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해외로…소비자 잡을 유통가 묘수는?
일본·대만 등 급증하는 해외여행 수요
정부의 내수 진작 대책 발표…'단발성 정책' 지적
오프라인 위주 ‘체험형’ 행사로 연휴 마케팅 공세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국군의 날인 10월 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12일의 황금연휴가 가능해진 가운데,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의 해외 이탈에 대항해 각종 행사와 할인전을 기획하며 국내 소비를 촉진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징검다리 연휴에 일본·동남아 가요”…급증하는 해외여행 수요
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군의 날 공휴일 지정이 발표되기 전후로 해외여행 예약률이 크게 상승했다. 공휴일 지정 전후 기간 동안 신규 예약이 약 21%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한 번 폭발한 것이다. 특히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저가 항공사들의 경우 동남아시아와 일본을 잇는 주요 노선들의 예약률이 90%를 초과하는 만석에 가까워 사실상 좌석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휴식이나 여가를 넘어 원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 여행지를 선호하는 경향도 반영됐다고 설명한다. 해외에서의 소비가 국내 여행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일본 등이 물가와 환율 측면에서 비교적 매력적인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0일 트립닷컴이 10월 초 연휴 기간 동안의 한국 여행객 예약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예약률이 63% 증가했다. 가장 많이 예약한 여행지는 일본이었고, 태국, 베트남, 대만 등의 순위를 기록했다.
◇정부 내수 진작 대책 발표…전문가 “단발성 정책 한계”
지난달 25일 정부는 국내 소비 침체와 여행 수지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4분기 국내 관광 활성화 대책인 ‘여행가는 가을,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발표했다. 황금연휴 동안 해외로 빠져나가는 소비를 막고, 국내 관광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지역별 매력을 담은 가을 여행 코스 발굴과 홍보,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 숙박, 여행 상품 할인 제공 등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별로 총 100여개의 여행 상품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관광열차 5개 노선에서 3만 명에게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내일로 패스도 할인 판매하는 등 국내 여행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다만, 단발성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여행 수요가 장기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진=롯데아울렛]
◇유통업계, 연휴 마케팅 공세…오프라인 위주 ‘체험형’ 행사 풍성
해외여행 증가와 맞물려, 유통업계는 연휴 동안 국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쇼핑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단위 고객들을 겨냥한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은 오는 3일부터 20일까지 ‘핑크퐁과 아기상어의 댄스파티 인 부산’을 개최한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오는 3일부터 27일까지 ‘미니언즈 트래블즈’ 행사를 열고 8m 높이의 대형 미니언즈 조형물과 포토존을 마련한다.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 SSG닷컴은 황금연휴 기간 동안 인기 상품군을 대상으로 특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6일 마라톤 대회 '스타일런'을 개최하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한다. 올해는 '패션'을 콘셉트로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웨'와 협업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의 경우 전국 21개 점포에서 대규모 ‘골든 세일위크’를 진행한다. 의왕점에서는 한글날을 맞아 10월 8일부터 ‘플레이모빌 세종대왕’ 팝업을 선보이고, 동부산점에서는 10월 13일까지 ‘안다르 맨즈 스페셜 팝업’을 열어 아빠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요가 클래스를 운영한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국 15개 전 점포에서 가을 행사 '더 세일'을 연다. 특히 더현대 서울에서는 오는 13일까지 뮤지컬 알라딘 팝업스토어를 열고 실제 뮤지컬 무대와 의상을 그대로 구현한 한정판 굿즈 20여 종을 선보인다. 판교점에서는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겨냥한 '리빙 페스타'를 진행한다.
다만, 유통업계의 이 같은 이벤트가 내수 진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국내 관광 활성화 대책과 유통업계의 할인 공세가 맞물리면서 일시적인 소비 증가는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소비를 촉진하는 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여행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에서 유통업계가 보다 지속 가능한 전략을 내세워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주목된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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