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커피, 금값된다”…기후변화에 생산량 ‘폭삭’

경제 입력 2023-05-10 19:02:58 정훈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앵커]

기후변화로 인해 농작물생산량이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그린피스가 발간한 ‘기후위기 식량보고서:사라지는 것들’을 보면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억제하지 못하면 기후위기로 2100년까지 8개의 농작물이 사라지는데 그 중에 커피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세기말에 가면 커피값이 금값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기후변화와 커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커피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네, 올해 3월에 ‘PLOS climate 저널’에 발표된 ‘기온 상승과 커피 생산량과의 연관성’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전 세계 커피 생산에 ‘지속적인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연구진이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 동안 전세계에서 커피 생산을 많이 하는 12개 나라의 온도, 강우량, 습도 등의 기후 요인의 영향을 분석해 보니까 기후 변화로 인해 커피 재배 면적이 절반으로 줄어었다는 것이지요.

 

연구진은 “커피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기후 조건이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 40년 동안 더 나빠졌다. 커피 재배 지역이 절반으로 줄어 커피 공급에 충격을 받는다면 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 멀지 않은 미래에 ‘커피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지요.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아메리카의 브라질, 페루, 멕시코, 아프리카의 우간다와 에디오피아,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한 상위 12개 지역은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지요.

 

[앵커]

커피생산의 경우 기온이나 습도, 강우량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기후요소가 커피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반기성 센터장]

미국 국립과학원에 따르면 지표면 온도가 2°C만 더 올라가도 중남미 지역의 커피 생산량은 2050년에 최대 88%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고요.

 

국제커피기구(ICO)에서는 전 세계 커피 소비량이 5년 전부터 매해 1%씩 증가하는 반면, 2050년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커피 재배에 적합한 농지는 기후변화로 인해 7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지요. 커피 수요 대비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건데요.

 

커피생산과 기후변화에 대한 전망은 많은 기후기관에서 내놓았는데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50년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3°C 이상 상승하면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품종을 경작할 수 있는 재배지가 각각 75%, 63%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커피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품종으로 각각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 30~40%를 차지하고 있지요.

 

커피는 온도에 민감해 해발 1000~2000m의 고원지대에서만 자라는데요. 아라비카는 18~21°C에서, 로부스타는 22~30°C에서 경작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커피는 온도만 아니라 일조량이나 강우량,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에도 민감하지요.

 

그런데 최근에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늘면서 고온다습해지다 보니 커피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광합성을 하는 잎이 떨어지면서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이지요.

 

[앵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계절 내내 출근길이든 퇴근길이든 항상 커피를 들고 다니는데요. 2018년에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커피 소비국에 등극했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커피가격이 오르면 타격을 많이 받지 않겠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우리나라에서 커피류의 시장규모는 엄청난데요.

 

식품의약품안전처 ‘음료류 품목별 국내 판매액(2021년 기준)’에서 커피류는 전체 음료 시장 약 9조5800억원 규모 의 32.52%를 차지했는데요. 한국인이 마시는 음료의 1/3이 커피라고 할 수 있으며, 커피의 판매액은 콜라를 포함한 탄산음료(23.96%)도 크게 앞질렀다고 해요.

 

그런데 미래커피 전망에 더욱 우울한 전망도 있는데요. 그린피스가 올해 2월 발표한 ‘기후위기 식량 보고서: 사라지는 것들의 초상 - 식량편’에서는 호주 기후학회 연구 보고서 내용을 인용, 기후변화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80년에는 사실상 커피가 멸종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지요.

 

사실 커피가 사라진다는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는데요. 2017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식물’에는 지구 온도가 지금처럼 계속 상승하면 2070년 에티오피아의 커피 재배지가 60%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했지요.

 

그리고 당장 작년의 사례를 보면 이젠 커피생산량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데요.

 

전 세계 커피의 3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브라질은 작년에 100년 만의 가뭄을 겪었고 여기에 한파로 인해 커피 재배지에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브라질 원두 생산량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요. 세계 2위의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도 가뭄, 서리 등 예측 불가능한 날씨로 인해 원두 생산량이 감소했지요.

 

사실 커피가 사라지게 되면 전 세계 커피 농가의 약 60%가 소규모 농가인데요. 약 1억2500만 명이 커피재배로 생계를 잇고 있는데 큰 타격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커피 제조업계에서는 커피 멸종을 막기 위해서 기온 변화에 강한 커피 품종을 개발하고 커피 재배지를 옮기는 등 노력을 하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품종 개량에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재배지를 옮기는 데도 시간과 변수가 발생하다 보니 쉽게 대처를 하지 못한다는 거지요. 현재의 기후변화 추세라면 2050년 이후에는 금값에 해당하는 돈을 주어야 커피를 맛볼 수도 있다니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은 돈을 많이 벌어 놓으셔야 될 것 같네요.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정훈규 기자 산업2부

cargo29@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