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폭탄 몰려온다…핵심은 ‘불완전판매’

금융 입력 2024-01-12 08:00:00 이연아 기자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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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 H지수 주가 연계 증권 ELS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현실화 됐습니다. 올해 첫 확인된 홍콩ELS 상품의 손실률은 절반 수준으로 확인됐는데요. 총 판매량이 20조 원 가까이 되는 상황이라, 홍콩발 시한폭탄이 몰려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자세한 상황 이연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금액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그동안 홍콩 H지수 주가 연계 증권 ELS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만 거론됐지만, 지난 8일 시작으로 올해 첫 손실률과 손실액 규모가 나오고 있습니다. 

2021년 처음으로 판매한 상품의 3년 만기가 도래하면서, 피해 금액이 하나씩 집계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확정된 손실금 규모 400억 원입니다. 판매사 4개 은행에서만 이달 말 기준 3,000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금융권에서 홍콩ELS 상품은 얼마나 팔린 겁니까?


[기자]

홍콩 ELS 판매는 2021년 국내 5개 은행과 7개 증권사에서 진행했습니다.


홍콩ELS 상품에서 판매 액수로는 증권보다 은행이 더 많았습니다.

금감원 집계 은행권이 판매 물량은 총 15조 9,000억 원인데, 이 가운데 절반은 KB국민은행이 판매했습니다. 신한은행 2조4,000억 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 원, 하나은행 2조 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 원 순입니다. 이 가운데, 최다 판매 KB국민은행의 지난 8일 만기 홍콩 H지수 ELS 상품 규모는 87억 원, 절반인 44억 원 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 삼성, KB, NH, 키움, 신한 증권에서 판매한 상품 물량은 은행권 판매 물량의 5분의 1수준 3조4,000억 원입니다. 이 중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공개한 손실률 살펴보면 원금 대비 손실률은 48~50% 수준으로 모두 비슷합니다.



[앵커]

원금 대비 손실률이 절반이라면 투자자의 손해가 정말 큽니다. 왜 이렇게 손실률이 높은 거죠?


[기자]

ELS는 개별 주식이나 주가 지수 움직임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금융 상품입니다. 주가나 지수가 올라가거나 떨어져도, 미리 정한 구간 안에서만 움직이면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합니다.

문제는 미리 정한 구간보다 내려갈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고위험 고난도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ELS 상품 구성을 살펴보면, 기초 자산의 경우 S&P500, 유로스톡스50, 니케이225, 코스피200, 홍콩H처럼 각 나라 지수를 구성할 수도 있고, 개별 주식 종목으로 구성하거나 기초 자산과 개별 주식 종목을 합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홍콩H지수 2021년 판매 당시 1만~1만2,000포인트를 기록하며 고점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반 토막이 난 겁니다. 홍콩H지수에 편입된 상품의 손실률도 커지고 있는 겁니다.


시장에서는 홍콩ELS발 폭탄이 이제 시작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ELS는 3년 만기 기간 동안 6번의 조기 상환 기회가 있는데, 조기 상환 실패 등의 영향으로 총 판매량 19조 원 중 80% 가까인 15조 원이 올해 만기 예정입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20.4%, 2분기 32.3%로 몰려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현재 금융 당국이 ELS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죠?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감원의 현장 검사는, 오는 2~3월 안에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결과를 발표할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현장 검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은행권 최대 판매사 국민은행과 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부터 총 판매사 12곳에 대해 순차적 현장 검사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금융 당국 조사의 핵심은 불완전 판매 여부입니다. 판매자가 수익과 손실 관련 내용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했느냐 인데.

현재까지 접수된 민원 중에는, 위험한 투자 즉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하고 상품에 가입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금감원이 집계한 투자자 연령 중에는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의 계좌 수는 전체 21.6%, 5조 원 규모입니다.


또, 파생 결합 증권 투자 경험이 없고, 이번 홍콩H지수 ELS 상품 투자가 처음인 투자자는 8.6%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최초 투자자와 고령 투자자가 불완전 판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 검사를 통해 불완전 판매나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는 입장입니다.

자기책임투자원칙이 기본이지만, 과거 DLF나 사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겪은 판매사들이 여전히 면피성으로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에 소홀했다면 책임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이연아 기자와 홍콩 ELS 관련해 상황을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yalee@sedaily.com



[영상편집: 유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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