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피해자 인권회복 앞장 선 '故 이금주 회장' 추모음악극 개최

[서울경제TV 광주⋅전남=나윤상 기자] 평생을 일제 피해자 인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의 삶과 투혼이 음악극으로 펼쳐진다.

11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오는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 위치한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강당에서 이금주 회장 4주기 추모제를 맞아 추모 음악극 '어디에도 없는 나라'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전문 음악단체인 '라르브르 앙상블'이 이 회장의 생애와 정신을 예술로 되살린다는 의미를 좇아 기획했다,

고 이금주 회장은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일본 해군 군속으로 남편 김도민씨가 끌려가면서 신혼의 꿈이 무너졌고 끌려간 남편이 남태평양 타라와 섬 비행장 활주로 공사를 하던 중 1년 만에 일본군에 의해 미군 총알받이가 되어 사망했다.

이런 연유로 이 회장은 대일 과거청산 운동의 핵심인물로 활동했고 지난 1988년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를 결성했다. 

이 회장은 직접 피해자들을 찾아 그들의 아픔을 기록하고 1992년 일본정부를 상대로 도쿄지방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우키시마호 폭침사건 소송, 관부재판, 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등 일본에서만 7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소송은 모두 17차례 기각당하는 쓴맛을 봐야했다. 이런 실패는 오히려 한국정부에서 외면할 수 없게 된 계기를 만들어 2004년 '강제동원 특별법'을 제정하게 했고 '진상규명위원회'를 빌족시키는 계기가 됐다.

결국 일본에서 패소했던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사건이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이 회장의 포기하지 않은 끈질기 투쟁은 강제동원 문제의 판을 바꾸는 역사적 기록으로 남게됐다.

이번에 추모음악극을 맡은 2011년 창단된 라르브르 앙상블은 최근 우리사회의 아픈 역사와 중심 인물들을 예술적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해 왔다. 지난해에도 일본 도쿄 미쓰비시 본사 앞에서 거리공연을 하고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연주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수연 라르부르 앙상블 단장은 "이번 추모 음악극은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한 여성의 끈질긴 투쟁과 그 과정 속에 남긴 기록이 어떻게 역사적 진실을 지켜내고 후대의 승리로 이어졌는지 예술로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문의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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