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부동산] 30대 집 사야 하나? “오르니까” VS “절대 안돼”
[앵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30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돈을 마련)이 안타깝다”는 발언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토부 장관님께 드리는 글”이란 게시글을 올린 30대 가장이 지금의 청약제도로는 30대의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국토부 장관의 영끌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30대들의 내 집 마련.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연 지금이 적기일까요. SNS에서 인기 있는 두 분 모셨습니다. 김종갑 닥터아파트 전문위원과 놀라운부동산(놀부) 정형근 대표 전화연결 했습니다.
일단 30대, 지금이라도 집 사야 합니까. 평소 상승론을 주장하고 계시죠. 놀부님 말씀해주시죠.
[놀라운 부동산]
사실 개인적으로 내 집 마련을, 사는 타이밍을 계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보고요.
이미 지난 몇 년간의 과정을 보시면 기다렸다가 더 비싸지기만 했고 헬리오시티 입주 때 공급량이 많아 폭락이 온다고 하는 의견이 많았자나요. 그런데 현재 전세가가 예전의 매매가를 이미 넘어 선 상황이거든요. 2018년 분양 후 입주 중인 아파트를 보면 분양가보다 전세가가 더 비싼 상황이구요.
내 집을 사려는 이유가 본인의 주거 안정을 통해 심리적 경제적 안정을 위해 하는 것인데, 단순히 몇 가지 예상으로 이것을 싸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다리는 것 보다는 가능할 때 취해서 안정화를 하는 것이 “내집마련”이라는 단어와 취지에 맞다고 보고요.
현재 규제로 인해 시장의 구조 자체가 매물이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 이고 반대로 유동성 장세에 저금리 기조까지 있다 보니까 아파트 가격이 저렴할래야 할 수가 없죠.
사실 걱정하시는 부분이 일부 아파트는 원래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 구간이라는 판단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모든 아파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아파트가 더 많거든요. 저는 가능하다면 미래에 오지도 않은 하락에 배팅하는 도박보다는 지금 내가 마음 편한 내 집을 마련하고 장기로 거주하는 전략을 세우시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김종갑 위원님은 어떤 의견이십니까. 조금 다른 의견일 것 같은데요.
[김종갑 전문위원]
앞으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냐 아니면 떨어지느냐의 문제는 부동산 시세와 사이클, 대중심리, 정부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총체적으로 분석하여 판단해야 정확성을 높일 수 있겠지요.
결론부터 말씀을 드린다면 기다려야 합니다.
과거에 집값이 폭등한 이후에는 정부의 종합대책이 어김없이 나왔는데 박근혜 정부의 2016년 8·31대책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2017년 8·2대책 2018년 9·13대책 2019년 12·16대책, 2020년 6·17과 7·10대책까지 무려 5년간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매년 대책이 나올 때마다 크게 오르던 아파트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는데 그것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대책이 나오다 보니까 주로 겨울과 봄에 걸쳐 집값이 떨어지다가 봄과 여름을 거치면서 폭등하는 양상이 반복되어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달간 한국감정원과 KB리브온, 부동산114 시세 흐름을 보면 아파트값 상승률이 점점 줄어들다가 강보합권까지 머물고 있는데 이 추세라면 이번에도 어김없이 초겨울과 봄에 가격이 하락 반전할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즉 지금은 집값 하락신호의 강력한 신호라고 할 수 있는 거래량 급감과 주간 아파트 하락추세를 고려할 때 추석을 전후로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 유력하므로 기다리는 것이 맞습니다.
특히 실거래가보다 10%이상 높은 호가매물이 나와 있고 매물도 적은 수준이라서 자칫 상투매물로 마음 고생을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네. 두 분 의견이 조금 엇갈리고 있죠. 그렇다면 목돈이 부족한 30대라면 어떡해야 할까요. 아마 대부분 30대가 이럴 텐데요. 그래도 집을 사겠다하는 분들. 어느 지역을 노려보는 게 좋겠습니까. 비싼 서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이 나을까요. 놀부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놀라운 부동산]
서울이던 수도권이건 관계없다고 보고요. 본인 자금으로 가능한 지역 중에 대중적인 가치와 개인의 니즈를 접목해서 가장 우수한 쪽을 선택하는게 좋습니다. 지금은 규제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단기적인 수익을 목적으로 주택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리스크도 크구요.
개인적으로는 주택관련해서 내집 마련은 찬성이지만 단순히 투자라면 현시점에서 주택보다는 비주택이 더 낫다고 봅니다.
[앵커]
김종갑 위원님은 어떠십니까. 당장 집은 안사도 된다고 하셨는데요. 그래도 지금 꼭 집을 사야겠다는 30대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세요.
[김종갑 전문위원]
우선 2030 젊은 세대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부부 맞벌이로 고액연봉자가 많으며 친구와 회사 모임이 활발한 나이에 부동산 상승이 이슈가 되다보니 영끌을 해서라도 아파트를 잡고자 합니다.
정부정책이 나올수록 집값은 계속 오르고 청약으로는 당첨가능성이 낮은데다가 무한대의 양적완화와 저금리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패닉바잉 즉 공황매수가 늘어난 것입니다.
서울 아파트 값이 2013년 바닥을 찍고 7년째 올랐으며 현 정부 들어와서도 KB시세 기준으로 52%이상 상승하였습니다. 현재 상승폭은 꺾였지만 지금도 오르는 중인데 이처럼 장기간 상승하다보니 아파트를 사면 불패라는 강력한 믿음이 2030 젊은층에 확산이 된 것이지요.
부동산만이 아니라 모든 재화는 한계치 이상으로 오를 때가 가장 위험하고 지나치게 가격이 내려갔을 때가 안전한 상황인데 지금 무리하게 내집마련을 하는 것은 2003년, 2010년처럼 대세하락으로 접어들었을 때 엄청난 자산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으니 매수에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집값이 크게 오른 서울중심과 1·2기신도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상승폭이 서울의 절반이하에 머물고 있는 경기도나 인천 중저가 아파트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니까 자본금에 무리가 없다면 중저가 아파트 중심의 장기보유 실거주 내집마련은 무난하다고 봅니다.
[앵커]
정부는 지난달 공급대책에서 수도권에 공공분양 13만2,000가구를 추가해 총 2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두 분 어떻게 보세요. 30대들 공공분양을 노리는 게 나을지 민간분양이 나을지요. 놀부님 먼저 말씀해 주시죠.
[놀라운 부동산]
자금이 충분히 있는데도 분양을 노리시는 건 맞지 않다고 보고요. 사실 계획 중에 얼마나 실현이 되고 또한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확실히 알 수도 없는 부분입니다.
또 최근 경쟁률 보시면 더 치열해지고 당첨가점도 높아졌어요. 30대가 분양을 노린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모험이 될 수 있다라는 거죠.
저는 공공이던 민간이던 분양을 노리는 것 보다는 눈높이를 좀 낮춰 구축 아파트나 재개발 쪽에 진입하는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 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김종갑 위원님 어떻게 보십니까.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을 약속했는데요. 믿고 기다리는 게 나을까요.
[김종갑 전문위원]
공급이 많으면 그 기대감으로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만 냉정하게 1인가구 비율이 많은데다가 주택보급률이 100이 넘는 상황이므로 무조건 공급이 부족하여 집값이 올랐다기 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비효율적인 면이 많았고 투기세력과 다주택자의 주택쏠림 현상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당첨 가능성이 적다고 하더라도 이번 정책에서 강조한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가점이 낮더라도 왠만한 지역에 릴레이식 청약을 하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지금은 기다리는 것이 맞지만 막연하게 몇 년 후에 내집마련을 하겠다는 계획보다는 1차적으로 정부정책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이 되면서 부동산 비수기라 할 수 있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5월 흐름을 보다가 중저가 아파트를 매수하거나 2차적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계속 관망하면서 상승 반전하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저점에 매수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앵커]
정부가 주택시장에 고강도 규제를 계속 내놓고 있죠. 집값 잡기에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는 모습인데요. 결국 집값 잡힐까요. 아니면 오를까요. 놀부님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놀라운 부동산]
이미 23번째까지 어떻게 되었는지 잘 보셨잖아요. 차후에 집값 조정은 반드시 오긴할텐데 그것은 고강도 규제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공급이 만들어 낼 거라고 봅니다.
따라서 집값안정을 위해서라면 현재의 공급 계획을 차질없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당장 어렵죠. 아무래도 총동원이라는 단어는 즉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한시적 거래세 인하로 기존에 팔지 못하는 물량을 내놓게 하는 게 제일 빠를 것 같습니다
[앵커]
김종갑 위원님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종갑 전문위원]
문재인 정부 집권이 4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각종 규제에도 집값이 하락하기는커녕 쉴새 없이 폭등하였습니다.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경실련과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부동산을 잡으려는 의지가 없이 방관했기 때문에 집값이 폭등했다고 판단합니다.
단기적으로 본다면 앞에서 말씀드린 2016년~2020년 5번의 반복 패턴을 볼 때 늦가을~내년 봄까지는 집값이 내려갈 확률이 높으니까 관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해마다 하반기 때 집값이 크게 뛰었는데 정말 집값 잡을 의지가 있다면 올 겨울 하락장에 강력한 추가대책으로 집값하락 굳히기 전략을 펼칠 것이며 의지가 부족하여 또 방관한다면 내년 하반기에 부동산 폭등이 재현될 것입니다.
만일 계속 떨어진다면 관망하면서 저점에 매수해도 되지만 2021년 초에 하락하다가 다시 반등한다면 자신의 역량에 맞게 중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내집마련을 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김현미 장관께서 30대 영끌에 가슴이 아프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과거에 52%나 집값을 폭등시킨 장관의 입에서 나온 말씀이라 온갖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앞으로는 강력한 대책과 의지를 앞세워 집값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결과적으로 내년이 되면 집값이 하락할텐데 그것을 참지 못하고 영끌하여 안타깝다는 장관의 말씀이 공감을 얻을지 집값이 오히려 더 올라서 비난이 거세질지 두고 볼 일입니다.
[앵커]
네. ‘30대 영끌’ 발언으로 시작된 30대 내 집 마련 문제. 오늘 상반된 의견을 가진 두 분 모셔서 얘기 들어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sjung@sed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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