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경실련 “엉터리 공시가격, 건물주에 80조 세금특혜”
[서울경제TV=이아라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민주평화당은 5일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과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을 각각 업무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경실련과 민주평화당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위원, 국토교통부 소속 부동산 평가 관련 공무원 등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피고발인들은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공시가격을 부정확하게 산정해 정부의 공평한 과세를 방해한 혐의가 있으며, 이들의 공시지가·공시가격 조작으로 덜 걷힌 세금이 2005년 이후 80조원에 이른다고 경실련과 민주평화당은 주장했다.
감정평가협회장을 비롯한 감정평가법인 등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의 의뢰를 받아 부동산에 대한 조사 평가를 맡아왔다. 이들이 조사 평가한 금액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가 심의한다. 공시가격 정책은 국토부 주택토지실 부동산평가과가 담당한다.
고발장에서 경실련과 민주평화당은 감정평가사들이 공시지가·공시가격을 엉터리로 조사해 제출하고,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와 국토부가 제대로 된 심의를 하지 않고 거수기 역할을 해 직무를 유기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80조원 만큼의 세금 특혜를 아파트 외 부동산 보유자와 재벌기업 등이 누려온 것과 같다”며 “결국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시세의 70% 수준인 것과 달리, 대형 상가, 업무 빌딩, 단독주택, 토지 등은 공시가격이 시세의 30∼40% 정도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대형 빌딩이나 토지에 30∼40%의 공시가격을 적용해 14년 동안 걷은 세금이 94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70%의 시세 반영률을 제대로 적용했다면 약 80조원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시지가는 1989년 토지공개념에 기초해 도입됐다. 2005년 공시가격 제도 도입 이전까지 주택, 상가빌딩 등 모든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이 분리과세됐다. 공시지가는 모든 부동산의 토지가격으로 종합토지세(0.2~5%)의 부과기준이었다. 하지만 2000년 분양가자율화 이후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는 공시지가의 시세반영을 높이고 부동산투기 근절 및 부동사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로 2005년에 주택(공동주택, 단독주택 등)에 대해 토지와 건물을 통합평가 후 과세하는 공시가격 제도를 도입했다. /ar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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