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모양성제 개선 목적' 여론조사 방식 허술 '신뢰성 의문'

전국 입력 2023-07-05 10:08:16 신홍관 기자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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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지 용역기관이 아닌 고창군이 읍면사무소에 배포

읍면사무소 방문한 군민만 설문받아…대상 극히 제한적

설문지 작성상황 묻자 郡관계자 "어떻게 진행됐는지 몰라"

고창 모양성제 관련 군민 설문지. 연구용역을 실시한 전주대산학협력단이 보관하고 있는 설문지를 촬영해 보내왔다. [사진=전주대산학협력단]

[고창=신홍관 기자] 전북 고창군이 모양성제 관련 본예산 삭감 후 추가경정예산에 재편성해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본보 6월14일자 보도)을 받는 가운데, 축제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가 허술하게 진행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고창군에 따르면 오는 10월 개최할 제50회 모양성제 관련 '시군대표 축제' 명목으로 군비 10억6,000만원과 도비 5,000만원 등 총 11억1,000만원에 대한 추경안을 군의회가 지난달 13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고창군은 이에 앞서 모양성제 행사의 문제점과 중장기 발전 및 개선방안을 마련키 위해 별도 예산 2,200만원을 들여 전주대산학협력단을 통해 용역을 실시했다.


해당 용역은 모양성제 전반적 분야별 진단과 당면 과제 발굴을 비롯, 단계별 추진방안 마련 등에 목적을 두고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개선방안에 대한 여론수렴을 위한 군민 설문도 병행했다.


이번 연구 용역은 민간단체인 모양성보존회에 보조금을 지급해 49회째 시행하던 것을 올해 50주년을 맞아 고창군이 직접 행사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점에서 명확성과 투명성이 뒷받침돼야 했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는 설문지 배포 방식도 그렇고, 설문 표본도 크게 부족해 군민 여론을 제대로 반영치 못한 것은 물론, 신뢰성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설문지 배포는 용역 기관이 아닌 고창군이 행정을 동원해 배포했다. 330명에게 설문지를 배포해 325부를 회수한 결과 대폭개선 78명(24%) 및 방향전환 142명(44%)을 요구하는 응답이 68%를 차지했다며 그 근거를 내세웠다. '현 상황 유지'도 105명(32%)이나 됐다. 고창군의 현재 인구는 5만2,000여 명이다.


특히 A4용지 3페이지 분량의 설문지를 고창군이 읍면사무소에 배포해 실시한 것도 그것이지만, 설문 응답자가 읍면사무소를 방문한 군민에게만 극히 제한된 점도 허점이다.

아울러 공개된 장소에서 설문에 응한 군민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작성했을지, 민원 처리를 위해 분주한 상황에서 군민의 생각이 명확히 표현됐을지도 의문이다.


아울러 '설문지 작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란 기자의 질문에 고창군 관광과 관계자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제대로 진행됐는지 모른다"고 답해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배포된 설문지의 회수 과정도 불명확하긴 마찬가지다. 고창군은 이번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배포에서 회수까지 2주간의 기간을 둔 것도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본보는 회수된 설문지의 신빙성을 검토하기 위해 열람을 요청했으나 여론조사를 실시한 전주대산학협력단은 설문지 묶음 사진만 보내왔고 고창군은 수일째 이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 또 전주대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가 일반적인 방식이냐'란 질문에 "그렇다"고 짤막한 답을 했다. 

이에 대해 한 군민은 "모양성보존회를 인위적으로 배제하면서 고창군이 직접 축제 행사를 운영하려는 의도는 받아들인다지만 허술한 용역에 신뢰성이 땅에 떨어진 것은 행정의 큰 착오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고창 모양성제는 조선 단종 원년(1453년) 왜침을 막기 위해 전라도민들이 유비무환 정신으로 축성한 자연식 성곽으로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한 모양성을 무대로 개최되는 축제다.


고창군은 당초 모양성제 행사 사업비를 군비 8억6,000만원과 도비 5,000만 원 등 총 9억1,000만 원의 민간행사사업보조금으로 편성했다가 반년도 지나지 않아 본예산의 사업비 전체를 삭감하고 2억 원을 늘려 명목을 바꿔 다시 편성했다.


민간단체인 모양성보존회에 보조금을 지급해 49회째 시행하던 것을 올해 50주년을 맞아 고창군이 직접 행사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조치다. 이러다 보니 모양성보존회가 추진해 오던 복원 사업에도 차질이 있으로 예상되고 있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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