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중증도 차이 커"…'중증 당뇨병' 새 기준 나왔다

건강·생활 입력 2025-12-03 16:04:23 수정 2025-12-03 16:04:23 이금숙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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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 '중증 당뇨병' 분류 체계 제시

[사진=대한당뇨병학회]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당뇨병의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처음 마련됐다. 당뇨병을 하나의 질환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합병증 유무 등을 고려한 중증도 분류를 통해 세밀한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대한당뇨병학회는 3일 서울대학교 암연구소 2층 이건희홀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중증 당뇨병 관리 강화, 분류체계 개선을 위한 전략 모색’ 심포지엄을 열고, ‘중증 당뇨병’을 새롭게 정의하는 분류 체계를 공식 발표했다.

현재 당뇨병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1형과 2형으로 분류하지만, 환자마다 중증도 차이가 커 질병의 위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학회는 대사 이상 정도를 정량화한 ‘등급’과 합병증의 누적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단계’를 함께 평가하도록 분류 체계를 설계하고, 이를 ‘당뇨병 등급–단계 분류(Diabetes Grade–Stage Classification, DGSC)’로 명명했다.

이번 분류 체계는 학회 중증당뇨병 TFT(Task Force Team) 연구진이 주도해 개발했으며, 국제학술지(Diabetes & Metabolism Journal) 2025년 2025년 49권 6호에 게재됐다.

[사진=대한당뇨병학회]

DGSC의 첫 번째 평가 기준인 '대사 등급'은 인슐린 분비 부족과 저항성의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인슐린 분비 능력은 C-펩타이드 수치로, 인슐린 저항성은 하루 인슐린 사용량 등으로 평가해 다음과 같이 4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은 생활습관교정이나 경구약으로 조절 가능한 초기 단계 ▲2등급은 여러 약물 치료가 필요한 중등도 단계 ▲3등급은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중증 단계 ▲4등급은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거나 극심한 저항성이 나타나는 초중증 단계로, 당뇨병케토산증, 고삼투압성 혼수, 중증 저혈당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 기준인 ‘합병증 단계’는 병태생리 기반의 대사 등급을 보완하는 분류로, 당뇨병으로 인한 심장, 신장, 눈, 신경 등 주요 장기 손상 정도를 평가한다.

평가 대상에는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당뇨병망막병증, 신경병증이 포함되며, 합병증 단계 역시 4기로 구분된다. 

▲1기는 합병증은 없지만 고혈압, 비만 등 위험 요인이 있는 상태 ▲2기는 검사에서만 발견되는 초기 합병증 상태 ▲3기는 협심증, 신장 기능 저하, 시력 이상 등이 임상적으로 확인되는 단계 ▲4기는 심근경색, 말기 신부전, 실명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진행 단계다.

연구 책임자이자 발표를 맡은 조영민 법제이사(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학회 연구진은 당뇨병의 대사 등급과 합병증 단계를 바탕으로 ‘중증 당뇨병’은 3등급 이상 또는 3단계 이상으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인슐린 기능이 심하게 저하됐거나 장기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를 중증으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최성희 홍보이사(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은 흔하다는 이유로 ‘가벼운‘ 만성질환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인슐린 결핍이나 심혈관·신장·신경 손상 등에서 중증도 차이가 매우 큰, 이질적인 질환”이라면서 “새 분류체계는 당뇨병의 심각성을 객관적 기준으로 평가하여,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 당뇨병' 환자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차봉수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당뇨병의 중증 분류는 전세계에서 처음 제시되는 기준"이라며  "향후 임상 검증과 정책적 통합이 뒷받침된다면 정밀 의학 발전과 합병증 예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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