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 환초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 없이 "한일 문제 해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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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5-06-13 14:08:10
수정 2025-06-13 14:08:38
나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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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우치 야스토 씨 광주 찾아 밀리 환초 강제징용자 640명 명부 또 공개
일본 정부,. 65년 한일협정 내세워...기록들 은폐 일관
강제징용자 유골 위치, 존재 여부도 몰라

[서울경제TV 광주⋅전남=나윤상 기자] “한일 관계 개선은 일본의 조선인 강제동원 진상규명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한⋅일 관계에 대해 실리외교로 국익에 부합한다면 전임 정부의 역점사업이라도 계승한다는 의지가 읽히고 있는 것에 일제의 강제동원 명부를 공개한 다케우치 야스토(68) 씨는 담담하게 의견을 밝혔다.
일제 강제동원으로 끌려간 아버지를 잃은 서태석(90) 씨는 “분통하다”면서 “강제동원 사망자들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한 일본의 사죄를 바란다”고 무심하게 말했다.
전후 80년, 한⋅일 국교 60년의 세월은 이들에게 분노의 감정마저 메마르게 했다.
13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일제 밀리 환초 강제 동원자 640명의 명부를 공개했다.
명부를 공개한 사람인 다케우치 야스토 씨로 지난해에도 남태평양 외딴섬에 강제징용됐던 전남 출신 조선인들이 대량 학살된 사실을 자료로 정리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280여 명의 전남 출신 조선인 명부를 공개했던 그가 이번에는 640명의 명부를 추가 공개한 것이다.
밀리환초는 태평양에 위치한 마셜 제도의 환초로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1940년대 초부터 조선인들 800~1000여 명을 강제 징용해서 비행장 등 군사기지 건설에 투입했다.
밀리환초에 투입된 강제 징용자들은 일본군의 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해 저항을 했지만 일본군은 조선인 2명을 죽이고 인육을 고기로 속이고 먹이는 등 상상할 수 없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배급된 고기가 인육임을 알게 된 조선인들이 일본군 감시병 11명을 죽이고 탈출을 감행했지만 중무장한 일본군에 의해 최소 55명이 사망했다.
이번에 공개된 640명의 명부 중 5명을 제외한 635명이 전남도민으로 밝혀졌다.
또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가 1992년 일본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일명 ‘광주천인소송’원고 중 23명(피해자 기준 25명)이 밀리환초에서 동원된 피해자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견된 ‘반도공원 퀘젤린⋅루오트 옥쇄자 명부’에는 670명이 확인됐는데 이들도 대부분 전남, 경기, 경상에서 동원된 경우로 확인됐다.
일본정부가 오랫동안 후생노동성에서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일본 국립 공문서관으로 이관하던 중 알려진 ‘밀리환초 섬 사망자 명부’ 세 권에는 총 800명의 사망자가 기록됐는데 이 중 조선인도 200명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96명의 오오미야토(大宮島, 괌) 옥쇄자 명부에도 75명이 전남, 21명은 강원도에서 끌려온 강제 징용자로 드러났다.

이번에 추가로 강제징용자에 대한 명부가 공개됐지만 해결할 문제는 끝이 안 보인다. 일본정부는 65년 한일협정을 내세워 일제 과거사 문제는 끝났다고 규정하고 오랜 기간 명부 등을 포함한 기록들을 은폐하고 있다.
또, 현지에서 사망한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유골의 위치와 존재 유무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 전역 신사 8만 개 중 가장 규모가 큰 야스쿠니 신사에는 A급 전범들과 함께 일제강제 동원 조선인들이 합사되어 있어 한일 시민단체 등이 꾸준히 ‘야스쿠니 무단 합사 철회’ 소송을 하고 있지만 일본정부는 철저하게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다케우치 씨는 “한일 관계 개선의 본질적인 해결은 유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아픔을 해소하는 것이다”면서 “65년에 한일 협정을 통해 이미 과거사 문제는 끝났다는 인식이 일본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문제에 대해) 무엇이 끝났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일제 강제동원자에) 진상 규명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태석 씨는 “아버지의 유골 행방에 대해 지금도 무소식이다”며 “오늘도 행여라도 아버님에 대한 정보가 나올까 하는 기대에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kncfe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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