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단거리 한계 넘을 수 있을까…장거리·맞춤형 전략 시험대에
경제·산업
입력 2025-07-26 08:00:04
수정 2025-07-26 08:00:04
오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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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북미로 노선 넓힌 티웨이…4년차 장거리 노선 ‘절반의 성과'
고객 경험이 관건…LCC, 맞춤형 서비스로 승부수
단거리 수익 한계 뚜렷…장거리 확대, 수익 구조 해법 될까
실적 반등은 아직…증권가 “2026~2027년 흑자 가능성”

[서울경제TV=오동건 인턴기자]
저비용항공사(LCC)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단거리 노선 위주의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장거리 노선 확대와 서비스 차별화로 생존을 위한 클리크를 조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티웨이항공은 유럽과 북미를 잇는 장거리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기내식 도입 및 고급화, 장애인 지원 서비스 등 고객 경험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LCC업계의 변신은 높은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문제 해결, 잇따른 사고로 인한 'LCC 포비아'에 대응해 신뢰 회복을 병행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해로 4년째, "합격 수준"의 LCC의 장거리 도전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12일부터 캐나다 밴쿠버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창사 이래 첫 북미 노선에 진출했다.
티웨이는 앞서 지난 2022년 인천–시드니 노선을 시작으로 장거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는 자그레브,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에 5개 노선까지 확대하며 장거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LCC의 장거리 진출은 올해로 4년째를 맞는다. 일각에선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시드니 노선에서 2년간 총 21만5000여명을 수송했고, 탑승률은 평균 90%에 달한다. 이는 자사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제주항공 역시 지난해 말 인천–발리 노선에 신규 진입해 약 4만8000명을 수송했다. 특히 제주항공의 진입으로, 기존 대형항공사들이 독점하던 인천–발리 노선의 전체 여객 수는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중장거리 노선에서의 LCC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뚜렷하다. 이달 기준 인천–발리 왕복 항공권은 제주항공이 70만 원대 중반, 대한항공은 106만 원 수준으로 약 30% 차이가 난다.
LCC들이 장거리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단거리 중심의 경쟁 구도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도 자리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는 "연간 2900만명에 달하는 해외 출국자중 70% 이상이 단거리 수요에 집중돼 있어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 확보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장거리 노선으로의 전략 전환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 LCC의 장거리 시대, 과제는 ‘신뢰’와 ‘고객 경험’
LCC는 장거리 운항을 시작한뒤로 서비스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항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가격 외의 가치’를 고민하는 고객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거리와 달리 장거리 고객은 비행시간이 길고 피로도가 높은 만큼, 가격뿐 아니라 기내 서비스 만족도와 차별화된 경험까지 고려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LCC 업계는 단순한 운임 할인 경쟁을 넘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지난 여름부터 청각장애인 등 의사소통이 어려운 승객을 위한 기내 의사소통 카드(AAC)를 도입했다. 장거리 노선 확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
도입된 기내 의사소통 카드는 비행 중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요청, 비상 상황 안내 등 24개 항목을 그림으로 구성했다. 청각장애인은 물론 외국인, 노약자 등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노선에서는 채식 기내식이나 할랄 식사도 시범적으로 제공 중이다.
이 교수는 “이제는 단순히 싼 가격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렵다”며 “장거리 노선의 수요가 안정되면 기내식, 좌석, 서비스 구성 등에서도 본격적인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장거리 전략 효과는?…티웨이, 흑자 전환은 2026 이후 전망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LCC업계의 장거리 노선 도입과 서비스 확대가 수익성으로 연결될지 여부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55억 원의 적자를 냈다. 2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는 약 500억 원 수준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 약 700억 원의 적자가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는 중장거리 노선 확대와 서비스 다변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리스비용 증가, 환율 부담 등으로 흑자 전환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증권업계는 3분기부터 여름 휴가 시즌과 유럽 및 동남아 등 주요 노선의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티웨이가 반등할 가능성을 점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티웨이가 내년(2026년)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약 580억 원의 영업이익, 2027년에는 1200억 원 이상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예측이다. /oh199820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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