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부동산] 집값 계속 오르는데…세제 개편 '난항’
집값 오름세 꾸준…서울 4주 연속 0.01%대 상승
정부 대책 역부족…매매·전세시장 모두 ‘들썩’
민주당 내 ‘친문’ 의원, 부동산특위안 반대
민주당 내 이견차 커…내홍 우려도 제기
부동산 세제개편 시도 “실효성 없다” 지적도
[앵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데요. 당지도부와는 반대로 일부 친문 의원들이 정부 방침에 대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또 논의만 하다가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부동산부 설석용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설 기자 나와 있습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시장 분위기부터 살펴볼까요. 집값 상승세가 여전하다는 지표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집값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0.1%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2‧4 공급 대책 이후 상승폭이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계속 오름폭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규제를 비롯한 부동산 규제에 대한 완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에선 기대감이 다시 커진 건데요. 이달부터 보유세가 부과되면서 시장에 매물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다시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집값 잡겠다던 정부와 서울시 등의 방향과는 반대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매맷값 뿐만 아니라 전세시장도 역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오르며 16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서초구는 반포동 재건축 단지의 이주 수요가 겹치면서 일주일 새 0.39%나 상승했습니다. 인근 송파구(0.15%), 동작구(0.13%), 강동구(0.10%) 등도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정말 집값 잡는 게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일각에선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는 걸 보면 과연 집값이 어디까지 오를까도 걱정이 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논의 중인데요. 종부세와 양도세를 완화하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과 당내 일부 친문 의원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큰 틀에서 재산세 완화에 대해선 이견없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는데, 1주택자 종부세와 양도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 발족한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종부세 부과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안을 내놨다가 당내 반발이 커 상위 2%로 변경하는 안을 제안했습니다. 양도세의 경우 1가구1주택자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단일안이 마련된 상태입니다.
반면 정부는 현행 공제금액 기준을 유지하고 종부세 보완책을 도입해 세제를 손질해 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90% 동결, 10년 이상 장기거주 공제 10%포인트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안을 제안한 건데요.
송 대표와 김진표 부동산특별위원장은 특위안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당내 친문 강경파 의원들은 절대적으로 정부 안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60여명의 의원들이 세제 개편안 반대 의견을 모아 지도부에 전달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송 대표 측은 이른바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이 중산층으로 급격하게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친문 중심 강경파 의원들은 부자 감세와 집값 상승을 우려하면서 부동산 세제를 완화하는 것은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해온 정책 일관성을 뒤집는 것이라는 주장인 겁니다.
여기에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여권 유력인사들도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며 종부세 완화 반대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세제 개편안은 지지부진하다 말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와 여당 지도부의 방침이 다르다보니까 당내 분열 사태로 커진 모습입니다. 지난 4‧7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참패 원인을 부동산 정책이라고 인정했지만 방법론을 두고 갈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한숨만 나올 텐데요. 앞으로 세제 개편안 논의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당초 지난 1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송 대표의 보좌관과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 자체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말 그대로 민심을 살핀다면 어떤 형태로든 세제 개편안을 마무리지어야 할 텐데요. 당내에선 빠르면 오는 18일쯤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당내 두 진영의 이견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분위기는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업계에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다.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효성 문제 또 정치권에서 이렇게 지지부진한 모습들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합니까.
[기자]
사실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을 들어봤는데요. 이미 집값은 오를 만큼 올라서 세금을 조금 줄여준다고 하더라도 기존보다는 많은 돈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현실이고 또 그 조차도 의견을 못 맞춰서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은 괜히 시장 불안만 더 조성한다는 입장입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의 얘길 들어보시죠.
[싱크] 권일 /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
“문제는 그렇게 하더라도 별 실효성이 없을 것 같다는 얘기죠. 중요한 거는 과연 그걸 올린다고 해서 집값이 잡히는 건 아닌데 자꾸 그런 부분들로 인해서 자꾸 시장 혼란을 야기하는 것자체가 시장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인거고…”
[앵커]
부동산 관련 세금과 정책. 정부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사실상 더 이상을 손을 댈 수 없는 지경인 건지, 정책의 방향이 계속해서 잘못된 곳으로 가고 있는 건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부동산부 설석용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joaquin@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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