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유있는 부동산] “등굣길이 무서워요”
부천 어린이집, 바로 옆 공사현장
공사 가림막 無…어린이 80명 등원
"안전사고 우려"…관리 감독 부실
[서울경제TV=유민호, 이아라기자]
[앵커]
내 아이가 크레인 밑을 지나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면 믿어지십니까. 부천의 한 어린이집 이야기입니다. 위험천만한 공사 현장에 어린아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건데요. 무슨 일인지 이유있는 부동산에서 이아라, 유민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어린이집과 한 걸음 남짓 떨어진 곳. 이른 아침부터 공사가 한창입니다. 철근을 조립하고, 목재를 덧대는 작업이 이뤄집니다.
경기도시공사가 태권도장이던 건물을 사들여, 청년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현장입니다.
하지만 공사용 가림막조차 없이 플라스틱 바리케이드만 늘어서 있습니다. 큼직하게 새겨진 ‘안전제일’이 무색할 정도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공사장과 맞붙은 어린이집엔 아이들 80여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브릿지] 유민호 기자
“등원이 한창인 어린이집 앞입니다. 바로 옆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여기 보시면 공사 자재가 방치된 걸 볼 수 있습니다.”
아이를 맡긴 학부모들은 안전사고가 생길까 걱정입니다.
[인터뷰] 모지환 / 학부모
“어린이집 앞에 위험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선생님들 말을 잘 듣고 외부 활동을 할 땐 선생님 옆에 붙어 있어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교사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
[인터뷰] 김경미 / 어린이집 교사
“한 번은 크레인이 와서 건물 철근을 내려놓는데 기사님이 아이들보고 크레인 밑으로 지나가라고 말씀을 하셔서…”
시공사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도 받지 않은 채 덤프트럭과 크레인 등을 도로에 세우기도 하고, 기준치가 넘는 소음을 발생시켜 벌금을 물기도 했습니다.
[브릿지] 유민호 기자
“현장에선 대화가 잘 들리지 않을 만큼 소음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안전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you@sedaily.com
[공시현장 앞을 엄마와 아이가 지나고 있다. /사진=서울경제TV]
[브릿지] 이아라 기자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 공사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재학생이 600명가량인 이 초등학교 일부 학생들도 등하굣길에 이 공사장 앞을 지납니다.
[인터뷰] 김은찬 / 부천 부안초 4학년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고 (저학년 동생들이 공사장 지나갈 때) 신경 많이 쓰여요. 앞에 다가가면 이쪽으로 가줘 하면서 (못 가게 했어요)”
시공을 맡은 동부건설 관계자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싱크] 동부건설 현장 책임자
“장소가 협소하다 보니까… 빠른 시일에 (안전장치) 설치하겠습니다.”
문제는 현장을 관리감독 해야 할 공사 발주처 경기도시공사는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싱크] 경기도시공사 관계자
“저희가 알기로는 거기에 펜스가 다 둘러쳐져 있는 거로 알고 있는데…”
공사 허가를 내준 부천시청은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합니다.
[싱크] 부천시청 관계자
“공공공사라… 경기도시공사도 공공기관이잖아요. 공공에서 하시는 거는 본인들이 (관리 감독) 직접 하시는 거라.”
현장을 살펴본 전문가는 허술한 안전관리에 사고 위험이 상당하단 반응입니다.
[인터뷰] 안형준 /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현장에) 어린이집도 있고 학교도 있단 말이죠. 1.8m 가 아니라 3m의 가설 울타리를 설치 해야 되고 존치 기간은 착공 전과 완료된 후까지 있어야 되는데, 지금 이 상태는 굉장히 위험한 상태로 판단 돼서 시공자는 물론 허가 내준 관할 구청, 그리고 이 건물 주인인 도시공사의 책임도 각각 있다고…”
[스탠드업] 이아라 기자
“대개의 공사장은 이렇게 보행자들의 안전을 지켜줄 최소한의 장치는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유있는 부동산입니다.” /ara@sedaily.com
[영상취재 오성재 강민우 김서진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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