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확 달라지는' 품질·광고 규제...숙취해소제 '2차전' 시작된다

경제·산업 입력 2024-12-17 15:15:00 수정 2024-12-17 15:15:00 김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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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숙취해소제, 다양한 제품군으로 지속적 수요 증가
2025년 시작하는 식약처 규제로 새로운 판도 열려

대기업들이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는 가운데, 중견·중소기업들은 차별화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1월부터 숙취해소제에 대한 기능성 표시 및 광고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도입한다. 다가오는 신년에는 숙취해소제 시장의 대격변이 예고된 셈이다. 달아오른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업들은 두번째 라운딩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픽=김민 인턴기자]

◇판 커진 숙취해소제 시장...꾸준히 증가하는 수요

회식이나 모임 등 술자리를 전후로 숙취해소제를 마시는 것이 우리 사회의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2023년 연간 숙취해소제 판매액은 약 3,500억원으로 작년 대비 (약 3,100억) 약 10% 증가했다. 2024년 3분기 기준 현재 시판 중인 숙취해소제의 제품 수는 약 250종으로 종류도 다양해졌다. 숙취해소제는 액상형, 젤리형, 환형 등으로 시중에서 접할 수 있다.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액상형은 2023년 기준 절반을 상회하는 점유율을 차지한다. ‘빠른 흡수’라는 장점을 이용해 직장인과 회식 문화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스틱형과 젤리형 숙취해소제는 디저트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환형 숙취해소제는 고체 형태라 휴대가 편리하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제 복용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섭취 방식이라 수요층이 있다.


◇대기업이 장악한 숙취해소제

[그래픽=김민 인턴기자]

숙취해소제 제조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니즈에 발맞춰 제품군 확장에 힘쓰고 있다. 2023년 기준 HK이노엔의 대표 제품 컨디션은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 50%를 웃돌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HK이노엔은 한국콜마의 자회사로, 2023년에만 컨디션을 통해 600억 원의 매출을 냈다. 액상형은 컨디션, 컨디션 레이디, 컨디션 CEO 등 기존 컨디션 제품에 여성 소비자 맞춤형 상품과 프리미엄 버전까지 제품군을 넓혔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젤리형은 과일 맛과 접목해 자두 맛, 망고 맛 등 소비자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을 넓혔다.

연 매출 950억 원 규모의 동아제약은 대표 제품 ‘모닝케어’를 앞세워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2021년 하반기 전체 숙취해소제 시장 판매액의 5%대를 웃돌았으나, 2022년 하반기부터 14.9%, 2023년 하반기에는 21% 넘게 점유율을 차지하며 몸집을 불려 나갔다. 최근에는 간 보호 건강기능식품 및 스틱형 파우치 제품 등을 추가하며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대기업의 행보에 뒤질세라 중소기업들의 추격전도 매섭다. 중소기업에서는 독특한 제형과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층 공략에 나섰다. 레인보우앤네이처는 천연 원료를 활용한 환형 숙취해소제를 통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삼진제약에서는 노니의 쫀득한 식감의 자몽 맛 젤리 숙취해소제 ‘파티히어로’를 출시해 기존 숙취해소제와 차별화를 내세웠다. 


◇2025년 도입하는 식약처 규제로 희비 교차하는 업계

2025년 1월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식약처 규제로 숙취해소제 시장의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시판 중인 대부분의 숙취해소제 광고는 인체적용 시험결과를 구체적으로 표기해두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1월, 식약처는 숙취해소제를 단순 일반식품이 아닌 ‘기능성표시 일반식품’으로 분류해 품질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체 입장에서는 그동안 법적 필수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인체 적용 시험 결과를 제출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기존 방식에서는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평가한다고 해도 통일된 방식의 평가서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업체 측에서는 숙취해소제의 효과를 암시하는 '마신 만큼 빠르게 풀어준다!', '자연에서 온 건강한 숙취 해결사' 등의 광고 문구를 활용해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식약처 지침에 따라 오는 2025년부터 숙취 완화 효과를 입증하려면 혈중 알코올 농도,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숙취 증상 설문 등의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한 인체 시험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음주 후 혈중 에탄올 농도의 감소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숙취해소제가 알코올 대사를 얼마나 잘 촉진하는지 등을 본질적으로 확인하겠다는것이다.


◇중소기업 위기론 뿌리칠 새 돌파구 모색 중

이번 규제로 숙취해소제의 효과에 대한 신뢰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 상황은 각자 다르다.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절반을 웃도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HK이노엔은 대표 숙취해소제 ‘컨디션’을 앞세워 규제에 맞춘 인체 적용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과거 2020년에 서울과학기술대 및 분당차병원과 협력해 인체 적용 시험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약 2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동아제약 역시 숙취해소제 제품군의 효능 검진을 추진 중이다. 연구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어 이번 규제를 기회로 활용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쾌한' 제조사 삼양에서도 최근 음주 30분 전 글루타치온 성분을 섭취한 실험군과 가짜약을 섭취한 대조군의 생체 지표를 비교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다. 

대기업은 이번 규제로 리더십을 강화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거나, 프리미엄 제품 출시와 중소기업과의 합병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의 상황과 달리 관련 설비투자가 어려운 중소기업에겐 위기라는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중소기업에게는 약 30%의 나머지 시장 점유율이 분산된 상태로, 규제는 부담이 되는 동시에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 오히려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대기업과 협력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 지난 10월 유한양행과 CU가 함께 출시한 이중제형 숙취해소제인 '내일N 리커버리'를 출시한 사례가 있다. 2030세대의 수요를 타깃으로 판매 성과를 높이는 유통과 제약의 협업 사례처럼 여러 방식으로의 협업 방식의 등장으로 숙취해소제 시장의 새로운 상황이 열릴지 주목된다. /rlaalsmin4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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