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뮤직에 치이고 스포티파이에 밀리고..토종 음원 플랫폼 설자리 잃나

경제·산업 입력 2024-11-18 14:50:16 수정 2024-11-18 14:50:16 김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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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글로벌에 직격탄 맞은 토종들
‘글로벌 전략’ 구사하는 해외 플랫폼 밀려
휴먼 큐레이션 서비스·AI 추천 등으로 맞공

[그래픽=김민 인턴기자]
해외 음원 플랫폼이라는 강풍이 불어오며 국내 음원 시장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은 지난달 기준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뮤직은 카카오 멜론을 제치고 선두에 오른 후 올해 1~2월을 제외하고 1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유튜브 뮤직 뿐 아니라 해외 음원 플랫폼의 신흥 강자 ‘스포티파이’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스포티파이 앱 신규 설치자 수는 109만 명으로, 전월대비 무려 198% 늘었다. 지난달 MAU (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262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튜브 뮤직과 스포티파이가 강력한 성장 탄력을 받으며 업계 신성으로 떠오르는 동안 멜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24년 3월 695만 명까지 하락했다.
2024년 8월 기준 700만 명대를 다시 회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유튜브 뮤직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국내 1위 토종 음원 플랫폼 멜론뿐 아니라 다른 국내 음원사들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지니는 2024년 3월 기준 이용자 수 311만명대에서 같은 해 8월 294만명으로 주저 앉았다. ‘바이브’와 벅스도 2024년 3월 대비 이용자 수가 모두 하락했고, ‘플로’는 간신히 비슷하게 유지했지만, 신규 이용자 수가 늘어나진 않았다. 국내 음원 플랫폼들의 성장이 주춤하는 이유는 해외 음원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지배력 확장에 따른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잘나가는 해외 음원 플랫폼, 국내에서 ‘글로벌 전략’ 사용해 청취자 유인


스포티파이 앱 시작 화면 [사진=스포티파이]

청취자들이 해외 음원 플랫폼으로 이동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 뮤직과 멜론을 주축으로 한 음원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스포티파이는 ‘스포티파이 프리’라는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스포티파이 프리는 오디오 형식의 광고를 들으면 팟캐스트 등 플랫폼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이다. 스포티파이 프리를 사용하면 30분 주기로 오디오 광고를 청취하기만 하면 음원의 끊김없이 돈을 내지 않고 플레이리스트와 팟캐스트 등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 됐던 광고 기반 무료 요금제 스포티파이 프리는 그간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아 스포티파이 자체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런데 지난달 10일 스포티파이 프리가 출시된 이후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전일 대비 10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략 변화로 인해 소비자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구글은 광고 없이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매하면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 뮤직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하나 사면 하나 더 준다’는 일석이조 방안이다. 여기에 더해 유튜브에서는 정식 음원이 아닌 가공되거나 허가받지 않은 음원도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글로벌 플랫폼을 공략하고, 해외 음원 플랫폼 역시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는 K팝 아티스트를 반기고 있다. 다만, 구글은 더 저렴한 가격에 광고 제거 기능만 제공하고 음원은 이용하지 못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는 국내에 출시하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라며 불공정거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조사에 들어간 후 현재까지 특별한 조치가 없이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국내 시장에서의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모양새다.

멜론을 사용하다가 유튜브 뮤직으로 자리를 옮긴 구 모 씨 (23)는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면서 ”‘백그라운드 재생’이라는 기능을 활용해 음악을 들으면서도 다른 어플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라는 평을 남겼다. 또 화면 안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PPI 기능과 더불어 평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미발매 음원까지 실속있게 챙길 수 있어 좋다는 말을 덧붙였다.

◇ 국내 음원 플랫폼 생존 위해 '고군분투' 

멜론에서 론칭한 휴먼 큐레이션 서비스 '에디션 M' [사진=멜론]

턱 끝까지 따라오는 걸로 모자라 추월해 버린 해외 음원 플랫폼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내 음원 플랫폼들의 대항이 치열하다. 멜론은 휴먼 큐레이션을 활용한 ’음악추천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월 론칭된 휴먼 큐레이션 서비스 ’에디션M(EDITION M)은 국내 대표 음악평론가들과 함께 대중음악 역사를 대표하는 명반과 장르별 명곡들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멜론 관계자는 AI 음악추천 서비스가 개인의 취향을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이라면, ‘에디션M’은 음악 감상을 넘어 ‘탐구’하는 고급 콘텐츠 휴먼 큐레이션이라는 입장을 냈다. 아울러, 새로운 인디 음악 발굴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숨겨진 명곡과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트랙제로’ 코너를 만들어 멜론 메인 화면에 노출해 멜론만의 독창적인 콘텐츠 확장에 도전하고 있다.

KT지니뮤직도 AI 큐레이션 서비스를 최조로 도입하면서 AI 음원 추천 기술력을 포기하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고음질 음원 서비스라는 차별점을 뒀다. FLAC 24비트 초고음질 스트리밍을 제공해 음원 품질에 민감한 사용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 
벅스도 이에 질세라 새로운 콘텐츠 확장에 힘쓰고 있다. 팟캐스트와 음악을 결합한 ‘뮤직캐스트’를 통해 새로운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는 노선을 택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해 30여 개의 오리지널 방송을 제공하며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 해외 음원 플랫폼의 성장세, 앞으로도 가파른 양상으로 나타날지 ‘미지수’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 추이에서 국내 음원 플랫폼은 과거 대비 모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현재까지의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을 살펴볼 때 음원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보다 사용자 간의 이동이 점유율 변동에 유의미한 가치가 있다. 해외 음원 시장의 매력적인 강점들을 내세우며 청취자들을 유인해 왔지만, 앞으로도 성장세만큼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국내 음원 플랫폼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서야 소비자들을 다시 뒤돌아 볼수 있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AI 알고리즘의 질적 향상, 플랫폼 내 외국 아티스트 음원 추가 매수, 매력적이고 특색있는 콘텐츠의 개발 등 다양한 전략으로 외면받는 국내 음원 플랫폼들이 음원 시장에서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laalsmin4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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