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주비엔날레…'제주 정체성-문명의 흐름' 실험적 주제

전국 입력 2024-07-30 09:07:57 수정 2024-07-30 09:07:57 이재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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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 주제 11월26일 팡파르

참여 작가 부지현 작품, Ultimate Space 2021. [사진=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이재정 기자] 11월 26일부터 2025년 2월 16일까지 83일간 개최되는 ‘2024 제4회 제주비엔날레’, ‘표류’를 통해 제주의 정체성이 국제적 맥락과 얽혀 형성되고 변화하는 문명의 흐름을 살피는 주제를 택해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지난 29일 제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제주비엔날레의 전시 주제 ‘아파기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The Drift of Apagi: The Way of Water, Wind, and Stars)과 참여 작가 및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번 제주비엔날레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아트플랫폼(구 아카데미극장) 등의 장소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제주비엔날레의 화두는 ‘표류’로 문명의 여정 속에서 표류가 우리의 인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조명하고, ‘표류’가 만든 우연과 필연적 교차점에서 만남과 충돌, 융합의 경계를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객들은 어쩌면 문명, 환경, 이주, 난민 등 동시대 이슈들에 관심을 둘지도 모른다. 


이는 당나라 교역 중 표류로 탐라국에 도착한 왜국 사신과 조우한 탐라국 왕자 아파기(阿波伎)의 역사적 일화에서 상상으로 세계를 확장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아파기 표류기는 가상의 섬 ‘운한뫼’에서 시작해 풍랑을 만나 새들이 쉬고 가는 낙도 ‘사바당’을 거쳐 물과 바람과 별이 이끄는 항해를 통해 성숙해가며, 마침내 이상향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다. 


참여 작가는 고길천, 부지현 등 14개국 39명(팀)으로, 국내 작가 17명, 해외 작가 22명이 참여하고 17명 중 제주작가는 9명이 참여한다.


전시는 회화, 설치,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작품들로 구성될 예정이며, 리서치 기반의 아카이빙 작품부터 하이테크 뉴미디어 아트(메타버스, AI, 프로젝션 맵핑), 커뮤니티 아트까지 폭넓은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8월 중 진행할 커뮤니티맵핑센터 대표 임완수 박사(미국 메해리 의과대학 부교수)의 워크숍에 눈길이 간다. 이는 제주에서 해양쓰레기 문제에 앞장서는 지역 환경단체와 작가, 관심 있는 도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또 전시 주제인 ‘표류’를 환경 문제와 연결시키는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를 전시하는 참여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비엔날레 기간 중 제주에 방문하는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 관람객들이 도내 작가 작업실 및 레지던시 등을 탐방하는 을 통해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본 전시 외에도 협력전시인 명화특별전 Ⅱ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여러 네트워킹 프로그램까지 관심이 간다. 


일상과 맞닿아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번 비엔날레는 부족한 예산에서 준비된 만큼 상상에 의존한 어려운 전시 주제를 참여 작가들의 면면과 어떻게 매칭해 낼지는 과제로 남겼다. /migame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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