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지구 허파’ 잘린다…콩고 열대우림 파괴 위기

경제 입력 2022-08-29 19:32:34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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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상에 있는 숲은 인류에게 산소를 공급해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저지해주며 인류에게 수많은 물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또한 인류의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그러기에 작년 11월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26차 당사국총회에서 105개국이 합의한 산림협약이 체결된 것이지요. 그리고 협약에서 앞으로 10년간 콩고분지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대가로 국제사회는 약 6,500억원 상당의 관련 투자를 약속했는데요. 그런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콩고열대우림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기후변화 뿐 아니라 펜데믹을 겪으면서 도시 안에서 조차 녹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인식이 확산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림면적은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2020년 5월 7일 로마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연간 1,000만 헥타르가 다른 용도로 전환되는 등 세계 삼림 벌채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세계 산림 면적은 2010년 이후 매년 470만 헥타르씩 감소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산림 중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중요한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건데요.

 

미항공우주국은 작년 7월에 기후 및 인간의 영향으로 열대우림이 취약해진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세계 3대 열대우림 지역 중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은 기후 변화와 인간의 토지 이용으로, 아프리카의 콩고 열대우림은 주로 온난화 및 건조경향 등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아시아 열대우림은 주로 농업을 하기 이한 토지변경에서 사라진다는 겁니다.

 

미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의 사신 사치박사는 “열대우림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멸종 위기에 처한 서식지입니다. 기후 변화 탄광에 있는 카나리아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현재 열대우림은 매우 심각한데요.

 

열대우림의 다양한 생태계는 지구 생명체의 절반 이상이 서식하고 있고, 육지 식생에 있는 모든 탄소의 절반 이상을 포함하고 있지요. 그리고 열대우림은 이산화탄소를 “숨쉬고” 성장하면서 탄소를 저장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저지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와 열대우림이 급속히 사라지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강력한 우려를 발표하기도 했지요.

 

[앵커]

열대우림 중에서 가장 큰 곳이 아마존 열대우림인데 최근에 들어와 급속히 나무들이 사라지고 있다구요?

 

[반기성 센터장]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데요. 전 지구의 산소 20% 이상을 생산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마존 숲에서 지난해 1초당 나무 18그루가 사라졌다고 해요. 브라질 ‘마피비오마스 프로젝트’가 올해 7월 18일에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2021년 한 해 동안 브라질에서 총 1만6,557㎢(1만3,789㏊)의 숲이 사라졌는데 이 수치는 2020년보다 20% 증가한 것이지요.

 

위성분석에 의하면 2019~2021년 산림 파괴 지역의 97.8%가 농업·목축업을 위해 개간한 곳이었고 광업과 도시 확장도 산림 파괴의 원인이었는데요.

 

문제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올해 상반기에 파괴된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은 2016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였고 해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는 브라질 대통령인 보우소나루가 2019년 1월 취임한 이후 열대우림 파괴가 10년 전보다 75% 증가하면서 국가에서 열대우림 파괴를 부추긴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요.

 

그런데 세계 3대 열대우림을 제외한 호주의 열대우림도 기후변화로 인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가 올해 5월에 네이처에 실렸는데요. 미국 스미소니언 환경연구소 등 다국적 연구팀의 조사 결과 열대우림의 평균 고사율은 평균 두 배로 늘었으며, 결과적으로 나무의 수명이 반으로 줄었는데 종과 분포에 상관 없이 일어났다고 해요.

연구팀은 호주 북퀸즈랜드 열대우림의 고사율이 높아진 배경에는 지구온난화에 의해 발생한 대기 건조화 영향이라고 분석했는데요. 기온이 올라가면 나무에서 더 많은 수분을 빼내고 이로 인해 나무의 수분 스트레스가 증가해 고사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지요.

 

연구팀의 말리 교수는 “현재처럼 열대우림 고사율이 증가하면 열대우림은 머지않아 탄소 배출원이 되고 지구온난화를 2℃ 아래로 제한하기 어려워진다”고 경고했지요.

 

[앵커]

그런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3대 열대우림에 속하는 콩고 열대우림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했는데 무슨 일이 생긴건가요?

 

[반기성 센터장]

작년 26차 당사국총회에서 105개국 이상의 정상들은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멈추고 토양을 회복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산림·토지 이용에 관한 선언’(Declaration on Forest and Land Use)으로 산림과 토지를 복원하는 이 협약에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전 세계 삼림의 85%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동참했지요.

 

당시 콩고대통령도 콩고열대우림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고 약속했구요, 국제사회는 그 대가로 6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콩고 정부가 이 약속을 파기하고 열대우림 지역을 국제사회에 경매로 내놓았습니다. 약속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등이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말리기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제한하자 국제적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그러자 콩고는 열대우림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매장지를 외국에 팔아 돈을 벌겠다고 나선 것이지요.

 

당장 콩고공화국의 75% 정도인 600만 명이 빈곤층에 해당할 정도로 경제위기가 심각한데다가 주식량인 밀 수입을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의존해온 터라 기근이 극심해 진 것이 열대우림 보호에서 파괴로 방향을 바꾸게 된 것이지요.

 

부딤부 콩고 탄화수소부 장관이 환경 파괴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심각한 불안정과 기근 속에 사는 국민들에 대해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하면서 열대우림 경매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콩고 정부가 석유 매장지를 적극 개발하면 현재 콩고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인 연간 약 42조 원 규모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콩고정부는 열대우림 지역에 위치한 석유·가스 매장지들을 국제 경매에 부치기로 했는데요. 석유·가스 채굴이 실제 이뤄지면 열대우림 파괴 등 치명적인 환경 파괴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경매 대상 지역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비룽가 국립공원도 있습니다.

 

지구의 ‘탄소 저장고’로 불리는 이탄지(석탄의 한 종류인 이탄이 수천 년에 걸쳐 퇴적된 지역)도 경매 대상에 포함되었는데요. 이 이탄지는 전 세계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하는 탄소 양의 3년 치에 맞먹는 탄소를 축적하고 있다고 해요.

 

열대우림 파괴뿐 아니라 급속한 기후변화의 티핑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기후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 지역에서 석유 탐사가 일어난다면 전 세계 기후 재앙을 예상해야 할 것이고 우린 이를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콩고의 결정에 미국이나 유럽연합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들이 화석연료로 경제성장을 이루었는데 먹고 살 것이 없는 콩코정부의 결정을 현실적으로 반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생태계 보호와 석유·가스 부문 개혁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콩고 정부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요. 거대한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현실이 매우 우려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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