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펫 전문보험사 임박”…특화보험사 뭐길래

금융 입력 2022-12-15 20:05:04 김미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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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보험사를 대상으로 ‘1사1라이선스' 규제를 해소하기로 했죠. 그래서 앞으로 여행자보험, 반려동물보험 전문회사 등 특정 종류 상품만 취급하는 보험사들을 볼 수 있을 것은데요.


이런 규제 완화가 불러올 업계 변화와 전망 등을 금융부 김미현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앞으로 특정 상품만 다루는 보험사들이 나올 수 있도록 최근 정부가 규제를 완화했죠. 어떤 규제였습니까?


[기자]

바로 1사1라이선스 규제입니다. 이 규제 때문에 현재 한 금융그룹 안에서는 하나의 생명보험사와 하나의 손해보험사만 나올 수 있는데요.


예를들어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이라는 생명보험사 1개와 삼성화재라는 손해보험사 1개만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위원회가 이 규제를 유연화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1사 1라이선스 원칙은 사라지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외에도 ‘삼성반려동물보험’ 같이 특정 종류 상품만 취급하는 보험사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 ‘교보단기노동자보험’ 같이 특정 고객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사도 나타날 수 있고요.


단, 만약 특화 보험사를 자회사로 설립할 경우, 기존 모회사는 해당 특화보험 판매를 중단해야 합니다.


[앵커]

정말 다양한 보험사들이 설립될 길을 열어준거네요. 그런데 이 규제가 없어진다고 해서, 생명보험사들이 손해보험 영역의 상품을 판매한다거나 예를들어 펫보험이 있겠죠. 이런 건 아니지 않습니까? 구체적으로 지금과 무엇이 달라지는 겁니까?


[기자]

네 먼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차이가 뭔지부터 짚어보면요.


생명보험사는 말 그대로 생명을 보장해주고, 손해보험사는 손해를 보장해주는 보험을 취급합니다.


즉 생보사의 기본은 사람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주는 종신보험이 주계약이고, 손보사는 자동차 사고나 건물 화재 등 예상치 못한 손해가 난 것들이 주계약입니다.


단,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가 생겼을 때, 간병이 필요한 때 보장해주는 보험 등 제3보험은 두 보험사 모두 취급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간이나 위험의 성격이 다르므로 생보사와 손보사의 상품 판매 영역은 확연히 다릅니다.


다시 돌아오면, 이번 1사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생보사가 기존 손해보험 영역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 먼저 금융당국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싱크] 금융당국 관계자

"생보하고 손보하고는 위험 프로필이 달라가지고 섞어서 판매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사1라이선스를 풀었다라고 하는 거는 예전에는 예를들어 온라인이라던가 이런 거에 특화된 보험사들이 나온 경우들이 있었거든요. 이런 것까지 고려를 해가지고 규제를 좀 종합적으로 풀어주겠다 이런 취지입니다."


이번 규제 완화로 기존과 달라진 점은 예를들어 손보사가 있는 금융그룹이 펫보험 시장에 진출하려면 예전에는 기존 손보사가 펫보험을 다루는 방법밖에 없었지만, 이제 손보사가 있는 상태에서 펫보험만을 전문으로 하는 손보사를 설립해 판매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1사1라이센스만 고집하다보면 그룹이 두 개의 손보사나 두 개의 생보사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따로 운영하는 게 효율적인, 성격 다른 두 회사를 무리하게 합병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개선될 전망입니다.


[앵커]

1사1라이선스 규제는 그동안 보험업권의 대표적 규제였는데요. 왜 완화한 겁니까?


[기자]

금융위는 지난달 규제 개선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경쟁·혁신을 선도할 특화 보험회사의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밝혔는데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게 다양한 신규 보험사 출현을 장려해 보험업계 역동성을 높인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조직이 다양해지면서 위험을 분산시키고, 의사결정 등 프로세스의 간소화, 효율화를 통해 시장 활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아무래도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이 경쟁 형태로 돌아가게 되면 새 혁신 상품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앵커]

이번 규제 완화에 대한 보험사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업계는 그동안 정부에 규제 완화를 피력해왔던 것이 받아들여진 만큼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핀테크와 빅테크가 금융산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한동안 이들과 전통 금융사간 불공정한 경쟁이란 뜻의'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이 유행했었는데요.


핀테크나 빅테크들이 규제에서 벗어나 금융권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동안, 보험사들은 낡고 촘촘한 규제들에 막혀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공정한 경쟁 토대가 조금이나마 만들어졌단 입장입니다.


물론 아직 법률 개정안도 마련 안돼 갈 길은 먼 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사들도 당장 엄청난 변화를 기대한다거나, 크게 수익성을 높일 방안으로는 아직 와 닿지는 않다는 입장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부터 규제산업이었던 보험산업에서 큰 규제가 완화됐다, 규제완화의 물꼬가 풀어졌다는 면에서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다양한 업체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 어떤 회사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기자]

이제 시작이라 보험사마다 구체적인 전략들이 아직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우선 생활밀착형보험 같은 규모 작고 진입장벽 낮은 자회사들이 먼저 설립될 것이란 게 업계 공통적인 설명입니다.


배상 책임보험사나 긱워커(초단기 노동자)를 위한 보험사, 배달 라이더 대상 보험사 등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 보험시장 발전을 위해선 보험사들이 개인과 국내에 한정된 보험상품에서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는 조언도 했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싱크] 김해식 보험연구원 실장

“시장을 확장하려면 중소기업이나 이런 수요도 더 넓혀야 하고, 개인에 한정된 어떤 위험보장이 아니라 조금 더 넓은 위험보장으로 나아가야 된다…국내 보험산업이 세계 시장에 나오는 게 약간 미온적이에요. 그래서 좀 적극 나갈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국내 시장이 이제 개인 보험시장에 있어서 포화상태니까”


금융당국은 현 21대 국회 통과를 목표로, ‘보험규제 개선 방안’을 반영한 관련 법률 개정안 마련 등의 후속조치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앞으로 보험업계에서 얼마나 혁신적인 자회사가 생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금융부 김미현기자였습니다. / kmh23@sedaily.com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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