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빛바랜' 빛고을 광주 프로스포츠팀 '어찌할꼬'
연 90억 혈세 투입 광주FC 2부 강등…마케팅 전략도 전무
신생팀 페퍼 배구단, 굴욕의 15연패 올해 예산 3억 편성
시민들 "언제까지 예산만 퍼부어야 하나, 이기는 팀 돼야"
[광주=신홍관 기자] 지난 한 해 빛고을 광주의 프로스포츠팀들은 하나같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광주를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팀은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프로축구 광주FC,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등 3팀이 활약했다. 말로는 연고팀이지만 프로야구를 제외한 2개 프로팀에 광주시는 100억 원에 육박하는 혈세 투입을 하고 있다.
광주FC는 2021년 한 해 본예산 70억 원에 추가경정예산 20억원까지 끌어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이 예산은 선수 인건비에 사무국 운영비가 대부분이다. 본예산 70억 원을 편성했고, 추경은 필수적이란 것이 광주시 관계자의 입장이라 올해도 지난해와 맞먹는 규모로 투입이 예상된다. 페퍼저축은행은 유니폼과 앰블럼 광고를 비롯, 경기장 광고 등 올해 홍보비로 3억 원을 편성해 놓았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지만 이들 팀들의 무력함에 시민들은 선수들과 함께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광주FC의 지난해 성적은 10승 21패 7무(승점 37)로 12개 팀 중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팀은 지난 2019년 2부 리그에서 우승한 후 승격 첫해인 2020년 최종 순위 6위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승격 두 시즌 만에 짧은 1부 리그 생활을 마쳤고, 프로구단내 첫 3회나 강등한 팀이란 오명도 남겼다.
신생팀 15연패 늪에 빠진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라인업. [사진=페퍼저축은행배구단]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은 광주시를 알리는 홍보비용 3억원 외에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염주체육관 사용료의 80%를 감면받고 있다. 창단부터 지명도 선수 한 명 없이 출발해 그다지 기대는 없었지만, 지난 5일 홈구장에서 한국도로공사에 12연승을 헌납하며 굴욕의 15연패를 기록했다. 연고의 스포츠팀이 최악의 성적을 내자 시민들은 흥을 돋우기는커녕 되레 의기소침만 하게 됐다며 푸념하고 있다.
한 시민은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마이너리그 강등이나 되고 연전연패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팀에 언제까지 예산을 퍼부을 것인지, 축구 배구 하나같이 이 모양 이꼴이니 실망감이 크다"며 몰아세웠다.
사정은 이런데 예산을 집행하는 광주시는 시체육회와 각 구단만 바로 보는 처지다. 광주시는 1군 진입 등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이미 편성된 예산의 손질은 없을 것이라 예고했다. 시 관계자는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사무국과 선수단이 혼연일체가 돼서 좋은 성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론적 해명만 하고 있다.
광주FC는 감독을 교체하는 등 처방을 내리며 절치부심 희망의 한 해를 기약하고 있다. 김성규 광주FC 사무처장은 "수년전 좋은 성적을 거뒀던 당시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선수 파악과 팀워크를 잘 살리는 감독이라 올해는 좋은 성적으로 충분히 승격이 가능 할 것"이라며 기대를 품게 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어 "떨어질 수 없는 강팀이 떨어졌다는 주위 평가가 있다. 막판 전술 전략 부재로 9경기나 아까운 승부가 있었던 것이 강등의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내놓을 것 없는 성적이다보니 경영에 보탬이 되는 광고나 스폰서 유치 등 마케팅 전략도 전무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사무청장은 "큰 광고 후원도 중요하지만 소액투자 방식을 밴치마킹한 '엘로우 클럽'을 만들어 다수의 펜들로부터 유치할 수 있는 협약을 맺어 준비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인기를 모았던 KIA 타이거즈도 지난해 사상 최저 순위인 9위로 내려앉게 되자 시민들은 스포츠에 아주 등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 체육회 관계자는 "구단은 시민들에게 승리로 보답하는 길 밖에 없다. 그것도 광주만의 특유한 정신력 발휘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경기력을 회복해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면 팬들도 돌아올 것이고 그러면 곧 활력을 띌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랑이 해에 광주의 프로 스포츠팀들의 재기가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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