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귀해진 빙하…얼음덩어리서 관광자원으로

경제 입력 2022-02-08 09:26:02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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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연환경을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매우 흥미로운 관광이 있는데요. 바로 볼리비아 우유니사막의 소금호텔입니다.

우유니 사막은 노천소금으로 이루어진 사막인데요. 바로 이곳에서 나는 소금을 이용해 호텔을 지은 겁니다. 하얀 소금으로 만든 호텔은 모두 100만개 이상의 소금 블록으로 만들었는데요. 건물만 아니라 호텔 내부의 침대, 탁자 등의 물건도 소금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고 빙하들이 사라지면서 최근 인기있는 관광상품이 빙하호텔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빙하호텔이라면 왠지 추울 것 같기만 한데, 인기가 좋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제가 비에른 로아르 바스네스가 쓴 ‘빙하의 반격’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바로 빙하호텔입니다.

우리가 얼음에 대한 인식은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영화 ‘설국열차’도 지구의 종말적인 상황을 그리면서 내내 음울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고, 제가 좋아하는 영화 나니아연대기에서도 하얀 마녀가 마법을 걸어서 사람들을 얼음으로 만들어버리고 이 세상을 얼음의 동토로 만들려고 계획합니다.

대개 신화나 설화에서도 얼음은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요. 덴마크에 전해져오는 신화 속의 ‘눈의 여왕’은 겨울을 지배하는 신으로 세상을 눈으로 뒤덮고 차가운 바람과 함께 추위를 가져옵니다. 어느 날 어린 소년을 유혹한 눈의 여왕은 얼음마차를 타고 데려가다가 소년을 얼음으로 만들어 겨울궁전으로 데리고 가는 장면도 있구요. 또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에서도 얼음은 생명을 사라지게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중위도 지역에서 눈이나 얼음이 점차 사라지면서 얼음을 이용한 관광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거지요. 예를 들어 얼음의 땅인 그린란드를 횡간하는 텐트투어가 있는데 사람들은 고생스러운 여행을 감내하면서 거의 1,000만원 정도의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지요.

 

[앵커]

우리나라 사람들도 코로나19 이전에는 여름철에 추운 지역인 알래스카 관광을 많이 떠났잖아요. 빙하 가운데를 지나는 빙하크루즈나 알래스카의 자연야생을 체험하는 등 말입니다. 지구온난화 시기에 이런 빙하가 오히려 관광의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북극권지역은 영구동토의 세상으로 이젠 매우 희귀한 관광지가 돼 버렸습니다.

빙하들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아직은 빙하를 볼 수 있는 신비로운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북극으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눈이 많이 내리고 빙하가 남아있는 노르웨이나 핀란드에서는 겨울에 빙하호텔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빙하호텔은 얼음으로 만든 호텔을 말하는데요. 호텔은 11월부터 짓기 시작해서 성탄절이나 신년 즈음에 체크인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엽니다. 그리고 기온이 올라가는 5월에는 빙하호텔은 전부 녹아 없어지게 되지요.

빙하호텔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이와 비슷한 컨셉의 빙하호텔들이 핀란드와 노르웨이에도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하는데요. 이곳에서는 아이스호텔이라고 부르기보단 스노우 호텔로 불린다고 해요.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4개월 동안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일본과 중곡에서 오는 매년 대략 5만 명의 관광객이 호텔을 찾아왔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빙하호텔이 그린란드 텐트 투어처럼 불편하고 춥고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아주 좋은 기억이었다고 하면서 좋아하며, 야외 눈구덩이 속에서 잠을 자거나 눈싸움 등을 해보기 위해 몇 십만원의 돈을 낸다고 합니다.

 

[앵커]

지구온난화로 인해 얼음이나 눈을 보기가 힘들어지면서 이런 신기한 호텔이 인기를 얻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건물외관만 얼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겠지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이들은 호텔을 짓기 위해 꽁꽁 얼어붙은 강에서 박스형태로 도려낸 후 얼음조각가의 전문적인 손길로 얼음벽돌을 만든 다음 건물을 짓구요.

또 얼음으로 만들어진 높은 의자, 바의 스탠드, 얼음으로 만든 화려한 장식, 얼음 잔에 술을 따르는 얼음컵까지 비치해서 관광객들이 꼭 얼음나라에 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고 해요.

그런데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빙하호텔을 개장하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얼음이 유지될 만큼 춥지 않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개장을 포기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젠 겨울도 겨울답게 믿을 수 없는 계절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이렇게 겨울에도 충분히 기온이 내려가지 않자 다시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한 빙하호텔은 날씨에 상관없이 연중 내내 유지될 수 있는 빙하호텔을 기획했다고 하는데요. 바로 태양열을 이용해 추위를 유지하는 겁니다. 북극권 지역은 여름에는 해가 뜨는 백야 지역이다 보니 여름에는 태양열로 하루종일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구요. 이렇게 되다 보니 한 여름에 즐기는 백야와 빙하호텔의 케미는 더욱 만족스러운 상품이 됐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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