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이민자, 최초의 기억]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활약

입력 2022-10-28 09:26:15 수정 2022-10-28 09:26:15 박진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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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여성들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해온 서울경제TV는 기대와 두려움을 안고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닿은 최초의 이민자 102명의 삶을 조명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추진합니다.


언론진흥기금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기획 취재는 땀과 눈물로 얼룩진 ‘코리아 디아스포라’ 한국 이민사 120년의 의미를 우리의 미래세대에 전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1903년에서 1905년 사이, 한국에서 하와이로 이민 온 여성 이민자들의 성비 불균형은 성인 10명 중, 1명만 여성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결혼할 여성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자 하와이로 이주한 한인 독신 이민자 남성들은 도박과 음주에 빠져 사탕수수농장에서 힘들게 일해 번 돈을 탕진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성비 불균형의 문제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자 하와이의 한인 노동자들은 조선의 처녀들과 사진을 교환한 뒤, 사진으로 선을 보고 혼인을 하는 '사진신부' 제도를 실행했다. 농장주 입장에서도 노동자들이 가정을 꾸려서 안정적인 상황에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기에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일제강점기, 가난과 핍박을 피해 하와이로 떠난 사진신부들의 수는 적지 않았다. 동양인 배척법안이 통과되던 1910년에서 1924년까지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에 도착한 사진신부들은 무려 951명에 달했다.


또한 교육을 받은 일부 여성들에게는 사진신부는,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나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했다.

박상철 화백 作

사진결혼이 가능해지자 나이가 많은 홀아비들은 20~30대에 찍은 젊은 사진을 한국으로 보냈다. 그러다보니 막상 아버지뻘 되는 사람과 만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렇게 남편감에게 실망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이혼율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와이로 건너와 결혼을 한 사진신부들은 사탕수수농장 내에 위치한 플렌테이션 하우스에서 남편과 함께 생활했다.


플렌테이션 하우스는 하와이에 정착하러 온 이민자들에게 농장주가 내어주었던 집으로 사진신부들은 이곳에서 직접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는 것은 물론 집안 살림과 사탕수수농장에서의 노동까지 1인 3역을 동시에 소화해야 했다.


특히 남편이 나이가 많아 일을 못할 경우 집안의 가장역할까지 수행해야했기 때문에 진취적이고 능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와이 이민사의 중요한 이정표였던 사진신부들은 1909년, 여성 교육을 목적으로 한 ‘부인교육회’를 조직한다. ‘부인교육회’는 개화보단 구국운동의 입장이 강한 조직으로 안중근 의사의 재판 경비를 기부하기도 했다


또한 1913년에는 흩어져 있던 여성 단체들을 통합해 ‘대한부인회’를 결성했는데, 1919년 3·1운동 소식이 전해진 후 한 번 더 활동을 재정비해 ‘대한부인구제회’라는 단체를 새롭게 설립했다.

특히 ‘대한부인구제회’는 가로 61cm, 세로 79cm 크기의 ‘컬러 독립선언서 포스터’ 약 3,000장을 제작·인쇄해 한 장에 2달러에 판매했다. 자체적으로 일을 해 돈을 모은 여성단체는 ‘대한부인구제회’가 처음이었다.


이밖에도 ‘대한부인구제회’는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외로운 이민생활을 하는 동포들을 위로하기 위해 연극공연을 시도했으며, 1930년도부터는 일제 강점기에 있던 동포들을 구제하기 위한 모금운동도 실시했다.


너무나도 낯선 땅 태평양을 건넜던 951명의 사진신부들의 삶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러나 이역만리 하와이에서조차 가족을 향한 우리 여성들의 강인함은 비로소 한인 공동체를 이루게 하였고 전세계 한인 디아스포라의 출발점이 되었다. /박진관 기자 nomadp@sedaily.com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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