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덕의 JD모건]떠넘기기식 유상증자 속 빛나는 기업들

증권·금융 입력 2023-07-03 19:16:45 수정 2023-07-03 19:16:45 서정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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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정덕의 JD모건>, 보도본부 증권부 서정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어서오세요
 

[기자]

네 반갑습니다.
 

[앵커]

오늘도 다양한 숫자 가운데, 3을 골라 주셨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기자]

최근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유상증자는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기업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 입장에서는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기업들과 이유를 짚어보고 유상증자가 해당 기업에 호재가 되는 경우, 악재가 되는 경우를 짚어 드리려고 하는데요, 미리 말씀드리면 통상 3자배정으로 진행되는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비해 호재로 받아들여지기 쉬워서 숫자 3을 들고 왔습니다.

[앵커]

최근, 엄청난 유상증자로 주가가 곤두박칠 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대표적 기업들이 CGV와 SK이노베이션을 들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CJ CGV는 지난 20일 1조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5,700억원은 주주배정으로, 4,500억원은 제 3자배정 유상증자로 진행합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7,470만주에 달하는데요, 현재 발행주식 수 약 4,773만주의 1.5배에 달하는 만큼 주주가치 희석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게다가 CJ의 소극적인 참여는 주주들의 살 수밖에 없습니다. 공시 이후 가뜩이나 좋지 못하던 주가는 지속적으로 흘러 내렸는데요, 오늘은 1.08% 소폭 상승하며 9,40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23일 1조1,7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신주발행 주식수는 819만주로 현재 발행주식의 8.9%에 달하는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두 기업의 공통점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을 택했다는 것과, 자금의 용도 중 일부가 채무상환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경영실패를 주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고, 개인투자자들의 호주머니 털어 기업 주머니 채우는 형국이라는 비판 또한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유상증자에 나선 바이오 기업들도 눈에 띈다고 하던데요

[기자]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후 모든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하락세로 파악됩니다.

대표적으로 엘앤케이바이오, 클리노믹스, 피씨엘, CJ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이 모두 주가 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바이오 기업들의 대다수는 작년부터 금융위가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 등 메자닌 관련 규제를 강화하며 차환 발행이 여의치 않아지자 유상증자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의 증자 목적은 운영자금 조달, 채무상환 등입니다. 즉, 지금 당장 유상증자를 하지 않으면 자금의 어려움이 생기는 상황이고, 신약 개발 등의 성과가 지연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인한 외부 투자 유치도 어렵자 결국 주주들에게 손을 내미는 격인겁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증자를 택하는 것이겠지만, 해도 너무한다 하는 사례도 나오는데요, 진원생명과학 사업보고서를 보면 박영근 대표는 지난해 총 94억원의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나옵니다. 매출이 487억원에 불과한데 20%를 대표가 받아간 건데요, 문제는 이 회사가 18년 연속 적자입니다.

그리고 올해도 81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결국 주주들의 증자를 통해 경영진만 배부리는게 아니냐는 원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단키트로 유명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약 3,100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을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인수대금을 갚기 위해 사용할 전망이라 밝혔지만, 회사가 잘 나갈 때 성과급 잔치를 벌이더니 이제와서 주주에게 손벌리냐는 원성을 듣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유상증자가 꼭 나쁜건가요?
 

[기자]

결과론적으로 보면 주주들 입장에서 대체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는 좋습니다.

유상증자는 기업 입장에서만 보자면 빚을 지지 않으며 우리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좋은 행위입니다. 이러한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신규 사업 등에 활용되면 장기적으로 주가에 좋을 수도 있겠지만, 목적이 채무 상환 등이라면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당장 주가 하락도 피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시장에서 당연히 악재로 받아들입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 등 정상적인 기업은 대부분 메자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회사가 어려워서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기존 주주들에게 손벌리며 회사 존속을 위해 도와달라 하면 좋아할 사람은 없겠죠. 특히, 도덕적 해이에 빠진 기업들은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정확히 회사가 가야할 방향이 있고, 그에 따라 자금이 필요한 부분을 외부 투자자를 통해 수혈한 뒤, 회사가 이익을 내는 방향으로 가는 유상증자는 자본시장에서 반기는 행위라 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30일, 에코프로 종속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조달을 위한 3,600억원 규모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사모펀드와 증권사를 대상으로 하는 4,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공시했습니다.

경영진이 유상증자에 전액 참여하는 사례도 회사에 대한 신뢰 측면에서 환영받습니다.

보로노이는 지난 19일 4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 계획을 발표했는데, 최대주주인 김현태 대표가 배정 주식의 100%를 청약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주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회사 상황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영진이 전액 증자에 참여하며 자금을 수혈하는 것 자체가 회사가 비전이 있다고 느껴지게 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유상증자가 늘고 있고, 투자자들은 불안할 수 있거든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기자]

사실 갑자기 단행되는 유상증자를 피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유상증자는 피해야 할텐데요. 투자자들은 투자하는 기업들의 사업 보고서, 재무제표 등을 항시 확인해야 합니다.

유보금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현금흐름은 어떠한지를 보면 이 기업이 돈을 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군이 최근 트렌드와 맞아 외부 투자를 받기 용이한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 부채가 많다면 영위하는 사업이 좋더라도 선뜻 돈을 빌려주기 쉽지 않아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단행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앵커]

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서정덕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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