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RBC비율 심상치 않다”…금감원 CEO 긴급 소집

금융 입력 2022-04-22 10:47:14 수정 2022-04-22 14:13:42 최재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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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금리인상 속도에 RBC비율 경고음도

[서울경제TV=최재영기자] 금융감독원이 22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했다. 최근 금리 인상과 관련해 재무건전성 지표중 하나인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와 업계 애로·건의를 듣는 자리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자리는 최근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심상치 않다고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따라서  RBC비율과 관련한 심각한 대화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이날 이찬우 수석부원장 주재로 생명·손해보험사 CEO 간담회를 개최한다. 최근 기준 금리인상과 더불어 앞으로 금리인상 기조도 빨라지면서 보험사들의 RBC비율 방어도 비상이 걸리면서 마련된 자리다. 


RBC비율은 보험사들의 파산을 가정하고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지표다.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을 보는 이 비율은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도 쓰인다. 보험업계에서는 RBC비율을 100% 이상을 기준으로 본다. 반대로 금융감독원은 이보다 높은 150% 이상을 권고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험사 RBC비율은 246.2%다. 생보사는 254.4%, 손보사는 231.4%다. 2020년 말(생보사 297.2%, 손보사 233.9%)과 비교해서는 다소 감소했지만 충분한 방어율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그래프=금융감독원]

이같은 평가에도 금감원이 RBC비율을 두고 CEO들을 긴급 소집한 것은 앞으로 상황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RBC비율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은 금리 상승에 따른 직격탄이다. 가용자본인 매도가능자산평가가 감소로 돌아선 것이 주 원인이다. 현재 회계기준상 매도가능 자산은 시장가치로 보고 만기보유자산은 원가로 평가한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저금리 덕택을 봤다. 보유자산 중 채권을 매도가능 자산을 재분류했고 자본확충을 하지 않아도 장부상으로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렸다. 그러다, 최근 금리인상이 빨라진데 더해 금리 인상폭도 커지면서 되려 역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현재 금리인상 환경을 고려한다면 금감원 권고치 아래로 떨어질 보험사도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RBC비율 100% 아래로 떨어지면 금감원은 보험사에 개선, 권고, 명령 등의 조치를 내린다. 이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다. 


지난 13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을 지정 받은 MG손해보험이 대표적인 예다. MG손보 RBC비율은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88.3%다. 금융당국의 권고기준 1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업계 기준은 100% 아래다. 금융당국의 수차례 경영개선 요구에도 RBC비율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MG손보는 예금보험공사를 주축으로 한 공개매각을 포함한 정리절차에 들어갔다. MG손보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금융당국의 조치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가올 상황은 더 나쁘다. 내년 1월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는 보험부채를 시가평가로 적용한다. 더불어 IFRS17 맞춰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시행된다.  K-ICS는 기존 RBC비율보다 더 정교한 자본 계산을 요구한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현재 금감원이 요구하는 RBC비율 150%는 180~190%로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내년 보험사들은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이 대거 후순위채와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한 것도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내년 RBC비율 200%도 안심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00%를 밑도는 보험사는 한화생명(184.6%), 흥국생명(163.2%), KDB생명(168.9%), KB생명(186.5%), DB생명(157.7%), 한화손보(176.9%), 롯데손보(181.1%), 흥국손보(155.4%), MG손보(88.3%), KB손보(179.4%), 농협손보(196.5%), 코리안리(187.9%), 악사손보(169.7%), 뭔헨리손보(173.4) 등이다. 


이 때문에 이날 금감원과 보험사 CEO만남은 RBC비율 설정이 핵심 안건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후순위채와 영구채 발행 등 자본확충에도 힘겹다는 의견을 금융당국에 보여왔다. 


IFRS17는 이미 수년전부터 대비를 해왔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서 채권발행은 최근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 건전성 규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험사들은 보고 있다. /cjy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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