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가 약 10배에 낙찰'…전남도 청사 '카페 운영권' 뭐길래

전국 입력 2023-09-14 09:16:32 신홍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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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노조 운영하다 중단, 일반에 첫 운영권

사회적기업·장애단체 등 '제한 입찰' 불구

"매점 시설 등 장애인 우선 조례무시" 논란

전남도 "수의계약 안해 서운한 반응인 듯"

최근 입찰을 통해 일반인이 운영하게 된 전남도 청사 매점 및 커피판매점. [사진=신홍관 기자]

[무안=신홍관 기자] 전남도 청사내 매점 운영권 입찰이 예정가보다 10배 가까운 가격에 낙찰되면서 소상공인과 장애인단체 등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라남도청사 커피 판매점 사용·수익허가 입찰공고’를 통해 이른바 ‘남악 쉼터’인 매점과 커피 판매점 운영자를 최근 각각 1곳씩 선정했다.


입찰 자격으로는 전남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에 따른 창업자,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 고용노동부 장관 공고 청년강소기업,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단체 등 요건에 해당되면서 커피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이 근무할 수 있는 개인이나 법인으로 내 걸었다.


이런 대상에 따라 매점은 8개 업체, 커피판매점은 10개 업체가 응찰해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 결과 커피판매점은 예상 가격(380여 만원 / 1년 사용료)의 10배에 가까운 3,300여 만원에 낙찰됐다. 매점은 예상 가격(3,400만 원)의 3배가 넘는 1억300여 만원에 낙찰됐다.


응찰 업체중 최고가를 써낸 곳이 각각 3년간 운영권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전남도 청사내 ‘남악쉼터’는 그동안 공무원노조가 운영해 오다 사무관리비 문제가 불거지면서 스스로 매점 운영권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반에 운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악쉼터 운영권이 입찰을 통해 일반에 돌아가자 장애인연대와 정의당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전라남도 공공시설 내의 매점 및 자동판매기 설치허가에 관한 조례’에 장애인복지법 제42조에 따라 공공시설에 매점을 설치 허가할 때에는 장애인이 우선해 허가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 내용이 규정돼 있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한 “전남도가 매점 운영에 개혁적 조치는 물론, 운영자 선정에 있어서도 원칙에 따라 정도를 걷기를 기대했지만, 이를 저버렸고, 시장 논리적이고 관료적인 행정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측은 “장애인 단체가 주장하는 장애인복지법 조례는 강제 조항이 아니고 일반에게 처음으로 운영권을 내주게 되는 것이어서 자격의 폭을 넓혔다”면서 “장애인 단체는 수의계약으로 운영하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서 서운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제한경쟁입찰 형식의 절차를 밟았지만 접근이 어려워 설명회 후 장애인 단체 대부분은 응찰을 포기한 사실도 확인됐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입찰에서 ‘제한경쟁입찰’이라는 형식을 밟았으나, 이 역시 형식적이고 안이한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현실적으로 열악한 조건에 있는 장애인 단체가 입찰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시장 경쟁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번 입찰에서 커피판매점에는 1곳이 응찰했고, 매점에 대해서는 사전 입찰 설명회에 4~5곳의 장애인 단체가 참석했지만 응찰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만큼 그림의 떡이 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도내 장애인 단체가 16곳이어서 수의계약할 수 없고 중앙부처도 제한적인 입찰을 통해 운영권을 내 줬기때문에 이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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