총회에 참석을 하지 않았지요. 세계 3대 탄소배출국 중에서 중국과 인도 정상이 불참했으며, 10대 배출국 가운데서도 러시아, 일본, 캐나다, 한국, 인도네시아, 이란 정상도 참석하지 않았지요. 

 

참석한 정상은 독일 총리, 영국총리와 함께 늦었지만 미국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당사국총회 이전부터 각국 정상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까지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이젠 인류는 협력할지 멸종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기후변화를 연대로 극복하든지 집단 자살을 택하든지 둘 중 하나다”라고 경고하면서 전 세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호소했습니다. 

 

[앵커] 

많은 국제기구들은 이번에 열렸던 27차 당사국총회에서 긴급한 기후변화의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내용들인데요. 그렇다면 이번 당사국총회의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반기성 센터장] 

제 27차 당사국총회의 회의 주제는 크게 여섯 분야 이었는데요. 

 

첫째가 기후 및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조치입니다. 이미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응하고 미래의 영향에 대비하기 위한 적응 솔루션을 토론하는 것이고요. 

 

둘째, 기후금융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각 국가들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이고요. 

 

셋째, 기후 기술로써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기후 기술에는 재생 가능 에너지라든가 조기경보시스템, 장비사용을 위한 소프트 기후기술이 있는데 이런 분야에 관한 협력이고요.

네 번째가 토지이용인데요. 토지 사용이 기후 변화에 대한 적절한 적응을 할 수 있게 하고 식량 생산이 위협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안들에 대한 협력입니다.

다섯째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것으로, 배출을 줄이는 경감노력과 함께 산림보호, 탄소이용 및 포집 기술등에 관한 협력이며, 여섯째가 해양으로 해양환경파괴를 줄이고 해양생태계 보전에 관한 협력을 하자는 것이지요. 

 

[앵커] 

27차 당사국총회에서 여섯 개의 주요의제가 정해져 있었지만 저개발국들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당사국 총회 첫날 ‘기후변화 손실과 피해 보상’이 주 의제로 채택되었다고 하는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당사국총회가 열리기 전부터 저개발국 대표들이 강력하게 요구했는데요. 

 

콘로드 헌터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부의장은 총회 첫날에 강력하게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에 대한 재원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지요. 

 

지금까지 손실과 피해에 대한 보상은 작은 섬나라 등 저개발국이 오랫동안 선진국에 요구해 온 주제였지만 큰 이슈로 다뤄지지는 않았는데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개최지가 아프리카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정식의제로 채택된 것이지요.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는 ‘탄소감축’과 ‘기후적응’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어 왔는데요. 이 중에서 보상은 적응분야에서 논의돼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개발국들은 이 두 축과 별개로 자신의 나라들이 기후재앙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경제적으로 보상하라고 요구한 것이지요. 

 

[앵커] 

그런데 손실과 보상에 저개발국과 선진국간에 개념 차이가 있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과 취약국을 위한 기후피해 보상과 지원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개발도상국들은 대출 형태일 가능성 큰 지원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돕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보상 의무에 따라 책임진다’는 자세를 요구하는 것이지요. 

 

사실 선진국들이 저개발국가를 돕는 재정지원은 대출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클라이밋 홈 뉴스’에 따르면 공정한 에너지 전환 계획의 3%만이 보조금 형태로 지급되며 나머지는 민간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시장금리 이하의 대출, 보증 등으로 사용된다는 거지요.

 

이처럼 선진국들은 적응의 범주 안에서 손실과 피해를 다뤄왔는데 만약에 저개발국이 겪는 자연재해가 선진국 때문이라고 공식화해버리면 추후 각종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에 반대했던 것이지요. 

 

결국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18일에 종료돼야 할 총회가 이틀 연장되어 20일 극적으로 ‘손실과 피해’ 기금 마련이 명문화되었습니다. 

 

기적같은 합의에는 올해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일 물에 잠긴 파키스탄 기후변화장관의 역할이 컸는데요. 그는 모든 저개발국가를 하나로 응집시켜 명문화하는데 성공한 것이지요. 다만 앞으로 이 기금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운용할 것인지와 관련해선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습니다. 최종 합의문 초안에는 기금의 연내 출범 및 세부사항들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고, 내년 11월 28차 당사국총회에서 임시위원회가 어떤 국가가 기금 재원 마련에 참여할 것인지 권고토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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