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6개월 시간 번 근로시간 단축…업종별 희비 엇갈려

경제·산업 입력 2018-06-27 15:33:00 수정 2018-06-27 15:33:00 정창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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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시행이 이번 주 일요일부터 6개월 계도기간에 들어갑니다. 먼저 근로단축을 적용받는 300인 이상 사업장은 근로시간을 줄여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해도 처벌을 유예하겠단 겁니다. 산업계 준비상황은 어떤지 정창신기자가 노무 담당자들을 만나봤습니다. 정 기자,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당장 시행에 무리가 있는 겁니까. [기자] 산업계는 대체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는 모습이지만 일부 업종에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로시간 단축 설명회를 열었는데요. 완성차, 부품업체들은 대체적으로 준비 상황이 양호했습니다. 일례로 자동차부품업체인 A사는 추가 인력채용 없이 주 40시간 가량 근로시간을 맞췄습니다.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라인에 부품을 더 올려 일과 중에 더 집중해서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설명입니다. 추가 근로를 하더라도 주 52시간 이내로 일하게 된다는 겁니다. 반면 섬유산업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채용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채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26일) 김동연 부총리가 경제현안 간담회에서 불가피한 경우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어떤 상황이면 연장근로가 가능하단 겁니까. [기자] 김 부총리는 ICT 업종이 서버 다운이나 해킹 등 긴급 장애 대응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특별연장근로가 뭐냐면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아서 근로시간 상한을 초과해서 근무시킬 수 있는 제도입니다. [앵커] ICT업계는 한숨 돌리게 됐군요. 그럼 섬유산업계 처럼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업종들은 어떻게 하나요. 정 기자가 업계 관계자를 만나봤죠. [기자] 네. 업계 관계자의 얘길 들어보니 섬유산업은 3D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3D업종이라 구인 자체가 힘들다”면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사람을 더 뽑아서 납기를 맞춰야 하는데 현재로선 답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례업종으로 지정해줘야 하는거 아니냐”는 얘기도 했는데요. 특례업종으로 지정되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게 되거든요. 기존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제한 없이 늦게까지 일할 수 있단 뜻입니다. 5~50인 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오는 2021년 7월부터입니다. [앵커] 섬유업종 외에 건설업종이나 화학업종의 상황은 어떤가요. 건설업의 경우 근로시간이 줄면 공사 기간을 맞추기 어려울 꺼 같은데요. [기자] 네. 건설업계의 꾸준한 요구가 바로 그겁니다. 건설현장을 가보면 젊은 층을 찾아보기 힘든데요. 근로 환경이 열악한데다 공기를 맞추려면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공사 기간이 연장되고 공사비가 더 들어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정유·화학업종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이들 업종은 대부분 휴일없이 공장이 돌아가고 2~3년에 한번씩 시설을 전면 중단하고 한 달 가량 대규모 정비·보수작업을 벌입니다. 이때 집중적으로 초과 근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이 큰 상황입니다. [앵커] 섬유업계에서 특례 업종 지정 요구가 있는데요. 기존에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이 26개에서 5개로 대폭 줄어들죠. 어떤 업종인가요. [기자] 일단 특례 존치업종은 5개입니다. 육상운송업(노선여객자동차운송사업 제외),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 보건업 등이고요.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는 건 보관 및 창고업, 자동차 및 부품 판매업, 금융업, 숙박업, 방송업 등 21개 업종입니다. 이들 특례 제외 업종은 내년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한해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합니다. [앵커] 노선버스 같은 경우에는 버스 기사를 구하기 쉽지 않을 텐데요.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발등에 불이 떨어지겠군요. 다른 제조업체들은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앞서말한 직원수 4,400명 규모의 한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노무 관계자의 얘길 들어봤는데요. 이 관계자는 “노사 합의로 생산직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맞췄다”면서 “이 과정에서 추가 인력채용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하는 시간은 줄고 생산량은 맞춰야 하는데 이게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해보니 되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제조업 근로자들은 점심시간에 족구나 축구를 하는데 일본 도요타에 가보니 점심시간에 생산직들은 자더라”면서 “일과 중 생산라인에 제품을 더 얹어서 생산하니 인력충원 없이도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기존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에 집중해서 일하면 인력 충원 없이도 할 수 있는 거였네요. 완성차 업체들은 어떤가요. [기자] 완성차업체들은 주 52시간 도입에 문제없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하루 8시간 가량 근무하는 분위기가 정착된 건데요. 현대자동차는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평일 8시간 근무하고 주말 특근으로 8~12시간 가량을 일해 주 52시간을 맞췄습니다. 쌍용차도 주간 연속 2교대로 전환했는데요. 근로자들이 하루 8시간 30분가량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도 하루 8시간 근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생산직과 별도로 연구개발 직종은 어떤가요. 당장 성과가 나진 않지만 밤늦게까지 연구를 해야하는 경우도 많을 텐데요. [기자] 연구개발 직종은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1개월 이내의 정산기간을 평균내서 1주간의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지 않게 업무의 시작과 종료시각, 1일 근로시간을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겁니다. 쉽게 말해 오늘 12시간 일했으면 내일 오후에 출근해서 4시간만 일하는 식입니다. /정창신기자 csjung@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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