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된 편의점 와인, 얼어붙은 소비심리 속 다음 승부수는?

경제·산업 입력 2024-12-31 13:41:20 수정 2024-12-31 13:41:20 김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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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제친 편의점 와인, 내부 경쟁자 만나
불붙은 경쟁 속 편의점 와인 ‘4社 4色’
내년 설 선물 가성비 챙긴 ‘실속 와인’ 대세

[사진=게티이미지]

[서울경제TV=김민 인턴기자] 과거 고급 주류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와인이 이제는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한때 높은 가격과 한정된 유통망으로 소수만 즐길 수 있었던 와인은 편의점에서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주류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와 경제적 압박 속에서 편의점 와인 업계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 백화점 제쳤지만, 새로운 내부 경쟁자 등장

‘홈술’과 ‘혼술’이 유행했던 팬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편의점 와인은 백화점 와인샵보다 접근성이 높고 가성비가 뛰어나 소비자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2023년에는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사의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평균 27.1%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50%의 증가율로 가장 두드러졌으며, GS25는 24.4%, CU는 6.9%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 와인 시장은 올해들어 축소되는 분위기다.

‘2024 편의점 쇼퍼 트렌드’ 마켓링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대비 2024년 상반기 최근 편의점 시장의 2년간 주종별 매출 증감률이 양주와 전통주는 각각 18.4%, 전통주는 13.6% 올랐지만, 와인은 33%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주류 시장에서 하이볼과 로컬 전통주가 인기를 끌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편의점 와인은 이제 내부 경쟁 심화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게다가 고물가와 장기화된 경제 불확실성이라는 특수한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춘 ‘4사 4색’ 날쌘 움직임

세븐일레븐에서 '하정우 와인'으로 불리는 콜미레이터 브로드사이드 까버네쇼비뇽 와인. [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 와인 시장의 경쟁이 불붙는 가운데, 편의점들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GS25는 매달 소믈리에와 협업해 ‘이달의 와인’으로 소개하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이 매달 새로운 와인을 시도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초보자도 신뢰를 가지고 구매할 수 있어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제휴된 레스토랑에 방문해 와인 구매 내역을 인증하면 구매한 와인을 식당에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콜키지 프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CU도 온라인 플랫폼인 ‘포켓CU’를 활용해 온라인 주문 와인을 가까운 CU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1인 가구와 홈술족의 증가에 맞춰 소용량 와인 상품을 선보인다. CU의 자체 브랜드 와인 ‘음!(mmm!)’ 시리즈 와인을 내세워 가성비와 접근성을 모두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CU는 와인 수입사와 협업해 합리적인 가격 제품군 출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유명인사와의 콜라보를 활용한 와인을 판매에 힘쓰고 있다. 지난 10월 일명 ‘하정우 와인’이라고 불리는 '콜미레이터 브로드사이드 카버네쇼비뇽' 와인을 출시했다. 단순히 연예인 홍보의 의미가 아닌 평소 전문가 수준의 와인 애호가라고 소문난 유명인사와의 콜라보 이후 유명인의 SNS 홍보 등을 통해 소비자들 역시 디토 소비 흐름에 따라가며 유명인의 선택을 믿고 구매하는 것이다. 

이마트24는 업계 최초로 주류특화매장을 선보였다. 24년 3월 기준 5,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주류특화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이마트24는 ‘와인 갈라 행사’ 등을 열어 ‘이마트24 와인 팬덤’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GS25 설 선물 세트 '뱀의 해' 기념 주류 상품의 모습. [사진=GS25]

◇ 고물가 장기화 시대 타격...내년 설은 ‘가성비’ 와인으로 준비

유통업계가 명절마다 반복했던 최고가 선물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 3개월 전 추석에 편의점 3사는 최고가 선물 라인업을 내놨던 것에 비하면 내년 설을 준비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내년 설 선물 세트에서도 고가의 와인 제품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래도 주류 소비가 늘어나는 연말특수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가성비를 갖춘 상품과 한정품 주류를 준비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도 실속형 와인을 준비하는 마당에 백화점에 대항하기 위한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하려는 전략보다는 ‘가성비’를 앞세우거나 다른 가성비 상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도 있다.

이마트24는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할인 판매한다고 내걸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비 12월 스파클링 와인 매출이 전월대비 73% 증가해 와인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연말 가성비 기분 내기 아이템들을 주력으로 선보인다.

한편 GS25는 설 선물 세트 사전 예약 책자에서는 아예 주류가 빠지고, ‘뱀의 해’를 기념한 주류 신상품 몇 가지만을 내놓았다. 대신 연말 ‘우리동네 선물가게’를 테마로 가성비 선물 선호 추세를 고려해 820여 종의 상품 중 550여 종을 1만~10만 원 미만으로 준비했다.


◇ 편의점 와인 시장, 새로운 승부수를 띄워야

국내 편의점 와인 시장은 전반적으로 주춤하지만, 일부 편의점의 와인 판매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상반기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으며, 특히 샴페인을 포함한 스파클링 와인 매출은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극심한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속에 과거처럼 큰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상황. 업계 전문가들은 편의점 업계 성장률이 약 3.5%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매번 새로운 전략으로 영역을 확장해 온 편의점들이 불황 시대에 어떤 전략으로 와인 시장에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된다. /rlaalsmin4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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