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통시장에서 충전식 ‘카드’ 한 장으로 간편하게 결제하고 배송까지 맡길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배달플랫폼과는 다른 방식인데요, 장보기 편의성을 한층 높여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용 중인 현장에 민세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찾은 윤수영 씨.
오늘도 저녁 요리를 고민하며 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윤 씨는 정육점에서 고기를 고르고 주황색 카드를 꺼내듭니다. 이 카드로 결제한 후 배송을 부탁하니 주인은 영수증을 출력해 바로 비닐봉지에 붙입니다.
이 영수증에는 따로 적거나 부탁하지 않아도 고객의 이름과 주소 등 배송에 필요한 정보들이 자동으로 적혀서 나옵니다.
저녁 무렵 배송기사가 윤 씨를 포함한 소비자들이 구매한 상품을 수거해 집하장으로 옮깁니다.
[브릿지]
이곳에 모인 식품들은 2시간 이내에 고객들에게 배송될 예정입니다.
고령층이 전통시장에서 손쉽게 무거운 식품들의 배송을 맡기고 ‘빈손’으로 가볍게 장볼 수 있도록 한 케이제이아이앤씨(KJI&C)의 ‘빈손장보기’ 서비스입니다.
식품이 일정 수준 모이면 배송기사는 전기 자전거를 타고 고객들에게 상품을 전달합니다.
시스템을 사용해본 고객들은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윤수영 (서울 강동구)
“많이 살수도 있고 여기저기 묶어서 다 배송을 해주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영수증에 제 정보가 다 나와서 편리하게 하고 있습니다. ”
빈손장보기는 제휴 상점에서 장을 보고 전용카드로 3만원 이상 구매를 하면 무료로 묶음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 입니다.
간편 결제와 배송을 결합한 빈손장보기 서비스는 상인들에게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이곳 상인회장은 편리함을 극대화한 이 서비스를 통해 전통시장이 마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 배경호 암사종합시장 상인회장
“실제로 제 꿈은 시장이 마트처럼 한번 해보자 마트가 실질적으로 고객들 오시면 여러 가지 물건 사가지고 가게 되면 배달을 공짜로 무상으로 해주기 때문에 우리 시장도 그런 식으로 하면 좋지 않나. 그런 시스템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
빈손장보기 서비스의 핵심은 현금을 충전해 간편하게 결제하고 배송 정보까지 자동 전송 가능한 ‘전용 카드’.
정국진 케이제이아이앤씨 대표는 전통시장의 주 고객층인 고령층의 장보기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하는 ‘충전식 교통카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사업 탄생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정국진 케이제이아이앤씨 대표
“현재 전통시장에 고령층, 그러니까 어르신들이 많아요, 고객들이. 이 어르신들이 어떻게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를 구상을 하다보니까 어르신들이 가장 편한게 티머니더라고요. 이것에 착안을 해서 저희가 전통시장의 티머니를 만들고 싶다…”
현재는 이 카드를 충전하려면 센터에 방문해야 하지만, 조만간 전용 앱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를 할 계획입니다.
이전에 백화점 유통 분야와 IT 단말기 사업에 몸을 담았던 정 대표는 '카드'와 '디지털 단말기' 라는 매개체로 전통시장도 백화점처럼 디지털화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정 대표는 빈손장보기를 위한 결제시스템 특허와 관련 인증도 받았습니다. 여기에 차세대 결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STO 토큰증권 관련 특허도 준비 중입니다.
전통시장 오프라인 결제·배송의 하나의 플랫폼 모델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를 가진 빈손장보기는 현재 암사종합시장을 전진기지로 삼아 길동시장 등 연내로 입점처를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정국진 케이제이아이앤씨 대표
“(전통시장) 오프라인 디지털화는 지금까지 아직 진행하는 곳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오프라인을 디지털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고요, 저희가 올해는 서울 쪽을 일단 중점적으로 하고요 올해는. 암사시장 다음으로는 길동시장, 저희가 지금 진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방은 내년쯤 해서 전국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또 전통시장을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시장 내에 고객들이 구매한 음식을 함께 즐기고, 빈손장보기 카드도 충전할 수 있는 휴게공간을 조성하기로 한 겁니다.
강동구청에서도 전통시장과 간편 결제 등 디지털화를 결합해 시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이러한 플랫폼을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수희 강동구청장
"온라인 쇼핑이 전통시장에서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신생기업이나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저희가 적극 지원하려고 합니다. 각 시장의 특성에 맞춰서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 사업과 문화 관광형 시장 육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클로징]
전통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구청의 계획과 맞물려 고령층 등 약자의 장보기 편의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경제TV 민세원입니다. /yejoo0502@sedaiy.com
[영상취재 오성재·오승현]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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