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순천의 코스트코 카드, 지역 균형발전 해답 될까
경제·산업
입력 2025-10-22 08:00:04
수정 2025-10-22 08:00:04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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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첫 코스트코, 순천이 품을까
반복된 무산에…달라진 지자체 태도
코스트코, 지역 균형발전 실험대 되나

[서울경제TV=김민영 인턴기자] 2013년부터 광주·전주·여수 등을 중심으로 무산돼왔던 코스트코의 전라도 진출이 순천을 중심으로 다시 추진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순천 해룡면 일대 산업복합단지’ 부지에 전라도의 첫 코스트코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순천시는 지난달 코스트코코리아와 정식 투자협약(MOU)을 체결하며 2027년 하반기 개점을 목표로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부지 면적은 약 3만㎡, 주차공간 1000면 규모로 알려졌으며, 완공 시 전라남도 최초의 회원제 창고형 매장이 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광주와 전주는 이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망이 자리잡고 있어 신규 진입이 쉽지 않았다”며 “반면 순천은 인구 28만 규모지만 광양, 여수까지 80만 명 이상이 생활권을 공유하는 ‘전남 동부권 핵심 도시’로 입점 효용이 높다”고 설명했다.

◇ 전주·광주는 막혔지만… 순천, 지역 균형발전 실험대에
코스트코의 전라도 진출 논의는 2010년대 초부터 있었다. 하지만 당시 전주와 광주는 ‘골목상권 붕괴’ 논란으로 시민단체와 소상공인연합회의 강한 반발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2016년 전주 효자지구 입점 계획은 전통시장 상인들의 집회로 백지화됐고, 광주는 부지 선정 갈등과 교통난 우려로 협상이 결렬됐다.
10여 년 전과 달리, 순천은 갈등보다 상생에 방점을 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순천시는 ‘글로벌 유통허브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코스트코 유치를 지역 균형발전 전략의 일부로 추진하고 있다.
순천시청 관계자는 “수도권에 집중된 유통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지역경제 균형발전의 과제”라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대, 물류 효율화까지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도시 브랜드를 앞세운 순천시가 관광·소비형 도시로 재편되고 있는 점도 균형발전 전략에 힘을 보탰다. 순천만국가정원, KTX 개통, 광양항 배후산업단지 확충 등 교통 접근성이 개선되며, 순천은 동부권 경제권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 균형발전의 신호탄 될까…“코스트코 이후를 봐야”
이에 인근 광양·여수 시민들도 ‘드디어 가까운 곳에서 코스트코를 이용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단순한 유통업체 입점이 아닌 ‘지방 도시의 선택 실험’으로 보고 있다.
한국유통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대형 유통의 진입은 분명한 위협인 동시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와 상생협력 모델이 정착된다면 순천은 지방 균형발전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지자체의 결단과 시민사회의 협력이 맞물려 만들어낸 이번 코스트코 순천점 프로젝트는 지역의 성장을 도모하는 시험대가 된 셈"이라고 밝혔다.
◇ 반복된 무산 속 달라진 접근…‘상생형 균형발전’ 실험
지역 상권의 반대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스트코 입점 소식이 전해지자 순천 중앙동과 풍덕동 상권을 중심으로 지역 상인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순천상인연합회는 “외국계 대형 유통사는 결국 지역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몰 수 있다”며 입점 철회를 요구했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대립 구도로만 진행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순천시는 코스트코 유치와 동시에 ‘지역 동반 상생협약’을 추진하며, 지역 상권을 포용하는 균형발전형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협약안에는 코스트코 내 지역 중소기업 전용관 설치, 지역 농축수산물 직납 프로그램 운영, 전통시장과 주차장 공동 이용 협약 등이 포함됐다.
순천시 관계자는 "‘전남형 상생기금’을 조성해 대형마트 인근 상권의 환경개선, 디지털 전환 지원, 상인 교육 등을 병행할 계획"이라며, "대형 유통 진입을 막기보다는 지역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여 상생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균형발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melissa688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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