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단계별 치료…보청기·인공와우에서 하이브리드 임플란트까지
건강·생활
입력 2025-12-26 13:54:00
수정 2025-12-26 13:54:00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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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소리가 멀리서 울리는 것 같아요.” “대화가 잘 안 들려 자꾸 되묻게 돼요.”
이런 변화는 단순한 노화 현상일 수도 있지만, 치료가 필요한 난청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난청이 생각보다 흔하며, 조기 진단과 단계별 치료만으로도 청력을 회복하고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청력 손실, 방치하면 치매까지 위협
귀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기관이 아니라, 뇌와 연결된 복잡한 청각 네트워크의 시작점이다. 달팽이관 안의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청력 손실이 발생한다. 문제는 난청을 방치하면 뇌가 ‘소리 해석 능력’을 잃는다는 점이다. 즉, 귀의 문제가 단순히 청력 저하로 끝나지 않고 인지 기능 저하, 우울감, 사회적 고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영명 면목소리의원 원장은 “난청은 노화의 일부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제때 치료하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며 “특히 노년층의 경우 청력 저하가 치매 발병 위험을 3~5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도~중등도 난청, 맞춤형 보청기부터 시작
난청의 정도는 청력 손실 수치(dBHL)에 따라 구분된다. 경도 난청(26~40dBHL)은 작은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수준이고, 중등도 난청(41~70dBHL) 대화 이해가 어렵고, 소리를 되묻는 빈도 증가하는 수준이다. 고도 난청(70dBHL 이상)은 큰 소리조차 분간이 힘든 상태다.
경도·중등도 난청의 경우, 보청기 착용이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보청기는 단순히 소리를 크게 해주는 기기가 아니라, 주파수별 손실 정도를 분석해 필요한 영역의 소리만 정밀하게 증폭시킨다.
전 원장은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너무 시끄럽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일정 기간 적응훈련을 하면 뇌가 소리를 자연스럽게 해석하기 시작한다”며 “맞춤형 조율을 통해 생활 대화, 음악 감상, 전화 통화 등 대부분의 일상 청취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청기의 음질이 갑자기 탁해지거나, 대화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보청기 고장보다 청력 변화를 의심해야 한다. 정기적인 청력 검사를 통해 주파수별 손실 정도를 재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도 난청 이상, 인공와우 수술로 청력 복원
보청기로도 소리 증폭이 충분하지 않은 고도 이상 난청의 경우에는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인공와우는 손상된 달팽이관을 대신해 외부에서 들어온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고, 이 신호를 청신경에 직접 전달하는 장치다.
전영명 원장은 “인공와우 수술은 이미 기능이 상실된 청각세포를 우회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고도난청 환자에게는 거의 유일한 청력 회복 수단이 된다”며 “최근에는 소형화·디지털화된 기기로 외관상 부담이 적고, 수술 후 청각재활치료를 통해 일반 대화는 물론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에는 개인의 청신경 반응에 따라 주파수를 조절하는 세부 피팅(fitting) 과정과 언어 재활훈련이 필수다. 이를 통해 소리 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을 되살리고, 듣기·말하기 능력을 함께 개선한다.
◇부분난청엔 ‘하이브리드 임플란트’가 대안
고주파수 영역에서 급격하게 청력이 떨어지는 부분난청 환자들은 청력 보존 치료법으로 하이브리드 임플란트(EAS)가 효과적이다. 하이브리드 임플란트(EAS)는 인공와우의 전기 자극 기능과 보청기의 음향 증폭 기능을 결합한 장치로, 기존 인공와우보다 정상 청력이 남아 있는 주파수대(저주파 영역)를 보존하면서 손상된 고주파 영역만 전기적으로 보완한다.
전 원장은 “보청기를 착용해도 고주파 소리 인지가 어렵고, 인공와우로는 남은 청력을 잃을 우려가 있는 부분난청 환자에게 하이브리드 임플란트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특히 선천성 난청 환자 중 한쪽 귀에 인공와우를 이미 이식했고, 반대편에 청력이 일부 남아 보청기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하이브리드 임플란트로 양쪽의 청력 균형을 맞추고 청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하이브리드 임플란트는 소리의 자연스러움과 언어 이해도를 동시에 개선하는 장점이 있어, 최근 국내외에서 청력 보존 중심의 난청 치료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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