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앤코그룹, 계열사 간 분주한 자금 돌리기…종착지는?
금융·증권
입력 2025-07-24 11:23:54
수정 2025-07-24 13:53:00
권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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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홀딩스에서 셀론텍까지…현란한 머니 무브
이브이첨단, 수차례 정정 거치며 400억대 주주 대상 유증 추진 중
타 계열사 자금 조달도 줄줄이 지연
실사주 활동 비상장사로 향하는 계열사 자금

[서울경제TV=권용희기자] 로아앤코(옛 에스엘에너지) 그룹 계열사 간에 복잡한 ‘자금 돌리기’가 전개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향하는 곳은 실사주인 온성준 회장이 활동 중인 비상장 업체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인 이브이첨단소재가 대규모 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자금 지원에 나서려 하고 있다.
◇이브이, 연거푸 지연되는 유증…'중점 심사' 대상
24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브이첨단소재가 추진 중인 414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증 일정이 최근 또다시 미뤄졌다. 최초 납입 예정일은 지난달이었지만, 오는 9월로 변경된 상태.
회사는 지난 4월부터 3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이는 이브이첨단소재 유증이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일반주주 권익 훼손 우려, 재무위험 과다 등에 해당하면 '중점 심사 유상증자'로 선정하고 집중 심사에 나선다.
이브이첨단소재 대주주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이하 넥스턴바이오)는 이번 유증에 보유 현금 또는 차입 등을 통해 약 72억원을 넣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 중 절반 가량은 로아홀딩스컴퍼니로부터 나올 전망이다.
넥스턴바이오는 지난 4월 로아앤코(현재 상장폐지)를 대상으로 15억원 규모 유증과 20억원 규모 CB 발행을 예고했다. 최초 납입 예정일은 5월이었지만 모두 오는 8월 29일로 변경됐다. 넥스턴바이오는 이를 타법인 증권 취득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로아앤코 역시 4월 말 로아홀딩스컴퍼니를 대상으로 29억원 규모 유증을 예고했다. 최초 납입 예정일은 5월이었지만 오는 8월 28일로 미뤄졌다. 이브이첨단소재 유증이 지연되는 과정서 계열사의 자금 조달 일정까지 미뤄지고 있는 것.
로아앤코는 2022년 누계벌점 15점 이상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됐다. 당시 회사는 공시 불이행 9건으로 38점의 벌점과 1억5200만원의 공시위반 제재금을 부과받았고, 누계벌점은 45점에 달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말 상장폐지됐다.

◇로아그룹, 이브이 일반주주 손 빌려 비상장사에 투자
이런 가운데 로아 그룹이 이브이첨단소재 일반주주의 손을 빌려 계열사 확장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브이첨단소재는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100억원 가량을 에쓰씨엔지니어링 전환사채(CB) 취득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로아 그룹 측은 지난해 말부터 에쓰씨엔지니어링을 계열사에 편입시키기 위한 준비를 이어왔다. 지난해 11월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총 400억원 규모 CB 발행을 예고했다. 대상자는 이브이첨단소재(250억원), 로아홀딩스컴퍼니 측 조합(150억원)이다. 이브이첨단소재 등은 지난 4월에 돈을 넣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납입 예정일은 오는 8월 말로 변경됐다.
이브이첨단소재 유증이 완료된다면, 해당 자금에 더해 로아홀딩스컴퍼니 돈이 에쓰씨엔지니어링으로 흘러가는 셈. 이브이첨단소재는 최근 질권 실행으로 16일 기준 에쓰씨엔지니어링 414만여주를 확보하며 대주주가 됐다.
에쓰씨엔지니어링으로 흘러간 자금은 온 회장이 활동 중인 비상장 업체로 향할 전망이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250억원 규모 CB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셀론텍이라는 법인 지분 취득에 사용하겠다고 예고했다. 로아홀딩스컴퍼니→로아앤코→넥스턴바이오→이브이첨단소재→에쓰씨엔지니어링→셀론텍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셀론텍은 지난 2021년 세원이앤씨(현재 거래정지)로부터 분할 신설됐다. 지난해 말 기준 에쓰씨엔지니어링이 지분 100%를 보유 중으로, 온 회장은 올해 1월 이 법인 이사에 올랐다. 이 업체는 4건의 소송이 진행 중으로, 판결 결과에 따라 재무 구조 개선이 지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로아홀딩스컴퍼니는 1년여 전 설립된 신설법인으로, 로아앤코를 비롯해 스튜디오산타클로스(현재 상장폐지 심사 중), 넥스턴바이오, 미래산업, 이브이첨단소재, 다이나믹디자인, 에쓰씨엔지니어링 등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온 회장의 배우자인 이지수 씨가 이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1분기 말 기준)하고 있다.
로아 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증은 경쟁력 강화 및 투자회사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필수 조치"라며 "확보 재원은 관계법인 간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적 투자와 지배구조 효율성 제고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ongh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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