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혁의 2차전지 이야기]중국 배터리 찬양, 도 지나쳤다

오피니언 입력 2023-03-08 15:58:09 enews2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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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순혁 금양 홍보이사

2022년 3월 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은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4680 원통형 배터리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 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보고서에서 "전기차 업계는 테슬라 '4680 배터리' 대량 양산 이후를 대비할 것"이라며 "이 배터리가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자연은 "테슬라는 4680 배터리 개발을 통해 원가절감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대량 양산에 성공하면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각 언론 매체에 대서특필 되었고 여론 시장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의 4680 배터리는 아직도 대량양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수 년 내에 수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한국 배터리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덧붙여 한국배터리산업 협회장이며 LG에너지솔루션의 수장인 권영수 부회장은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내재화에 성공하더라도 1. 자신들만 쓸 수 있고 2. 자체 물량 일부만 쓸 수 있고 3. 특허 등 IP문제와 규모의 경제 때문에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 이라고 이미 규정지은 바 있다.

, 애초부터 테슬라의 4680 배터리 내재화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할 뿐만 아니라 성공하더다로 배터리 산업의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못 미치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한자연에서 잘못된 보고서를 내놓음으로 인해 다수 시민들이 잘못 생각하게끔 하는 큰 오류를 저질렀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자연이 배터리 산업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자연은 기계공학을 기반으로 한 연구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 정밀화학 기반의 배터리 분야에는 전문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기계공학 교수가 화학 분야에 대해선 모르는 게 당연한 것처럼 한자연 또한 배터리 산업의 전망에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는 상황 속 타 분야를 함부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오류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일반 대중이 이러한 사실을 쉽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다소 혼돈 가능성이 높은 상황 속 자칫 잘못된 여론이 형성되어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이와 유사한 사례가 왕왕 발생하고 있어 바로잡고자 한다.

일반 대중들은 박사면 그저 다 같은 박사, 연구원이면 다 같은 연구원인 줄 알 지, 그 박사나 연구원의 전문 분야가 따로 있고, 그 전문 분야에선 당연히 전문성이 있지만 그 분야를 벗어나면 일반 시민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망각하곤 한다.

한 대학 자동차관련학과 모 교수는 각종 유튜브 채널과 경제 채널, 심지어 국영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하여 “중국산 배터리와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며, 한국 보다 30%나 싸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일반 대중들은 대학교수라고 하니 당연히 배터리 분야에도 전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분은 화학이 아닌 자동차학과 교수로 전직 기자생활을 오랜기간 해왔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업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취재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배터리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다보니 다소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는데 "중국산 배터리와 전기차가 한국산에 비해 30% 싸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인 그것이다.

A 경영연구소 모 연구원은 얼마전 수백만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중국 CATL의 기술력은 한국 배터리에 비해 동등하거나 우월한 면도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해당 연구원은 모 연구원은 얼마 뒤 한 경제TV 채널에 출연하여 “중국 주력의 LFP의 전망은 밝고, 한국이 LFP를 따라 오더라도 뒤쳐지게 될 거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는 해당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해당 연구원은 반도체 전문가로 동일한 채널에 출연한 바가 있다. 한 번은 반도체 전문가로, 또 한 번은 이차전지 전문가로 변모한 셈인데, 과연 그 연구위원의 전공은 무엇인지 정말 의아함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이차전지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공히 대한민국의 기술력이 중국을 크게 앞서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현장에서 제품으로 직접 경쟁하고 있으니까 누구보다도 경쟁력 우위 관계를 잘 알 수 있음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

이에 대해서는 이차전지 산업 초창기부터 전시사업본부장(사장 급)으로 LG화학을 이끌어 온 권영수 한국배터리 산업협회장 및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님의 말씀이 가장 정확하고 권위있는 얘기라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지난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력은 CATL을 압도하며, 이는 24,000개 대 4,000개의 특허 개수만 보더라도 자명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를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수주잔고 또한 CATL을 능가하고 있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입장도 같은 상황이다. 지난 2022년 10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리 이차전지 기업들이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K-배터리 업체 앞에 줄을 서 있다” 라는 역시 같은 취지의 말씀을 한 바 있다.

배터리 업계 현업에서 종사하는 이들 역시 피부로 느끼는 바가 같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왜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게다가 자기 전문 분야도 아닌 데 말이다.

해당 연구위원이 소속된 A그룹은 산하에 이차전지 양극재/음극재 제조회사와 이차전지 소재산업을 크게 하는 지주사를 거느리고 있다. 동사들은 한국 이차전지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위대한 기업들로 최근 1년간 주가의 흐름 또한 긍정적이었다.

이들 기업의 주가성과가 좋았던 것은 A그룹의 활발한 시장소통 노력, IR 활동에 기인한 바도 컸다고 생각된다. 이렇듯 활발한 IR 활동을 통해 주가가 제고된 결과 미래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에서도 아주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범 그룹적인 노력에 소속 경영연구원의 모 연구위원의 해당 활동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는 총성이 울리지 않는 전시 상황이다. 이차전지 산업을 둘러싸고 대한민국과 중국, 더 나아가 미국, EU를 포함한 세력과 중국간의 경제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속 우리 국민들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고문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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