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배불리기’ 황금낙하산에 성난 개미

증권·금융 입력 2022-04-01 19:58:54 수정 2022-04-01 19:58:54 배요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앵커]

최근 국내 상장사들이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비해 일명 황금낙하산 조항을 정관에 추가하며 경영권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래 취지인 경영권 방어가 아닌 책임을 회피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요한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엔지켐생명과학. 이 회사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백신 위탁 생산 소식에 4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가 지난해 14만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개발 중인 신약과 바이오 사업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지난해말 3,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1년 만에 주가는 2만원대까지 폭락했습니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자 유상증자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나오며 대표주관사를 맡은 KB증권이 회사의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경영권에 위협을 느낀 회사 경영진은 전날(31) 정기주총에서 적대적 M&A 방지를 위한 황금낙하산 조항을 통과시켰습니다.

 

구체적 내용에는 적대적 M&A로 인해 대표이사가 해임될 경우 퇴직보상금으로 200억원, 사내이사에게는 100억원을 7일 내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회사의 주가 하락과 부진한 바이오 사업으로 성난 주주들은 임원들의 황금낙하산 도입에 종목 게시판을 중심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책임지는 행동보다는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겁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진의 소신 경영을 지원하는 한편 우량 기업이 적대적 M&A의 타겟이 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제도가 무능한 경영진에게 과도한 보상을 안겨주거나 지위를 고수하는데 이용되면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중 황금낙하산을 도입한 기업은 모두 210개사로 지난 201090개사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늘어나는 상장사들의 황금낙하산 도입이 본래 취지인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사용될지 경영진의 사익 추구로 활용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배요한기자입니다. /byh@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공지사항

더보기 +

이 시각 이후 방송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